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인터뷰 ‘안녕하세요’ (11)] 2024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김승수 씨’…연기, 예능, 사업까지 최우수로!
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5.03.29 09:49 ㅣ 수정 : 2025.03.30 12:56
큰 상에 호명되니 너무 감사, 바다 같은 사람으로 팬들에게 기억되길
배우 김승수씨 [사진=김승우]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중년 배우로서 두터운 팬층과 더불어 안방 극장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승수 씨. 최근 그는 SBS TV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합류해 특유의 진솔함과 성실한 인간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2024 S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이라는 값진 결실까지 거머쥐었다.
데뷔 28년 차 연기자로서 깊은 내공을 쌓아온 그는 사업가로서도 남다른 감각을 발휘하며 끊임없이 도전에 나서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배우, 사업가, 이제는 예능인까지, 다방면에서 빛을 발하는 그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꿈꾸는 내일은 또 어떠한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 <뉴스투데이> 독자들을 위해 일정을 공유한 그를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다음은 김승수 씨와 일문일답.
Q. 먼저 축하 드립니다. S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 발표 직후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기대를 전혀 못했다. 시상식 앞두고 초청은 받았지만, 아주 작은 상이라도 받으면 감사하겠다는 정도였는데, 막상 엄청나게 큰 최우수상에 호명되자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무대에 오르는 10여초 동안은 수상소감을 어떻게 해야 하나, 동시에 이런 큰 상을 받을 정도로 과연 내가 앞으로 예능에 충실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예능인들도 받기 어려운 최우수상을 받았으니 새로운 책임감에 혹시라도 본업인 연기자 생활에 지장은 없을까 등등 여러 생각들이 큰 상을 받은 기쁜 마음과 함께 뒤죽박죽 섞여 잠시 복잡했지만, 그래도 역시 그런 큰 상에 호명되니 감사하고 기뻤다."
Q. 수상소감에서 처음 예능에 도전할 때 고민이 컸다고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 점이 가장 뜻깊은 변화였나.
"사실 예전에도 시청률 높은 예능 프로들에서 적극적으로 섭외를 받았으나 연기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어 고사했다. 그러다가 결국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을 했는데, 제 일상의 모습들이 편하게 노출되면서 우선은 많은 분들이 친근하게 봐주시는게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혼술하는 모습과 데이트 장면을 본 연세 지긋한 분들중에는 개중에 마주치면 종종 “술 좀 그만 먹어” 혹은 “언제 결혼하는 거야”하는 궁금증을 쏟아내 곤혹스럴 때도 있긴 하다(하하) 그런 면에서 상대역인 양정아씨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지라 제작진과 논의 하에 가볍게 마지막 씬을 찍게 됐다. 한때는 혼술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감정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 요즘은 사실 혼술은 안하는 편이다. 그리고 너무 바쁘다 보니 술을 즐길 여유도 없고 체력도 딸려 요즘은 사업 관련상에 술자리만 참여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연기자도 대중의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이라 예능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결국 연기, 사업, 예능 세 가지 활동에 모두 시너지를 주고 있다고 본다.."
Q.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해 오셨는데,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수와 연기한 캐릭터 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역할이 있다면.
"저는 운이 참 좋은 배우였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아닌데 꾸준히 불러 주셔서 제 연배 연기자 분과 비교해 볼 때 엄청나게 많이 한 것 같다. 장편 드라마만 해도 50편정도 일년에 두 번 정도로 쉬지 않고 일했다. 애착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제가 시청자들께 본격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된 드라마로 KBS TV ‘백만송이 장미’와, 그래도 역시 MBC에서 방영된 ‘주몽’에서 ‘대소’라는 역할이다. 연기자 인생에 시청률 50% 이상에 도달하는 드라마를 몇 편이나 찍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주몽’은 제게 최고 잊지 못할 역할이다. 덕분에 해외 팬들도 많아져 지금도 일본이나 동남아 관광객 분들이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Q. 식품 사업에 도전하게 된 계기와 사업체의 규모는.
"고등학교 친구 2명과 오래전부터 함께 사업을 꿈꾸다가 5년전 공동 대표 형식으로 시작했다. 원래 맡은 역할은 홍보, 레시피 개발이었으나 하다 보니 두루 참여하게 돼 촬영이 없는 날은 공장이 있는 대전에 내려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밀팡’이란 밀키트 회사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디저트류까지 판매하는 종합 식품회사로 OEM도 받고, 온라인과 주요 마트, 백화점에 출시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이 안좋아 작년에는 겨우 30억 매출을 달성했는데, 그래서 올해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장에 이어 오는 5월 미국 시카코에 ‘밀스토랑’이란 첫 매장이 오픈될 예정이다. 미국에서의 한식 열풍에 힘입어 국내 2개 기업과 합류해 밀키트를 키오스크로 주문받아 조리까지 해주는 유형의 외식사업이다."
