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피플 릴레이인터뷰] 안재현 “연기는 아직…다양한 모습 보이고 싶어요”

(뉴스투데이=윤한슬 기자) “저는 아직도 신인모델 같아요. 데뷔한지 4~5년씩이나 됐는데도 신인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패션쇼장에 가면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데도 그래요. 나이 40살 정도야 돼야 ‘진짜 선배’가 될 것 같아요.”
약 데뷔 5년이라는 경력이 쌓였는데도 여전히 신인의 자세, 배움의 자세를 놓치지 않는 모델이 있다. 그는 JTBC 상류사회 ‘택배맨’으로 이름을 알린 안재현이다.
‘안느님’, ‘꽃미남’, ‘안모델’, ‘택배맨’ 등의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그 중에서도 ‘안모델’이라는 호칭을 가장 좋아한다는 천상 모델, 안재현은 어렸을 적 ‘한 가정의 아버지’가 꿈일 만큼 평범한 소년이었다.
“저는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었고, 일반 아빠처럼 회사원을 꿈꿨었어요. 회사에서 퇴근하고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고.. 단순히 정말 평범한 생활을 꿈꿨지 다른걸 꿈꿔본 적은 없어요.”
그랬던 그는 어느덧 많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유명 모델’로 발돋움했고, 상승곡선을 타며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 안재현의 어린시절

-어떤 어린시절을 보내셨나요?
“저는 굉장히 조용조용히 지냈어요. 사고쳤던 일도 없고요. 저는 빨리 직업을 선택하고 싶어서 여러 학원을 다녔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요리 학원과 음악 학원을 다녔고, 특히 고3때는 패션 학원도 다녔었어요. 그러다보니 꿈이 계속 바뀌었죠. 어떤게 저한테 맞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공부에 관심이 많은 캐릭터는 아니어서 그 분야에 대한 승부욕도 딱히 없었어요. 대신 저는 학교 분위기를 흐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나 수행평가 등은 공부 잘하는 친구보다 제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어요. 남들한테 보여질 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여러 분야를 배우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았나요?
“뭔가를 찾긴 찾았죠. ‘아 이건 나한테 안 맞구나’ 하는걸요(웃음). 저는 이것저것 겪어보고 그 안에서 직업을 찾는게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지금은 제가 원하는 직업을 찾아서 열심히 하고 있죠. 그런 시행착오가 있었던 덕분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정말 정해진 틀로가면 안정적인게 있죠. 그런데 저는 좀 달랐던 것 같아요.”
결국 그는 구체적인 꿈을 정하지 못한 채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냈고, 이후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공부할 시간에 빨리 취업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에 휴학했던 학교를 다시 복학했다.
-모델의 길을 걷게된 계기가 있나요?
“23살 때 교통사고가 났었어요. 병원에 누워있는데 내가 나중에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이 많았고, 책도 많이 읽게 되더라고요. 근데 무슨 직업이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을 해봤어요. 제가 뭐를 하고 싶고, 제 노후생활은 어떻게 될까 이런거요. 그러다 키가 크니까 모델이란 직업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모델의 길을 걷게 된거고요.”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된건가요?
“대학에 다니면서 아카데미를 수료했죠. 근데 회사에 붙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 모델 일을 하게 됐고, 그렇게 지내면서 아시아모델시상식이라는 대회에서 운좋게 남자 신인모델 1등을 하게되서 그 다음부터 모델 활동을 계속 하게 됐어요.”
-이렇다할 만한 경력이 없었는데, 수상의 비결이 무엇일까요?
“제가 아는 바로는 가장 베이직한 사람을 기준으로 두었대요. 펑키한 사람이나 캐주얼한 사람도 될 수 있는 가장 도화지 같은 느낌의 모델을 뽑으신거죠. 저를 그렇게 강한 이미지도 아니고, 어디에나 녹아내릴 수 있는 모델이라고 판단하셨나봐요.”
■ 성공적 데뷔, 그리고 승승장구

