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폐업·PF·환율 폭등' 삼중고...연쇄 위기 빠진 건설업계

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4.08 07:00 ㅣ 수정 : 2025.04.08 07:20

종합 건설업체 폐업 건수 2020년대 최고치
저축은행 상위 5개사 PF 연체율 전년 대비↑
"시장 안 좋다는 시그널...확대해석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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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건설업계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하루 평균 약 1.8곳의 종합 건설업체가 문을 닫았다. 건설업 폐업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닫고 저축은행 PF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공사비 부담까지 더해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8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 부터 3월까지 종합 건설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160건으로 2020년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79건 이후 2021년(77건), 2022년(72건) 연달아 감소세를 보였던 폐업 건수는 2023년 119건으로 폭증한 뒤 지난해 134건까지 증가했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종합 건설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KISCON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건설업체 폐업신고 건수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000건을 넘어섰다. 

 

위기는 금융권으로도 확산 중이다. 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자산규모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은 전년 대비 감소(1961억→1864억원) 했으나 연체율 범위는 증가(2.27~9.2%→2.46~10.39%)했다. PF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OK저축은행(10.39%)이며 △웰컴저축은행 7.02% △한국투자저축은행 6.17% △애큐온저축은행 5.82% △SBI저축은행 2.46%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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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뉴스투데이]

 

금융권도 부동산 PF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컨퍼런스에서 "부동산PF 쏠림 문제 관련해서 건전성 관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장에 수익이 좋을 거라 생각해서 많이 들어가는데 자본시장 억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저성장 고착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부동산 금융과 관련해 면밀하게 점검을 해봐야한다"며 "상반기 중이나 늦더라도 올해 안에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등하고 있는 환율도 건설업계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2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3월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한 지난해 11월 이후 수입자재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산업은 목재와 석제품 등을 제외하면 완제품의 수입 비중은 크지 않으나, 건설자재 원재료의 경우 수입 비중이 적지 않아 환율상승은 직간접적인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며 "수입자재의 경우 연간 또는 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상승의 영향이 후 반영되면서 공사비 상승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환율이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둔화가 심화될 수 있으며, 건설수요가 줄어들어 민간 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침체가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서 시작된 위기가 저축은행 부실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섣불리 판단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투데이>에 "전체적인 연체금액이 감소하며 연체율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건설경기가 좋지 못하다 보니 연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해당 지표는 현재 시장이 좋지 못하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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