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피플 릴레이인터뷰] 김우빈 “배우, 모델…꼭 고르라면…”

(뉴스투데이=윤한슬 기자) “저 원래는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가 꿈이었어요.(웃음) 서울대에 생물학과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생태’ 이런걸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꿈을 꿨었어요. 그러던 중 중학교 1학년 말쯤 장래희망을 적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좀 더 현실적이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찾느라 한참을 못 적고 있었죠. 그러다 발표시간이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모델이라고 적었어요.”
모델 겸 배우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우빈은 어렸을 때부터 큰 키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느 순간부터 모델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장래희망을 모델이라고 적고 나서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학교에서 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꿈을 모델이라고 적었다고요. 부모님께서는 ‘그래, 너가 하고 싶은 것 다해라, 너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라’라고 말씀해 주셨죠. 그래서 제 꿈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 더욱 확고해지기 시작했어요.”
이 일이 있은 이후로 김우빈은 패션 잡지를 보고, 패션쇼 영상도 찾아보면서 모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없이 모델이라는 꿈을 적어냈어도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지 않았을까요.
“글쎄요. 어렸을 때부터 남의 시선을 의식했던 것 같아요. 슈퍼에 갈 때도 젤을 바르고 갈 정도였으니까요.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는데, 모델해도 되겠다는 말은 안들어보셨나요.
“아니요. 제가 굉장히 말랐었거든요. 지금도 말랐지만...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부터 살을 찌우기 시작했는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59kg이었어요. 지금 키랑 똑같았는데도요. 뼈밖에 없었죠. 모델학과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입시준비도 하고 뭔가 점차 다가오니까 운동을 시작했어요. 하루에 계란 한판씩 먹고 감자랑 고구마, 보충제 먹었어요. 3달동안 거의 매달 먹었어요. 그래서 12kg을 찌울 수 있었어요”
-꿈이 굉장히 확고했었나봐요.
“그렇죠. 꿈이 굉장히 확고했어요. 전혀 흔들려본 적 없어요. 그리고 난 뒤 데뷔를 했고, 데뷔를 하고 나서는 더욱 확고해졌죠. 이 일이 너무 재밌으니까.”
-부모님께서는 평범한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았을까요.
“아무래도 그러셨겠죠. 그래서 지금 생각해봐도 부모님이 정말 깨어있으신 분 같고,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제가 장남이다 보니까 제게 거는 기대가 있으셨을 텐데도 불안한 직종에 있는 저를 믿어주셨죠. 제 일을 좋아해주시고 늘 응원 많이 해주세요.”
-모 방송에서 굉장히 귀여운 모습도 보여줬는데, 반면 런웨이에서는 굉장히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에요. 평소 성격은 어떤가요.
“저도 사람이다보니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낯을 좀 가려요. 친해지면 장난도 많이 치고 애교도 부리고 그래요. 제가 그동안 드라마에서 강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연기니까 대중들이 그 모습이 저의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 안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인터뷰 할 때마다 다들 저를 나쁜 사람으로 알고계시더라고요.(웃음)”

■ 모델로서의 첫걸음
-얼마 전 모 방송에서 갓 데뷔할 당시를 회상하며 과거를 고백해 화제가 됐어요.
“데뷔 시절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에요. 사무실도 어려웠고요. 사실 그 방송에서 이 얘기를 안하려고 했어요. 나중에 시간 많이 지나고 쿨하게 말하고 싶었거든요.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도 작가님과의 미팅에서 그 얘기를 안한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그날 촬영장에서 선배님들만 계셔서 어려웠고, 제 분량이 없는거에요. 뭔가를 해야할 것 같아서 분위기 때문에 이 얘기를 꺼내게 됐어요.”
-이 방송 이후로 그 당시 함께 지냈던 모델 장미관씨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그 친구가 그 방송 다음날 많이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갑자기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다 보니까... 핸드폰이 꺼질 정도로 연락이 많이 왔었대요. 사실 그 친구 덕분에 저는 어려운 시기를 벗어날 수 있었어요. 서로 의지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럼 모델 중에서 가장 친한 사람이 장미관씨인가요.
