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중앙아시아 전략 거점화 박차…'러-우 전쟁 여파' 공급망 재편 수혜국 주목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4.15 16:29 ㅣ 수정 : 2025.04.15 16:29

카자흐스탄 신한은행 최근 2년 연평균 성장률 231% 육박
외국인 투자 유입, 높은 경제 성장세 등 성장 가능성 열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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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알렉세이 바칼(Alexey Bakal, 오른쪽) 아스터 그룹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늘어난 외국인 투자 유입과 높은 경제 성장세로 주목받는 중앙아시아가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 글로벌 진출의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부상했다.

 

15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옥동 회장은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순방하며 현지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에 힘썼다. 이번 방문에서 진 회장은 중앙아시아의 그룹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카자흐스탄 금융감독원,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 등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미래 성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한금융은 2023년 글로벌 부문에서 7589억원의 손익을 실현하며,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해외 수익을 거뒀다. 특히 베트남(2640억 원)과 일본(1486억원)에 이어, 인구 2000만명 수준인 카자흐스탄이 1031억 원의 수익으로 3위를 기록한 점이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2008년 카자흐스탄에 처음 진출했다. 신한금융의 일본 현지 법인인 SBJ은행의 설립보다도 1년 앞선 시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진출과 관련해 "중앙아시아에서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금융의 첫 베트남 진출은 무려 30여년 전이었다. 해외 진출 지역을 선택할 시 선택 시점 기준으로 해당 국가의 상황을 평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라며 "최근 들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2000년대부터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는 일본, 베트남만큼이나 지역적으로 중요한 의미와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3억원에서 2023년 94억원, 이어 2024년에는 1031억원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 같은 급속한 성장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쟁 이후 카자흐스탄의 최대 교역국이던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받으면서,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금지(CFT) 시스템을 정비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카자흐스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리스크관리 최고등급을 받았고, 2023년 7월에는 ‘AML 및 CFT 우수은행’으로도 선정됐다.

 

또한,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자금 수요도 급증했다. 최근 2년 간 연평균 231%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앞으로의 성장 여지도 크다. 카자흐스탄은 2022년 3.2%, 2023년 5.1%, 2024년 4.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에 대해 “풍부한 자원, 안정적인 정치 환경, 외국인 투자에 우호적인 법제도,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수준 등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러시아를 대체할 유럽과 중국의 물류허브로도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신한금융은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외에도 카자흐스탄 현지 법인 신한파이낸스를 운영 중이다. 신한파이낸스는 2022년 45억원, 2023년 70억원, 2024년 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카드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수익 기여도를 나타냈다.

 

이뿐만 아니라 신한파이낸스는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의 중고차 유통 1위 기업인 ‘아스터 오토’와 합작법인을 출범하며 현지 금융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혔다. 진 회장은 이번 순방 기간 중 '아스터 오토' 본사를 직접 방문해 사업 현황도 점검했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신한금융의 전략적 시야에 들어와 있다. 중앙아시아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자, 카자흐스탄과 마찬가지로 공급만 재편의 수혜국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가다. 우즈베키스탄은 2024년 1월부터 정부가 본격적으로 국영은행의 민영화에 나서며 외국계 자본의 진입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 현재 신한금융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대표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이번 진 회장의 순방에서도 현지 금융당국과 사업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신한금융 지점 및 거래소는 50여개, 일본에는 10여개인데 반해 중앙아시아에서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통틀어 단 3개만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내 사업 확대 계획을 계속해서 구체화하고 있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개소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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