[창직 인터뷰: 유튜브 크리에이터] ② 개성 뮤지션 ‘4인방’, 라온·제이플라·제니윤·셀프어쿠스틱

비전문가인 아마추어들은 전문가들과 달리 ‘쉬운 접근성’이 매력이다. 이 매력이 대중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렇다고 비전문가들은 그 위치에 안주하지 않는다. 전문가만큼의 열정과 노력이 그들에겐 무기가 되고 있다. 3년여 만에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그렇다.
이미 스마트폰 보급으로 오래전부터 소비자와 유통 체계의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매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국내 유튜브 채널은 30개 이상이며, 10만 구독자를 돌파한 채널은 460개 이상이다.
1년 전 100만 구독자 돌파 채널 17개, 10만 구독자 돌파 채널 260개 이상과 비교하면 각각 약 80% 증가한 수치다. 국내 100대 크리에이터 채널의 전체 시청 시간은 지난해 5월 대비 올해 5월 기준 140% 이상, 특히 해외에서의 시청시간은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 및 pc와 인터넷 보급률이 해외보다 높다는 강점을 고려할 때, 이제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은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있다. 예컨대 스포츠 전공자가 취업이 안 된다면 스포츠 전공 해설로 유튜브 채널을 구축해 크리에이터가 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뷰티부문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1인 사업체를 방불케 한다. 물론 이미 뷰티쪽은 산업이 과부화 됐지만 다양한 장르가 이제 신생시장이 되고 있단 점에서 가능성은 무한하다. 뉴스투데이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만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창직(Job creation)' 가능성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자본없는 개인이 유튜브 통해 ‘치명적 매력’ 발산하면 글로벌 시장의 스타로
유명 팝 재해석해 부르는 제이플라, 6400만뷰 중 90%가 해외 팬
(뉴스투데이=이지우 / 이안나 기자)
과거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소속 가수들을 해외로 진출시켜 K-POP을 알리는데 많은 투자를 했다.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국내 음반시장의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가수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선 국내에서의 탄탄한 인지도와 막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또한번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커뮤니티 유튜브의 등장으로 인해 소속사가 없더라도, 개인의 역량만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 주역이 바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다.
아직 국내에선 공개오디션 등으로 신인 아티스트 발굴을 하는 분위기지만 해외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할 때 음반사들의 시선은 유튜브로 향하고 있다.
국내 유튜브에도 수많은 음악 관련 크리에이터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범위는 점차 글로벌해지고 있는데, 해외팬까지 포함해 구독자 100만명까지 끌어올리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소재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음악 크리에이터 ‘라온’과 ‘제이플라’, ‘제니윤’. ‘셀프어쿠스틱’을 만났다.
먼저 라온(본명:이라온)은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녹음해 업로드하고 있다. 구독자는 118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1억2000만뷰에 이른다. 2015년 대비 2016년 시청시간 및 조회수가 100%이상 성장했다.
제이플라(본명: 김정화)는 유명 팝음악을 자신만의 재해석을 통해 동영상을 업로드한다. 뿐만 아니라 직접 작곡한 곡 또한 업로드하며 현재 구독자는 47만명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시청시간이 30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조회수는 6400만뷰이다.
다음으로 제니윤(본명:윤은경)은 바이올린으로 K-POP 영상을 리메이크해 올리며 춤을 곁들인 ‘댄스올린’(댄스와 바이올린을 합친 단어)를 선보인다. 현재 2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최근 3달간 구독자 수 약 150%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셀프어쿠스틱은 음악을 전공한 김재섭, 김수진씨가 직접 작사 및 작곡한 음악을 소개한다. 지난 216년 3~4분기 만에 10만명 구독자를 달성했다.
이들은 자신만의 킬러 콘텐츠를 활용해 국내·외 제한 없이 고정 구독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라온은 해외시청시간 비중이 약 70%를 차지한다.
제이플라는 90%까지 차지해 해외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헐리우드와 유럽 레이블(소속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고 올해 상반기 음반 발매를 준비 중이다. 국내 노래 가이드를 하고 작사 등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지만 유튜브는 더 큰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1억 2000만뷰의 유튜브 스타 라온, 치위생사 출신의 애니메이션 OST 가수
누구나 취미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취미가 직업이 되기까진 많은 노력과 시간, 재능 등이 필요한 부분이다.
