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임시 주총서 경영권 방어 유리한 고지 점령

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1.24 05:00 ㅣ 수정 : 2025.01.25 07:19

고려아연 임시주총, 9시 시작 훌쩍 넘어 5시간 지연 사태
영풍 25% 의결권 제한에 '집중투표제 도입·이사수 상한' 통과
영풍·MBK "불공정한 행위에 법적 책임 묻겠다…강도당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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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이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임시 주주총회가 난항 끝에 마무리됐다. 날선 공방을 벌여온 집중투표제 도입은 결국 가결됐고 이사수 상한 19인 설정 안건도 통과됐다. 

 

이날 임시 주총은 오후 2시쯤 개회를 알렸다. 당초 개회 시간인 오전 9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었지만 이 마저도 약 10분 만에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논란이 된 것은 출석 주식 수 및 의결 주식 수였다. 고려아연 측은 오전부터 중복 위임장 문제 확인을 이유로 주총 개회를 미뤘다. 

 

주총 현장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 가운데 일부가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양측에 모두 위임장을 건내 중복 위임장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주주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최종 위임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고려아연 측은 최초 40분 가량 지연을 예고했으나 예정 시간은 낮 12시, 오후 1시 등으로 계속 미뤄지다 결국 오후 1시53분께 임시 주총을 시작했다.

 

그러나 박기덕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이 “출석 주식 수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해 조금 더 시간을 달라”며 또 다시 진행을 미뤘고 계속되는 지연에 반발이 거세지자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때 결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며 우선 의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자 영풍·MBK 연합이 현재까지 집계된 출석주주 수라도 공개하라며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이미 중복 위임된 4570주에 대한 파악이 끝났는데 집행부와 의장이 시간을 끌며 출석 주주 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출석하지 않은 주주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중복 위임된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수는 진작에 확정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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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장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 영풍 보유 25%에 대한 의결권 제한…영풍·MBK ”법적 책임 묻겠다” 

 

진통 끝에 시작된 고려아연 임시 주총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또다시 파행 위기를 맞았다. 

 

고려아연 측은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라 고려아연 발행주식 526만2450주를 가진 영풍은 본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이 조항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으로 한 기업의 자회사가 다른 회사 발행주식 총수 10% 이상을 소유하면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전날 고려아연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해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 순환구조를 만들었다.

 

영풍·MBK 측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국내 기업에만 해당하며 SMC는 유한회사이자 외국회사이기 때문에 규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영풍 대리인 이성훈 변호사는 “너무나도 황당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 50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발행주식 25.4%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왔는데 어제 저녁 이후 전자투표가 마감되고 주주와 관련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지위에서 의결권이 제한 소식을 접했다. 강도당한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은 적법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주총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이번 주총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주총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빠르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정리해달라”, “영풍 의결권 때문에 기다린 다른 주주가 의결권 행사를 못한다” 등 다른 주주 의견들이 나오며 대립했다.

 

박기덕 주총 의장은 주총 연기를 위한 표결 절차를 진행했지만 영풍·MBK 측은 “이 표결 절차마저 영풍 의결권을 배제하면 부결되는 것은 뻔하다”며 “이렇게 꼼수로 진행한다면 결의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밝혀 주총 연기 표결은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측은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행위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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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사진=고려아연]

 

■논란의 집중투표제 도입 가결…이사 수 상한 19인 설정도

 

이번 임시 주총을 앞두고 양측이 격결하게 공방을 벌여온 집중투표제 도입은 끝내 통과됐다. 이사 수 상한을 19인으로 설정하는 안건도 가결돼 영풍·MBK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은 불발됐다.

 

집중투표제와 이사수 상한 등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이 경영권 장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시 주총 1-1 의안으로 상정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은 출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과됐다. 

 

투표에 앞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한 유미개발 관계자는 “적대적 M&A(기업 인수합병)를 시도 중인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기 위해 이사 14명을 추가 선임하려는 등 일방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다양한 주주 의사를 반영해 이사회가 구성되고 경영진에 대한 감독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해 달라”고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투표 결과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 901만6432주 중 찬성 76.4%(689만6228주), 반대 22.9%(206만7456주), 기권 0.6%(5만2748주)로 안건이 가결됐다. 해당 안건에는 3%룰이 적용됐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에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수 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치로 알려져있다. 

 

다만 이날 집중투표제 도입 의결은 다음 주주총회부터 가능하다. 지난 21일 법원이 영풍·MBK 측이 신청한 의안 상정 금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다. 

 

집중투표제에 이어 최 회장 측이 제시한 '이사 수 19명 제한' 안건도 가결됐다. 해당 안건 역시 전체(1232만2192주) 3분의 2 이상인 73.2%가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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