Q. 사업을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이나 배운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사업이 생뚱맞기도 했으나,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해 보자 하고 시작했지만 막상 자금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밀키트가 코로나 때 붐업했다가 이후 거의 사라지게 되면서 버티기가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공장도 만들고 확장에 매진을 했다. 드리마도 1년 쯤 쉬면서 사업과 관련해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 활로를 찾으려고 애썼는데, 개중엔 저를 그저 ‘바지 사장’ 정도로 생각한 분들도 많았다(하하). 직원과 함께 사업 설명회를 하면 정작 저와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저에 대한 선입견으로 직원하고만 대화를 이끄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럴수록 먼저 그 분들게 다가가고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 점점 안정세로 돌아선 것 같다."
Q. 예능 프로에서 보면 실제로 요리를 잘하던데.
"요리에는 관심이 많아 종종 하긴 하지만 솔직히 혼자 먹을때는 연명식으로 간단하게 먹고 있다(하하). 다만 누굴 집에 초대했을때는 식기까지 체크해 가며 완벽하게 음식을 만들려고 애는 쓴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새 각종 요리 관련 프로에 섭외를 받아 진행하면서 점점 요리하는 남자로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Q. 드라마에서는 주로 ‘실장님’, 주몽같은 사극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예능에서는 진솔하고 ‘로봇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흥미로운 면도 있던데, 실제 성격과 MBTI가 궁금하다.
"MBTI는 일반적으로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없는 유형으로 알려진 ‘INTP’로, 이 타입의 유명인을 찾아보니 아인슈타인, 뉴턴 등 주로 과학이나 IT 계통의 종사자들이 많더라. 저는 인생의 모토로 ‘합리성’과 ‘편리성’을 매우 중시여기는 성격이다. 특히 일할 때는 합리성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행을 위해 본의 아니게 까탈을 피울 때도 많다. 우스개 소리로 가끔 매니저와 술한잔 하며 불만을 얘기해 보라 하면 “형 밖에 나가 가식 좀 떨지마”하며 놀리기도 한다(하하). 드라마는 여럿이 하는 작업이다 보니 비합리적인 시간 관리로 인해 종종 쓴소리를 낼 때가 있다."
Q.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하며,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굳이 꼽으면 (양)정아, (윤)해영 정도가 어릴때부터 연기한 동료라서 편하게 지낼 뿐 딱히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없는 것 같다. 이유는 제가 워낙 쉬지 않고 드라마를 찍고, 때로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중복해서 해온 탓에 친해질 기회를 놓쳤다. 일할 때는 서로 술도 마시도 밥도 먹고 친하게 지내지만 끝나면 바로 다른 촬영에 들어가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대개는 드라마 끝나고 쉬면서 더 자주 어울리며 돈독해지는 법인데, 저는 그러지 못해 동료나 후배들한테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주로 푼다. 원래 전공도 체육학을 해서 운동이 가장 친숙하다. 성격적으로 물욕에 큰 관심이 없어 연예인이지만 시계나 옷 쇼핑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반면에 IT 관련 기계에는 관심이 많아 자동차도 처음에 수소차가 나왔을 때 바로 구입했다. 또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이 나오면 종류별로 다 사서 한때는 몇십개를 수집한 적도 있었다."
Q. 연기자 김승수, 사업가 김승수, 예능인 김승수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모습은.
"이들 모두 최종적으로는 제가 선택한 역할이기 때문에 각각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따라서 그때그때 일에 열중하다 보면 ‘이게 편하다’, ‘어색하다’ 같은 특별한 잡념 따위는 없다. 그렇지만 20대부터 쉬지 않고 연기자로서 가장 오랫동안 일해 왔기 때문에 제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분야는 드라마 현장인 것 같다. 어쩌면 팬들도 연기자로서의 제 모습에 가장 익숙하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느끼지 않으실까 싶다."
Q. 훗날 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지.
"솔직히 욕심 같아선, 늦은 나이까지 계속 팬들과 만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은 추상적이긴 하지만 언제나 ‘바다 같은 느낌의 사람’으로 팬들에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 개인적으로 전 바다가 항상 그립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늘 그리운 사람으로 남고 싶네요."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