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한국, 자체 핵무장 통해 남북 핵균형 실현 방향 외교안보전략 대전환해야"

박희준 기자 입력 : 2024.07.01 11:43 ㅣ 수정 : 2024.07.0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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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되고  미국이 북한보다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되면 확장억제는 약화되는 대신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은 독자 핵안보전략을 수립하고, 자체 핵무장을 통해 남북한 핵 균형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외교안보전략을 대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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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사진=세종연구소]

 

민간 외교안보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한반도전략센터장은 1일 오전 8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한 발제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핵무장 3원칙,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을 위한 계획'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나경원 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정성장 센터장과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김태우 핵안보실장이 발제하고 태영호 전 국회의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가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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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 3원칙 관련 세미나 포스트. [사진=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정성장 센터장은  한국과 국제사회는 오랫동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추구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며,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이같은 목표는 실현 불가능해졌다고 결론지었다.

 

정 센터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대북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북한 핵능력의 급속한 고도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이제 상당 부분 무력화되어 대북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는 것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2018년부터  중국 시진핑 총서기와 5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2024년까지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북중, 북러 관계를 회복하면서 대북 제재는 사실상 상당한 정도로 무력화됐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13일 공개된 러시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체 핵우산을 갖췄다"고 발언함으로써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 이처럼 북한 비핵화는 완전히 실현 불가능한 목표로 전락했고, 북한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 군사협력을 확대하면서 핵무기를 '기하급수'로 늘리고 있다고 정 센터장은 지적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고, 한미연합훈련을 감축하며,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는 매번 청구서를 내밂으로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의 '워싱턴선언'은 휴지장으로 전락하고 미국의 확장억제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 센터장은 내다봤다.

 

정센터장은  미 대선까지 아직도 시간이 남아있어 상황의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매우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며, 바이든의 재선만을 생각하고 미국의 확장억제에 계속 의존하려는 입장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동의(또는 묵인) 하에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면 남북한 간에 핵 균형이 이뤄져 한국은 북핵의 위협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은 4000개 넘는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핵무장하면 북한은 가까이에 있는 남한의 핵무기를 견제하는데 집중해야 하므로 더는 미국이나 일본을 핵무기로 위협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줄어들고  미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아시아에서 미국이 국력을 투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은 이전 5년 동안 해마다 10%씩 국방예산을 늘려와 미중간 격차는 중국이 성장하면서 더 축소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세계적 수준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중국보다 더 강력하지만, 지정학상 매우 중요한 아시아에서는 지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보다 중국이 국력을 더 강력하게 투사할 수 있다는 점이 미국에게는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안보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가 최근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지정학이 핵 비확산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의 적이 핵무기를 가지는데 우리가 동맹의 핵무장을 막는다면 그게 비확산 정책의 승리인가"라고 물으면서 한국의 핵무장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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