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스토리텔링] 캐릭터 편(9) - '하니' 달리기를 좋아하는 키 작은 소녀의 성장기

정승원 기자 입력 : 2012.07.01 17:17 ㅣ 수정 : 2012.07.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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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는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를 악물고 달리고 또 달립니다. 홍두깨 선생님의 응원, 라이벌 나애리의 자극 덕분에 하니는 쉽사리 좌절하지 않고 단단하게 자랄 수 있었답니다. [사진=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하늘나라에서 엄마가 내 모습을 보고 계실 거야!

서울 강동구 성내동 성내중학교 앞. 이진주(본명 이세권(1952~), ‘진주’는 작가의 딸 이름이랍니다) 작가가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습니다.

이내 그는 골목길을 가만히 바라보다 뭔가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만화가 ‘달려라 하니’ 지요. 작품 속에서 성내중학교는 빛나리중학교로, 동네 슈퍼마켓은 홍두깨 슈퍼마켓으로 그려집니다.

작가가 살고 있는 동네 배경이 고스란히 만화 속으로 들어온 거죠. ‘달려라 하니’ 는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읜 소녀 하니가 달리기 선수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니는 1985년 만화잡지 ‘보물섬’ 에 연재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하니의 이름은 ‘포니’였지요. 뜀박질 잘하는 여자아이 캐릭터와 ‘조랑말’ 이란 뜻의 영단어 포니(pony)가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초 하니의 모습은 키가 큰 금발 소녀였다고 합니다. 이름이 바뀐 것은 같은 이름의 한 자동차 브랜드 때문이었습니다. ‘자동차 홍보를 해주는거냐’ 는 항의에 부딪힌 작가는 즉흥적으로 ‘벌꿀’ 을 뜻하는 허니(honey)를 떠올렸고, 결국 하니로 최종 결정 됐습니다.

만약 하니가 ‘키 큰 금발 소녀’ 였다면 어땠을까요? 작고 외롭지만 당찬 하니 특유의 캐릭터가 잘 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달려라 하니’ 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재미는 조연 캐릭터의 활약입니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1988년엔 만화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리즈만화영화였지요. 그 밖에도 ‘달려라 하니’ 는 많은 화제를 뿌렸습니다.

하니의 라이벌 ‘나애리’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또한 콧소리가 섞인 홍두깨 선생님의 독특한 목소리 연기, “난 있잖아 /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 하늘 땅 만큼~ ♬” 으로 시작되는 이선희의 주제가 등도 큰 사랑을 받았지요.

하니는 키도 작고 덜렁대면서 자존심 하나는 센, 우리 주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런 하니가 육상 선수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의 관계가 잘 어우러지며 한편의 가슴 찡한 스포츠 성장 드라마가 완성된 것이지요.







<윤 주 대표 프로필>

문화기획자/문화칼럼리스트
와이쥬크리에이티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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