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이긴 연예인 (7)] 가수 박혜경, 소속사 사기·성대결절 극복하고 ‘레인보우’로 재기
한국에서 성공한 연예인은 고수익을 올리는 권력계층으로 굳어졌다. 유명대학 총장보다 인기 연예인의 발언이 갖는 사회적 파장이 훨씬 크다. 서울대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은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통적 인기직업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을 희망직업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에는 대부분의 경우 깊은 아픔이 숨어있다. 역경을 딛고 성공가도를 달리거나, 좌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고 전력투구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진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박혜경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하면서 청아한 목소리로 사랑받은 가수다. 사랑스럽고 맑은 노래로 대중의 기억에 남아있지만 박혜경 본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고, 마침내 꿈을 이뤘지만 거듭된 시련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기도 했다. 병으로 노래도 부르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삶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난관을 극복하고 가수의 길로 돌아왔다.
■ 10살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빨리 돈 벌고 싶던 장녀
박혜경은 1974년 10월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 박혜경에게 처음 찾아온 시련은 10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이었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세 동생과 함께 자라며 큰딸 박혜경은 빨리 커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에 중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오디션을 다녔다.
하지만 꿈을 이룬 것은 성인이 되어서였다. 21살이던 199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더더그룹의 보컬로 데뷔했다. 2집 이후 더더그룹을 나와 솔로 활동을 하면서 낸 앨범 4개가 모두 히트하면서 가수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박혜경은 허스키하면서도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독보적인 가수였다. 포카리스웨트 CF송으로 사용된 히트곡 ‘내게 다시’를 비롯해 ‘It’s you’ ‘주문을 걸어’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 등 17곡이 각종 CF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CF송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 연이은 법적소송.. 스트레스로 병까지 얻어
탄탄대로일 것 같던 박혜경의 가수활동은 2005년 ‘서신’ 발표 후 위기를 맞게 됐다. 소속사가 자신의 동의 없이 공연을 강요하는 것에 반발하다가 소속사에서 계약위반으로 고소를 한 것이다. 4년 간 법정싸움을 이어 가느라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소속사와 싸움에서 겨우 승소했나 했더니, 2010년에는 사업을 하던 신사동 피부관리실을 건물주 동의 없이 재임대했다는 혐의로 연이은 법정다툼을 하게 됐다.
재판은 승소했지만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소송비용을 대느라 재산도 모두 처분하고, 스트레스로 성대에 악성 종양까지 생겼다.

2012년 성대의 3분의 2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는데 종양을 제거하니 노래가 나오지 않았다. 가수로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한 박혜경은 절망에 빠져 마지막 남은 재산인 차를 팔고 해외로 떠났다. 가수로 살 수 없다면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 슈가맨으로 재기 꿈꿨지만 소속사 사기 당해
박혜경은 파리와 런던을 거쳐 중국으로 날아갔고 새로운 일을 찾았다. 원래 손재주가 좋았기 때문에 박혜경은 꽃을 만지는 플로리스트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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