“친한 사람이 6~7명 쯤 되요. (장)미관이도 그렇고, 혁수형(이수혁), (김)영광이 형, (홍)종현이 등이 있죠.”
-데뷔 이후 모델로서 어떠한 활동을 하셨나요.
“남성복은 거의 다 컬렉션 무대에 선 것 같아요. 서울패션위크에서 하루에 7~8무대씩 선 적도 있고.. 왠만한 쇼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2008년, 제가 20살 때부터 서울패션위크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 시즌도 안 쉬고 계속 하고 있어요. 방송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많이 못했지만요. 이 일이 재밌고, 저한테 또 자극이 되기도 하니까 하나의 무대에 서더라도 패션쇼는 계속하고 싶어요.”

■ 모델 … 그 뒷이야기
-보통 모델들은 패션쇼가 없는 시즌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일이 있는 모델들은 (화보)촬영을 하는데 일이 없는 분들이 있어요. 일이 없는 분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죠. 집이 서울이고 집 형편이 괜찮으면 쇼핑하러 다니고 그러겠지만 대부분의 많은 모델들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특히나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요. 생활비를 벌어야 하잖아요. 패션위크 기간에 일을 많이 한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해요. 패션계 페이가 굉장히 짜요. 또한 요즘은 워낙 모델들이 많으니까 돈을 안받고 무대 서겠다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돈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친구들도 피해를 보는거죠.”
-모델이 런웨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저의 경우에는 처음 시작할 때 컬렉션 공개 오디션을 봤었어요. 동대문에서 했었는데, 오디션장에 가면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앞에 쭉 앉아계세요. 워킹하는거 보시고.. 나름 체크하셔서 괜찮다 싶으면 나중에 미팅해보자고 연락이 오죠. 옷을 입어보고, 잘 맞으면 나중에 리허설을 하고, 워킹도 괜찮으면 무대에 서게 되는거죠. 한번 쇼를 하고 나면 선생님(디자이너)이 해당 모델이 어떤지 잘 아시니까 그 다음부터는 쇼를 하는게 조금 더 쉬워져요.”
“저는 그 이후에도 오디션을 계속 봤는데 방송 일을 시작하고서부터는 오디션을 못봤어요. 친한 선생님들이나 그간 계속했던 쇼, 제가 재미있어하는 패션쇼 무대에 서는거죠. 그런데 디자이너 선생님들 중에는 했던 모델들만 쓰셔서 오디션장에 안나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런웨이 위에서는 모두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백스테이지에서는 어떤가요.
“그때는 정말 정신없죠. 일단 옷을 제시간에 입어야하고요. 제 순서가 넘어가면 선생님께 피해를 드리는 거잖아요. 그 옷을 몇 달동안 고심해서 만드신거고 6개월 만에 한번 내보내는거고 또한 그것도 텀 별로 순서가 있는건데 그걸 못 입으면 엄청나게 죄송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해야 되는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시간을 맞추려면 일단 옷을 입고 다른 걸 정리해야 하는거죠. 머리를 손 본다던가요.”
“사실 패션쇼마다 조금씩 다른데 모델이 많은 쇼 같은 경우에는 여유시간이 좀 있어요. 그래서 옷을 다 입고 수다도 떨다가 ‘김우빈씨 나오세요’이러면 무대위로 나가는 거에요.”

■ 연출의 귀재
-지난 시즌 서울패션위크 강동준 컬렉션에서 강 디자이너 대신 프로포즈를 해 화제가 됐었어요.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장미꽃 프로포즈 자체는 당연히 형의 아이디어죠. 저도 사석에서 (강)동준이형 형수님을 몇 번 뵜었어요. 그런데 동준이형이 지금의 형수님께 프로포즈를 하시겠다고 제안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장미꽃을 (형이) 바로 주지 말고 제가 주는 것처럼 시간을 끌면 사람들이 더 궁금해할테니 그렇게 하자고 했어요. 형도 동의했고요. 그래서 리허설 때 일찍가서 연습도 했었어요.”