2008년에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그는 3개월 뒤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박성철 디자이너의 제스(XESS) 컬렉션에 운좋게 설 수 있었다.
이후 2009년, 제4회 아시아모델상시상식 신인모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모델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1년, JTBC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에서 택배맨으로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상류사회 방송을 하면서 인기를 실감했나요?
“아뇨, 그렇진 않았어요. 그때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건 아니었어요. 원래 알고계셨던 분들이 좀 더 활동을 많이 해주신 느낌이랄까요. 초창기에는 워낙 비중이 짧게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1년이 접어들고 나니 ‘어 택배맨이다’라며 많이 알아주시더라고요.
-비중은 작아도 임팩트는 강했던 것 같은데...
“네, 그랬지만 이름을 알리기에는 좀 힘들었던것 같아요. 제 이름보다는 택배맨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래도 알아봐주신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 굉장히 감사했어요.”
-어느새 택배맨이 바뀌었어요.
“제가 시작한 이후로 1년이 됐을 무렵이었어요. 저는 모델인데 모델이 아닌 택배맨을 이미지가 굳혀질 수 있었고, 상류사회도 프로그램 흐름상 2대 택배맨을 연출하기로 해서 팀과 조율 끝에 하차하게 되었죠.”
-지금 그 방송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기분 이상해요. 제가 나올 차례인데 ‘왜 아직도 안나오고 있지?’ 이런 느낌이 들어요. 또한, 작가누나, 피디 감독님, 카메라 감독님, 조명 감독님, 병만이형, 수근이형 등 모두 워낙 잘해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뮤직톡톡 마블링’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하게된건가요?
“특별한 비화는 없어요. 캐스팅 제의가 있었고, 작가님과 상의한 끝에 하게 된거죠. 다소 조용한 저와 수빈씨라는 활동적인 캐릭터의 조합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제가 팬분들이랑 모델로서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도 했고요, 저도 연기자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모델의 길을 넓히고 싶었어요.”
“많은 신인 모델들이 신인 시절에 일을 많이 할 수 있게끔 말이에요. 모델들의 영역이 너무 작잖아요. 그래서 저로 인해 모델의 존재가 더 멋있고 일도 많이 할 수 있고 끼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상류사회에서는 외모만 많이 비춰졌던 반면 이번 프로그램은 케이스가 다른데 부담되지 않았나요?
“너무 부담됐고, 지금도 힘든 부분이 있죠. 제 목소리톤이 많이 낮아요. 저는 많이 다운돼있고 활기찬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조용조용히 얘기를 하는 반면, 마블링이란 방송은 10대와 20대 분들 눈높이에 맞춰있고, 음악방송이다 보니까 항상 신나있고, 업이 돼있어야 하는게 힘들었죠. 그래서 요즘에 에너지드링크제를 마신 후 시작하고 있어요(웃음).”
■ 인간 안재현

-모델 중에 라이벌이 있나요?
“저는 솔직히 다 라이벌이에요. 모델 친구 한명 한명 모두 자신들만의 개성이 있어서, 누구 한명을 지목하기가 애매해요. 잡지를 펴보면 알겠지만 느낌이 다 달라요. 다 따라하고 싶죠.”
-서울패션위크기간 동안 열린 팬미팅에서 안재현씨 팬의 핸드폰 배경화면이 김우빈씨였었어요. 그때 약간 흥분한 것 아닌가요?
“흥분이 아니라, 제 팬이라고 하시는데 핸드폰 배경화면에 김우빈씨가 있는 거에요. 그래서 ‘어? 이분 핸드폰에 우빈씨가 있는데요?’라고 말하며 재미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한거에요.
-라이벌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아니에요. 저는 평화주의자거든요. 그렇게 의식하지 않아요. 물론 부러운 친구는 있지만요.”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아요. 꽃미남으로 통하지 않나요?
“아뇨, 그냥 훈남이에요(웃음).”
-성형제의를 받으셨다면서요? 왜 받았을까요?
“사실 저는 지금도 성형제의 많이 받고 있어요. 다 고치래요. 눈, 코, 입, 얼굴형 전부요. 제 코가 메부리이고요, 얼굴 비대칭도 심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성형을 안했어요. 만약 이쁜 사람은 ‘어? 이쁘네’ 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개성이 있는 사람은 ‘어? 이 사람은 여기가 이렇게 다르고 저기도 또 다르네’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저의 경우는, 얼굴이 비대칭이 좀 심해서 ‘오른쪽 얼굴 느낌과 왼쪽 얼굴 느낌이 좀 다르겠네 그럼 두 컷 더 찍을 수 있겠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성형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돈도 없었고요(웃음).
-스스로가 잘생겼다고 느낀 적은 없나요?
“화보 결과물이 정말 멋있게 나왔을 때가 있어요(웃음). ‘어, 이게 나야?’ 이럴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기쁘죠. 저의 매력을 정말 최대치로 끌어주시는 많은 스텝들이 함께한 거잖아요. 너무 감사하죠.”
-모델로서 안재현의 얼굴은 어떤가요?
“모델들도 많은 색깔이 있는데요, 제가 생각에 의하면 해당 모델이 보여야하는게 아니라 그 모델이 옷이나 악세서리, 풍경 등 모든 것에 녹아내려야한다고 생각해요. 튀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화보 찍을때 카메라를 많이 안 봐요. 시선을 카메라에 주면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다른 것들이 안보이거든요.”
“저는 밋밋한 느낌은 나지만 뭘해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저의 강점인 것 같아요. 저도 솔직히 스타일 변신하고 싶고, 머리도 길러보고 싶긴 한데 보다 자연스럽게 많은 콘셉트의 화보를 보여주고 싶어서 항상 머리 기장을 이 정도로 유지하고 있어요. 그래야 올빽도할 수 있고 웨이브도 할 수 있고, 생머리도 괜찮거든요.”
■ ‘안모델’, 안재현

