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해서 터지는 ‘유명인-코인’ 게이트…사후규제 필요성 대두

임종우 기자 입력 : 2024.02.10 07:15 ㅣ 수정 : 2024.02.10 07:15

200만 유튜버 오킹, 위너즈 이사 등재 논란…“코인 지분 無”
배우·인플루언서 가상자산 논란 반복…일제히 “몰랐다” 해명
해외선 당국이 직접 ‘과징금 철퇴’…“강력한 사후 제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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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인플루언서와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가상자산과 얽히면서 잡음이 발생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대체로 특정 기업의 사업구조에 대한 의문이 퍼지면, 해당 기업과 연관된 유명인들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정 코인에 관한 사건이 터지면 이에 연루된 유명인들은 단순히 사과나 해명을 통해 무마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선 당국의 사후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 200만 유튜버 오킹, '스캠 코인 의혹' 위너즈 이사 등재 논란에 사과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독자 200만명이 넘는 유명 유튜버 오킹(본명 오병민)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게재하고 스포츠 플랫폼 위너즈와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오킹은 해당 영상에서 "위너즈에 투자를 했었고, 지금은 투자 철회 의사를 전달해뒀다"며 "현재는 투자 철회와 더불어 위너즈와 함께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앞으로도 위너즈와 협업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오킹은 블록체인 스포츠 플랫폼 위너즈의 이사로 등재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위너즈는 블록체인 스포츠 플랫폼 기업으로, 자사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 '위너즈코인'을 발행해 시청자들이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를 후원하거나 소비자와 스포츠 시설을 연결하는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위너즈코인은 위너즈가 계획한대로 국내 메이저급 거래소에서 지원되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초 위너즈는 위너즈코인을 메이저 거래소에 등재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투자를 받아왔는데, 해당 계획이 무산되자 일각에서 ‘스캠(사기) 코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킹은 해당 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위너즈와 콘텐츠 제작 관련 협업을 한 적은 있지만,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오킹은 “이사로 등록됐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유튜브 등 콘텐츠를 위해 협업했던 것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논란이 커져 위너즈 측에 사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블록체인 스포츠 플랫폼 위너즈는 지난 6일 자사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너즈코인’의 백서(코인의 사업계획서)에 이사로 기재됐던 오킹을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오킹은 사과 영상에서 "코인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팀 이사로 등재됐지만, 현재는 직접 이사직 사임을 요청한 뒤 수리된 상황"이라며 "사실 아직도 위너즈 가상자산 사업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지 알지 못하며, 해당 사업의 적법 여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 당시 위너즈 측에서 시청자들에게 투자 사실을 명백히 밝힐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외면받는게 두렵고 성난 민심에 당당히 투자했던 결정이 크게 왜곡돼 보일까봐 두려워 상황을 피하려 했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송을 찾아온 모든 분들께 불쾌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해드려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너즈 측은 지난 6일 자사 홈페이지에 '코인 사기'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위너즈 측은 해당 입장문에서 "사기 혐의나 범죄조직과의 관련성 등은 모두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향후 진행되는 사안에 대해선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명명백백히 사실관계를 밝히고, 허위사실 유포자들은 강경한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유튜버나 단체와도 연관돼 있지 않으며, 그 관련성을 언급하고 있는 게시물들은 허위 사실에 기반해 추측성 내용 내지 악성 루머에 불과하다"며 "다단계 판매나 유사수신행위 등도 일체 없었다"고 강조했다.

 

■ 배우·인플루언서 가상자산 논란 반복…일제히 “몰랐다” 해명

 

국내에서 유명인이 가상자산 관련 기업과 얽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워너비그룹은 배우 소지섭씨를 광고 모델로 섭외해 TV와 대형 옥외 간판 광고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워너비그룹의 NFT 사업이 개인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투자금을 모으는 소위 ‘다단계 형식’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불거졌으며, 지난해 6월부터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소지섭 측은 워너비그룹에 광고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2021년에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 인물을 비롯해 아프리카TV에서 개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다수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알트코인인 ‘티오코인’을 사전에 투자하고 선취매하려다 적발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2년에도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스트리머들이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업 ‘ALTI’에서 발행하는 NFT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려다가 전개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중단한 바 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기업과 얽힌 유명인들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부분 공개적인 사과를 하는 선에서 논란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논란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코인에 대해 무지했다’거나 ‘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 해외선 당국이 직접 ‘과징금 철퇴’…“강력한 사후 제재 필요”

 

국내와 다르게 해외에선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유명인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제재를 내리고 있다.

 

미국의 방송인 겸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은 2022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가상자산 이더리움 맥스(EMAX) 홍보 게시물을 올리고 26만달러(약 3억4500만원)를 받은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혐의를 받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벌금 126만달러(약 16억7000만원)를 부과받았다.

 

미 SEC는 킴 카다시안 외에도 권투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음악 프로듀서 DJ 칼리드를 비슷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이들 역시 벌금 등을 사전에 합의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유명 인사나 인플루언서가 가상자산을 포함한 투자 기회를 지지할 때 그 투자 상품이 모든 투자자에게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프랑스 국회는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정부 허가를 받지 않는 기업들을 홍보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를 어기게 되면 징역 2년형과 벌금 3만유로(약 4200만원) 등이 부과된다. 당시 프랑스 국회는 인플루언서들이 가상자산 등 위험 금융 상품을 홍보해선 안 된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규제 당국이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강력한 수준의 사후 제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는 “사전규제로는 비슷한 사건을 막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규제기관이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규제를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해당 코인과 엮여서 얻은 이익을 광범위하게 측정하고 그 몇 배를 부과하는 식으로 처벌을 강화하면 비교적 간단히 근절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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