-그래서 강동준 디자이너께서 김우빈씨가 연출력이 뛰어나다고 하셨나봐요. 저희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연출력이 뛰어난 모델로 김우빈씨와 김원중씨를 꼽았어요.
“제가 원래 연출하는 것을 좋아해요. 저는 다른 모델들에 비해서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를 이용해 좀 더 다르게 보이고 하려고 했죠. 예를 들면, 동준이형이 마피아 콘셉트로 컬렉션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제가 시가를 달라고 했어요. 시가처럼 소품을 달라고 한다던가 가방을 들어도 콘셉트에 맞게 좀 다르게 들거나 그러죠.”
-김우빈vs김원중, 누구의 연출력이 더 뛰어날까요.
“(김)원중이형 정말 잘해요. 원중이형은 표정이 살아있어요. 원중이형은 제가봐도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저보다는 훨씬 잘하죠. 쇼 보시면 아시겠지만 표정이 달라요.”
-디자이너마다 스타일이 굉장히 다른데 그 스타일에 맞게 무대 위에서 연출해내기 어렵지 않나요?
“옷이 너무 이쁘니까 옷을 입는 것 자체만으로 변화가 되요. 헤어와 메이크업만 해도 기분이 다르고요. 사실 그냥 걸어도 그 스타일에 맞게 보여요. 근데 제가 패션쇼를 했던 선생님들은 저랑 워낙 친한 선생님들이다보니 그 분들의 느낌을 잘 알아서 옷의 스타일에 맞게 표현하는 것이 좀 더 편한 것 같아요. 일단 제가 많이 입어봤으니까요.”

■ 모델로서의 김우빈
-지난 3월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초창기보다 훨씬 적은 무대에 섰는데 아쉽진 않았나요.
“이번에는 김서룡 디자이너, 정두영 디자이너, 강동준 디자이너, 송혜명 디자이너 이렇게 네분의 무대에 섰어요. 사실 초창기에는 하루에 7~8개씩 했었어요. 그래서 하나만 하면 덜 피곤할 줄 알았는데 피곤한건 똑같더라고요. 앞으로는 아예 많이 할까하는데 모르겠어요. 상황에 따라 다르니까요. 이번에도 영화준비기간이라 스케줄이 겹치는 것이 있어서 다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의상 스타일이 있나요.
“저는 서룡쌤(김서룡 디자이너) 옷을 제일 좋아해요. 요즘 특히 MC보러 갈 때나 인터뷰를 할 때나 제가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데서 서룡쌤 옷을 많이 입으려고 해요. 제가 덩치가 커져서 옷이 좀 작아져서 못입는 옷들이 있어서 좀 아쉬운데, 제가 패션쇼에 입었던 옷들이니까 많이 입으려고 노력하죠.
-패션쇼에서 입었던 옷을 제공해주신 건가요.
“협찬을 해주시는 거죠. 빌려 주시는 건데, 글쎄요. 달라고 하면 주실지는 모르겠는데(웃음).”
-이 얘기를 들으면 강동준 디자이너가 섭섭해하지는 않을까요.
“(강)동준이형 옷을 엄청 입었어요! 동준이형 옷은 드라마를 할 때마다 입어서 너무 많이 입었어요. 물론 지금도 많이 입어요. 스타일리스트가 잘 갖고 오거든요. 혜명누나(송혜명 디자이너) 옷은 좀 너무 과해서 자주는 못 입어요. 그리고 정두영쌤은 이번에 영화에 의상을 제작해주신다고 해서 지금 콘셉트를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로서도 이름을 알리고, 최고의 주가로 달리고 있는데 다시 런웨이로 돌아간 소감은.
