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관세 폭탄에 K-뷰티 비상...'가성비' 전략 흔들릴까

서민지 기자 입력 : 2025.04.09 07:09 ㅣ 수정 : 2025.04.09 07:09

K-뷰티, 미국 상호관세 26% 적용
소비자 부담 전가 vs 회사 수익 절감
LG생건·아모레 등 직진출 브랜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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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철퇴에 K-뷰티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온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이 일부 국가에는 추가 관세율을 적용하면서 우리나라는 26%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이 조치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그간 K-뷰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K-뷰티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57% 늘어 19억달러(한화 약 2조8125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6억달러(한화 약 3조849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나 늘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K-뷰티는 수입 화장품 가운데 점유율 1위(22.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미국 현지에서의 '가성비' 전략이 이어질 지 불확실해지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데 매출과 영업이익을 고려한다면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기업이 관세 부담을 지속 떠안기엔 수익률 측면에서 무리가 있고, 소비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시키기엔 높아진 가격에 제품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양측이 부담을 나눠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브랜드사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브랜드사는 대량의 제품을 직진출 하며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관세가 직접 적용된다.

 

또 브랜드사는 현지 유통망과 마케팅 등 큰 비용을 투자해 왔기 때문에 유통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대형 브랜드는 미국 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인 '세포라·올타뷰티·로스·모이다' 등에 진출해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브랜드 '도미나스'를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이다. 애경산업의 '에이지투웨니스'는 오프라인 채널 '모이다'에 입점했으며,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이니스프리·수'는 '세포라'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다른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관세 제도에 따라 상황을 주시하며 사업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 등을 활용한 온라인 개인 직구 형태의 판매는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되는 800달러(한화 약 116만원) 이하의 소액 수입품에 대해 면세 조항을 폐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는 중국과 홍콩에만 적용되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소액 수입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발표가 없었다. 국내 생산 화장품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국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경우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800달러 미만 수입에 대한 면세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 외 국가에 대해 발표가 없었고, 현재 미국 내 K-뷰티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됐기 때문에 고객사들도 우선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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