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삼성·현대차, 美 대규모 시설 건설…관세 정책 덕분”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대미 투자 이뤄져” 자평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미국 내 대규모 시설 건설 계획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가 자신의 관세 정책 효과라고 자평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설을 건설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그들은 대규모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시설명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삼성전자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TV·가전 생산지 이전 검토를 지칭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일 오전 실시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요국 통상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 중”이라며 “글로벌 생산 거점과 고객 관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필요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영상디스플레이(VD)와 가전(DA)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며 생산지 이전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됐다.
트럼프는 이날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한 ‘미국 투자’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며 “감사하다(Thank you)”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을 포함해 21억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백악관에서 발표한 바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74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신설 계획까지 언급되면서 트럼프 정부가 한국 기업을 관세 정책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가 관세와 인센티브를 도입했기 때문에 8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역사상 전례없는 대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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