“너무 즐거웠어요. 늘 제가 해왔던 거고, 익숙한 냄새가 나는 곳이에요. 워낙 친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즐겁고 흥분됐어요. 여행 갔다가 다시 집에 돌아온 느낌 같기도 했어요. 수다도 많이 떨었고요. 그 때 제가 모 방송 프로그램을 찍었었는데 그 방송을 보면 제가 굉장히 흥분해있어요. 그만큼 너무 재밌었어요. 다른 모델들하고 매시즌 만나도 6개월에 한번씩 만나니까 굉장히 반갑죠. 못 본 사이 군대갔다온 친구도 있더라고요.
-첫 패션쇼 무대에 섰을 때와 지난 3월에 패션쇼 무대에 섰을 때 그 기분이 달랐나요.
“늘 즐거운 것은 마찬가지인데, 처음 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여유가 많이 생겼죠. 그래도 5년동안 계속 했으니까요. 사실 첫 무대는 기억이 잘 안나요. 너무 떨렸거든요. 음악도 안들렸던 것 같고 제가 어떻게 걸었는지 모르겠어요.”
-첫무대는 어떤 디자이너의 무대였나요.
“김서룡 선생님의 쇼가 첫 무대였어요. 되게 좋았어요.”
-그럼 그 이후로 김서룡 디자이너 무대에는 계속 나오셨나요.
“몇 번 하다가 그 후에는 안 불러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 저랑 이미지가 안 맞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알고 봤더니 제가 방송 일을 시작하니까 미안해서 연락을 못하셨더라고요. 제가 스케줄 때문에 못할까봐. 그래서 그럼 제가 ‘이제 쇼 있을때마다 될 수있으면 전화 드리겠다’고 그랬죠. 사실 이번에도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혁수형(이수혁)이 서룡쌤 쇼를 한다는거에요. ‘어 그래? 나도 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그래? 그럼 쌤한테 얘기할까?’라는 거에요. 그래서 ‘응’ 그랬더니 선생님이 바로 오라고 하셨죠. 그래서 밤 11시에 미팅을 하러 갔어요. 아마 쇼 전전날이었을거에요.”
-원래는 그렇게 임박하게 진행하지 않죠?
“웬만하면 그렇게 임박하게 진행하지 않죠. 그 때도 픽스가 돼있었던 상황인데, 저 때문에 아마 다른 모델들의 옷 벌수가 많이 줄어들었을 거에요. 다른 모델의 자리를 대신한 것 같아 너무 미안했죠. 다행히 다른 모델들이 짤리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다른 모델들은 사적으로는 많이 안 만나나요.
“사적으로는 이제 거의 혁수형(이수혁), (김)영광이형, (홍)종현이, (방)성준이 이정도만 만나고, 다른 모델친구들은 많이 못 만나게 되더라고요.
-아무리 컬렉션을 많이 해봤어도 아직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을 것 같아요.
“해외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혁수형(이수혁)이 이번에 파리를 뒤흔들고 왔잖아요. 저도 나중에 형이 해외 갈 때 스~윽 같이 가서 오디션을 한번 보고 올까 이런 생각도 있어요.
-계획이 있는건가요.
“아직 계획은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 형이 드라마 때문에 아마 못갈 것 같아서 다음기회에 같이 가보고 싶어요. 형이 일단 디자이너 선생님들도 많이 친해져있고 잘 알거든요. 혼자는 자신이 없어요. 외국어도 잘 못하고요. 형은 그나마 되요. 영어 잘하거든요. 그래서 형이랑 같이 가고 싶어요. 혼자가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이너에 무대에 서고 싶다 이런건 없나요?