치위생사는 3~4년간 국가고시 시험을 준비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비교하자면 치위생사는 안정적이고 크리에이터는 불투명한 미래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미래를 뒤로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선택한 이가 있다.
바로 라온의 이야기이다. 그는 힘들게 자격증을 얻었던 치위생사 직업을 때려치우고(?) 음악을 선택했다.
Q.크리에이터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라온: 원래 꿈이 성우였다. 애니메이션 OST에도 관심이 많아 주제가를 직접 불러 인터넷에 올리는 일을 취미로 했다. 당시 직업은 치위생사였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다’ 하는 넋두리를 트위터에 올렸는데, 당시 동경하고 있던 노르웨이 보컬리스트 유투버 펠렉(PelleK)이 “유튜브를 시작해보지 않을래?”하고 제의를 했다. 펠렉의 조언으로 시작하게 됐다.
A. 제이플라: 원래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노래 가이드를 하고 있었다. 한번은 들국화 최성원 선생님께 가이드 녹음을 해서 들려드리니 “너 유튜브 한 번 해 보는게 어때?”하셨다. 처음엔 ‘내가 올리면 누가 보기나 할까?’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강하게 권유해주셔서 시작하게 됐다.
A. 제니윤: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공부하던 시절 방학 때, 해외캠프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영상을 종종 제작했다. 해외친구들을 통해 자신이 좀 부족해도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배우게 됐다. 그러다가 해외 바이올린 유튜버를 알게 되어 나도 영상을 찍어 올리게 됐다. 처음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올리다가 본격적으로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경이다.
A. 셀프어쿠스틱: 저(김수진)는 보컬을 전공했고 재섭씨는 기타를 전공했다. 처음엔 오프라인 공연을 생각하며 팀을 만들었는데, 문득 SNS를 통해서 영상을 올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우리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찾게 됐다.
Q. 제이플라, 제니윤, 셀프어쿠스틱은 전공이 음악이지만 라온은 음악이 전공이 아님에도 취미에서 직업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월 수입은 불안정하지 않나.
A. 라온:치과위생사라는 직업이 체력적이거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다. 치위생사는 힘들더라도 스스로 선택한 일이었지만, 계속 들었던 생각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었고 찾게 된 것이 ‘음악’이었다.
국가고시 4년 동안 공부해서 자격증을 땄지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게 어떨까해서 시작하게 됐다.
치위생사 만큼의 수입은 벌고 있다. 음악에는 투자가 사실 필요한데 장비 구입 등은 문제가 없을 정도로 벌고 있다.

들국화 최성원이 후원한 제이플라, 매시업(Mashup) 기법으로 주목
Q. 콘텐츠에 있어서 자신만의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라온: 커버음악의 장점은 직업 가수가 아니어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발라드 같은 곡을 록으로 표현해 원곡과 차별성을 두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OST를 부르는 유튜버라는 장르적 특성도 차별성 있는 듯하다. 애니메이션OST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제가 뜨는데 유입이 잘 되는 이유인 것 같다.
A. 제이플라: 매시업(Mashup)이라고 해서 서로 다른 곡을 조합해 하나의 새로운 곡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 점을 새롭고 신기하게 봐주는 것 같다.
A. 제니윤: 바이올린에 댄스를 접목 시킨 것이 시청자의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만드는 것 같다. 특히 영상 하나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안무를 맞추기 위해 댄서를 섭외하고, 녹음 장비와 장소 대여 등 필요한 것이 더 많다.
A. 셀프 어쿠스틱: 노래가 짧지만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스톱모션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것 같다. 스톱모션만 만들다가 저희의 얼굴을 공개하는 영상으로 포맷으로 처음 바꿔 본 것이 ‘과일로의 고백’이라는 노래다. 걱정도 많이 됐지만 많은 구독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 용기를 얻게 됐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동영상은 무엇인가.
A. 제니윤: 트와이스의 ‘Cheer up’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소 대관도 어려웠고, 더운 날씨와 싱크가 안 맞는 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다. 힘들었던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이 되었다. 3달 동안 구독자 수가 150% 증가하게 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Q. 자작곡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가.
A. 셀프 어쿠스틱: 일상에서 얻는 편이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나, 싫었던 것, 좋았던 것으로 가사로 풀어내고 일상 소재를 많이 활용한다. 그렇다보니 음식송이 방송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 ‘엄마가 뭐길래’에 나오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등에서도 듣게 됐다. 또는 학교선생님들도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싶다고 악보를 요청한 적도 있다.