-데뷔 이후 활약상이 있다면?
“저는 솔직히 텔레비전 CF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처음 보조로 들어간 캐릭터가 모 핸드폰 광고였어요. 그런데 보조를 몇 번하고 드디어 단독 메인으로 촬영이 들어온 거에요. CF가 너무 잘나와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그때 제 목소리도 많이 알려진 것 같고요. 너무 기뻤죠.”
“그리고 두 번째로 카메라 CF를 찍었는데 정말 기뻤어요. 제가 트렌드하다는 광고를 찍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패션쇼로는 자뎅드슈에뜨(jardin de chouette)의 김재현 선생님 쇼였어요. 이 컬렉션에 남자 모델이 2~3명밖에 안 들어가요. 여성복 위주거든요. 그런데 그 여성복 라인업이 장윤주 누나부터 한혜진 누나까지 국내 탑 여자모델이 다 있어요. 그래서 그만큼 인기도 엄청난 쇼인데 제가 그 쇼에 캐스팅됐고, 저는 그 사실 자체가 너무 기뻤어요. 그래서 그때 계속 기분이 좋아서 날아다녔죠.”
-모델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들었어요.
“네 그렇죠. 저는 솔직히 음식조절을 하는 편인데, 매니저 누나가 많이 챙겨주세요. 저는 음식을 정말 잘 안 먹거든요. 안 먹어서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도 했어요. 저녁에 밥먹을 땐 손이 떨릴 정도로 안 먹고 있기도 해요.
-왜 안드세요?
“제가 하루에 한끼밖에 안먹어요. 스케줄을 보통 아침부터 진행하니까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굳이 필요한 열량을 모두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세끼를 먹는 것이 좋긴 하지만 그 정도 먹으려면 칼로리 소비를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많이 움직일 일이 없으니까 많이 안먹는거죠. 그리고 모델이란 직업은 마른 몸매가 베이스가 되는 것도 영향이 있긴 있어요. 살 찔 수가 있잖아요.
-운동할 시간이 따로 없으세요?
“네, 그래서 많이 걸어요. 원래는 일 없을때 하루에 3시간도 넘게 걸었어요. 걸으면 붓기도 붓기지만 얼굴 형태도 이쁘게 살 빠지는 것 같아요. 빨리 걸으면 체지방이 빠져서 많이 걷고, 걸으면서 자세를 교정해보기도 하고요.”
-해외 무대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저도 솔직히 해외 무대에 서고 싶기는 한데 지금 제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생각이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갈 수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을 해외에 있어야 하고 워낙 힘들기 때문에 고민이 될 것 같아요. 지금 하고있는 방송도 있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모델로서 정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 목표가 많이 남아있을 것 같아요.
“방금 말한 것 처럼, 해외무대 꼭 서고 싶어요. 그리고, 저로 하여금 어머니 세대가 패션이라는 문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패션문화의 초점이 10대 20대 분들에 맞춰져 있지만 저의 어머니 세대들도 멋쟁이 많으시거든요. ”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더 열심히 해야겠죠. 대중들의 눈에 많이 노출돼야하고요. 저도 그만큼의 커리어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모델이라는 아이콘도 연기자처럼 스타로 우러러볼 수 있는 그런 하나의 장르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모델 안재현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인지도를 높이고 많이 노출되기 위해서 연기를 도전할 생각 없나요?
“지금 연기를 시작하게 되면 ‘모델 안하고 연기하려나보네’ 이런 느낌이 심어질것 같아요. 나중에 모델로서 제가 무엇을 해도 제가 모델로 인식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뒤에 하면 모를까요. 지금은 약간 시기상조인것 같아요. 사실 지금 제가 모델로서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가기엔 좀 벅찬감이 있어요. 제의가 많이 오는데 지금 당장은 생각이 없어요. 또한 연기를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베이스는 모델이고 싶어요.”
-모델로 시작해서 연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분들 덕분에 모델이 많이 알려졌으니까 정말 훌륭하시죠. 모델과 연기 둘다 해서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으셨잖아요. 최고죠. 멋있어요.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모델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모델은 정말 말그대로 외모, 이미지로 사는 직업이잖아요. 그만큼 자기관리를 잘해야하고, 어디에 가나 자신감있고 당당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어디서나 매너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이쪽 일 정말 힘들거에요. 처음엔 돈도 잘 못 벌테고요.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죠. 어느 하나 쉬운 직업이 없어요. 그렇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사람은 죽으란 법이 없듯이 원한다면 다 이룰수 있을거에요. 자신의 한계는 자신이 만드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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