“그건 얘기 안할래요(웃음). 창피해요. 그냥 해외에서 혁수형이랑 같이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지춘희 디자이너 패션쇼에 참석했었는데, 같은 모델로서 다른 모델들이 장식한 패션쇼 무대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저렇게 하면 안되겠다 이런게 보이죠. 예를 들면 눈을 너무 깜빡인다던가 시선처리를 똑바로 안한다던가요. 무대에서 막상 걸을 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너무 잘보이더라고요. 예전에도 그런 것을 느꼈었는데 쇼를 너무 오랜만에 보다보니까 그걸 또한번 느끼게 됐어요. 사실 모델들은 모델만 봐요. 옷 하시는 분들은 옷만 보고. 보는 시선이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주로 단점을 캐치해내요. 그런데 이번에는(지춘희 디자이너 컬렉션) 여성복이어서 옷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지춘희 선생님은 제가 워낙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고, 쇼가 굉장히 좋아요. 옷 구경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간지 모른 것 같아요.”
-다른 디자이너 컬렉션 보신게 있나요.
“송지오 선생님 컬렉션을 봤어요. 송지오 선생님도 제가 워낙 좋아하는 분이고, 선생님 쇼도 했었고요. 혁수형도 이번에 무대에 섰고. 마침 그날 제가 그 직전까지 무대에 섰었어서 시간도 맞았고요. 그래서 런웨이에서 했던 헤어랑 메이크업 한 채로 응원 갔었어요. 너무 멋있게 잘했어요. 차승원 선배님도 너무 멋있으셨고요.”
-단점은 못 찾으셨나요.
“단점이요? 못 찾았어요. 없어요 없어(웃음). 대신 후배들이 많으니까 후배들 하는거 보고, 저렇게 하면 안되는데,, 라고 생각했죠.”
-후배를 혼내기도 하나요.
“후배들이요? 안 혼내요. 사실 지금 패션쇼장가면 선배들 몇 명 빼고는 잘 몰라요.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세대가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그 친구들도 제가 모델출신이라는 걸 알지 모르겠는데 그냥 연예인 김우빈이지 모델 선배라는 인식이 없는 것 같아요.”
-김우빈씨가 큰 실수를 한 적은 없나요.
“늘 이 옷을 꼭 입어야한다 이런 압박감을 갖고 있으니까 실수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헬퍼들을 혼냈었어요. 헬퍼들이 대충대충하다가 안되면 그냥 무대로 나가라고 해요. 근데 그건 말이 안되는 일이에요. 그거는 디자이너에 대한 존경심이나 배려가 아예 없는거에요. 신발 단추가 여러개 있는거라면 이 디테일을 다 보여줘야 하는데 제일 밑과 위에만 잠그고 ‘나가요 오빠’ 그러는데 그건 혼나야죠. 그건 디자이너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에요.”
-그래도 순서에 맞게 나가야 하는거잖아요.
“하면 할 수 있어요. 결국 쇼때는 했거든요. 했는데 그거를 집중 안하고 제가 올 타이밍에 맞춰서 수다 떨고 있다가 왔는데 못 하고.. 그러니까 그런일이 벌어지는거죠. 한다고 생각하면 다 할수있어요. 선생님들도 너무 옷을 심하게 입히시지 않으니까요. 융통성이 있는 분들이니까 안될 것 같으면 지퍼를 달아주신다던가 그래요.”
-다음 시즌에는 몇 개 정도의 컬렉션에 서고 싶으세요.
“개수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그냥 친분있는 선생님들, 절 필요로 하시는 선생님들 무대에 서고 싶어요.”
-만약 다 필요하다고 하신다면.
“아닐거에요(웃음). 워낙 잘나가는 친구들이 많아서요.”
-자신감이 없으신 거 아닌가요.
“하도 안해서 그런가봐요. 잡지도 거의 인터뷰 위주로 많이 하다 보니까 감이 떨어졌어요. 워킹연습은 그래도 하는데 포즈연습을 하기엔 잘 안되더라고요. 옛날에는 그래도 열심히 했는데 포즈는 잘 안하게되요. 안하면 몸이 굳어요. 워킹연습은 모델 일을 계속 하려면 계속 해야할 것 같아요.”