유튜브의 마술, 고가의 장비 없이 편하게 업로드 하면 세계인의 빠르게 공유
Q. 동영상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선택했다. 컴퓨터 작업환경에 있어 유튜브 플랫폼이 어떤 점이 좋았나.
A. 라온: 처음 시작 때 마이크 2~3만원짜리를 사서 시작했다. 지금도 마이크나 촬영 환경은 그렇게 좋은 편 아니지만 환경보다는 자신의 열정이 큰 영향을 준다. 유튜브가 세계적으로 가장 큰 동영상 플랫폼이다보니 자신을 글로벌하게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A. 제이플라: 유튜브는 보는 사람도 채널운영자도 편하게 되어있다. 고가의 장비가 없어도 업로드 하는 사람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선택하게 됐다.
A. 제니윤: 유튜브의 쉐어 장점이 컸다. 메일로 보내면 반응 시간 등이 오래 걸리는데 유튜브로 올리면 사람들과 쉐어가 편리했다.
A. 셀프어쿠스틱: 유튜브가 팬들과의 돈독함이 가장 강하다. 아울러 많던 적던 저작권자에게 수익이 간다는 것 가장 힘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Q. 특히 유튜브 음악분야가 해외팬 관심도가 높다. 때문에 해외 음반사 등에서 제의가 많을 듯한데.
A. 제이플라: 최근 해외의 많은 레코드 회사들이 유튜브를 보고 신인을 발굴을 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와 영국에서 연락이 왔는데 작년 여름에 계약하고 올해 상반기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레이블이다보니 세계적인 프로듀서 분들과 작업하고 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A. 라온: 동경하던 펠렉과 콜라보를 진행하게 됐다. 국내 게임 회사에서 OST를 불러달라고 해서 오프라인 공연도 하게 됐다. 치위생사를 그만둔 것은 이번 달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하다보니 오프라인 공연 제의가 종종 들어와 치위생사 근무를 하면서도 중국, 제주도 등을 다니며 활동했는데 이제는 본업으로 유튜브 크리에터 활동을 할 생각이다.
Q. 그렇다면 커버곡의 저작권 문제는 없었나.
A. 유튜브 관계자: 유튜브 시스템이 커버곡이나 리메이크 하는 분들의 노래를 자동으로 검색해서 멜로디가 매칭이 되면, 유튜브에서 발생하는 광고료 일부를 원작자에게 돌려주고 커버하는 분들에게 재해석 권리만큼을 돌려주고 있다.

급성장하는 K-POP 바이올리니스트 제니윤, "시청자의 니즈를 고민하라"
Q. 음악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이 많을 텐데, 이들에게 조언하자면.
A. 라온: 다들 음악을 전공했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일반인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영상과 노래로 많은 분들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커버송이라는 것이 전문인이 아니어도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분야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시작했으면 한다.
A. 제이플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5개월 전에는 4만명이었는데 하고 싶을 때만 동영상을 업로드 하곤 했는데 5개월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올리다 보니 5개월 만에 40만명을 넘어섰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A. 제니윤: 많은 학생들이 상담을 요청하는데,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하며, 시청자들이 무엇을 더 좋아할지, 어떤 것을 얻고자 할지 생각해서 영상을 만들고 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A. 셀프어쿠스틱: 음악 컨텐츠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하나를 만들 때 조금 더 많이 알아보고 어떻게 해야 구독자들이 더 봐줄지 고민하면서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Q. 앞으로 계획.
A. 셀프어쿠스틱: 스톤모션 위주로 만들다보니 영상 쪽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 분들과 콜라보를 하면서 다른 컨텐츠에 도전해보고 싶다.
A. 제니윤: 올해 안에 100만 구독자를 목표하고 있다. 저를 보고 꿈을 꾸는 크리에이트를 위해 학원을 오픈했는데 많은 사람들과 콜라보레이션, 공연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A. 제이플라: 상반기를 목표로 앨범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는 또 하나의 무대기도 하고 라이브 스트림 등을 활용해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
A. 라온: 국내 시청자보다 해외시청자가 많다보니 해외로 진출해 공연을 해보고 싶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지도를 높이는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다. 게임회사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직접 부르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컨텐츠를 시도하고 싶다. 저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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