-그럼 앞으로도 모델 일을 계속 하실 생각인가요.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할 거에요. 화보 촬영도 마찬가지고요. 차승원 선배가 하시는 것처럼 저도 관리를 잘 해야겠죠. 몸매관리가 제일 중요해요. 그래야 모델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 모델에서 배우로…
-김우빈씨는 모델인가요 배우인가요.
“모델 겸 배우하면 안되나요?(웃음) 굳이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한다면 배우를 고를 것 같아요. 왜냐면 모델일은 제가 어느 정도 했고 배우는 이제 알아가는 단계니까요. 아직 연기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너무 재밌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모델 일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저한테 또 자극제가 되거든요.”
-배우의 길을 걷게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저는 모델 일만 하고 있었어요. 전에 있던 사무실에 연기 수업이 있었는데도 안 나갔어요. 저는 모델만 하고 싶었기 때문에요. 모델 일을 하다보면 광고미팅도 가잖아요. 그런데 광고에서 연기력도 필요한거에요. 저는 연기를 안해봤으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그 정도의 연기는 필요하겠구나 생각해서 2009년도에 처음으로 연기수업을 나갔죠. 그때까지만해도 대사를 한다던가 이런거보단 표정이나 감정 표현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때 연기 선생님을 만났어요. 문원주 선생님이셨는데, 너무 열정적으로 잘 가르쳐 주셨고, 아이들을 너무 예뻐해주셔서 그런모습에 반했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미친 듯이 수업받고 밤새서 연습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갑자기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캐스팅이 된 거에요. 그때 뭐가 뭔지도 몰랐고, 많이 혼나고 그랬는데 끝나고 보니까 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이 분야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었고요. 한 작품을 끝내고, 하나 더하고 또 더 알아가고 싶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선생님이 저를 바꿔놓은거죠.”
-배우와 모델의 매력은 뭔가요.
“제가 두가지 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기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제가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들이 나와요. 그걸 저 자신도 알고 저를 보시는분들도 알아요.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되고요. 그게 너무 매력적이에요.”
-현재 영화촬영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부탁드려요.
“친구2 영화를 준비중이에요. 최성훈이라는 인물이고 극중에서 28살이고 직업은 건달이에요. 그리고 친구(1)에 나오신 장동건 선배의 아들이고요. 극중에서 유오성 선배와 만나면서 이뤄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장동건씨 아들 역할이 부담스럽지는 않으셨어요.
“부담스러웠죠. 닮은 구석이 없었거든요. 행동이나 순간적으로 나오는 표정이 아무래도 아버지니까 닮은 구석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친구 영화를 계속 보면서 연구하고 있어요. 선배님은 어떻게 하셨는지를요. 사실 선배님께 캐스팅이 된 후 전화를 드렸어요. ‘선배님 저 선배님 아들 됐어요’, ‘그래, 너도 드디어 내 아들 대열에 합류했구나. 필요한거 있으면 전화해’라고 하시기도 했죠.”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나요.
“지금 액션연습을 하고 있고, 사투리를 써야 되서 사투리 공부를 엄청하고 있는데 잘 안되요(웃음).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친구2’와 '곽경택' 이 두 단어만 갖고 선택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이 주인공인지도 몰랐고.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어요. 어렸을 때 친구라는 영화를 100번 넘게봤어요. 주연들의 대사도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였어요. 사실 학교를 찍으면서 친구2가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종석이한테 오디션 보러갈래? 그랬었는데 그게 저한테 들어왔어요. 지금 너무 흥분돼있는 상태고, 기분 너무 좋아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좋은 배우, 좋은 모델,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 좋은 사람의 기준이 뭔지 찾고 있어요. 하나 찾은 것은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의 기준인 것 같고 그 외의 기준은 찾고 있어요. 나중에 제가 제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좋은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다면 ‘그간 잘 지내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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