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70년 오디오 전통' LG전자, AI 기술 더해 50조원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
AI가 고객 취향과 환경 맞춘 무선 스피커 3종 선봬
풍부한 저음역 만끽할 수 있는 컴팩트·휴대용 스피커 '눈길'
중남미 이어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고객 겨냥한 제품 세분화 나서
유명 뮤지션 윌아이엠과 손잡고 오디오 제품에 예술성 입혀
LG전자, 오디오 부문 향후 수 년내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전자 전신인 금성사는 1959년 국내 최초로 진공관 A501 라디오를 출시해 약 70년 가까이 오디오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후 LG전자는 국내 최초 카세트 테이프를 비롯해 90년대 젊은이들을 매료시킨 휴대용 카세트, 무선 이어폰에 이르기까지 오디오 시장에서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오디오 맛집’ LG전자가 이제는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오디오 경험을 일궈내고 있다.
LG전자는 7일 서울시 영등포구 그라운드220에서 ‘LG 엑스붐 브랜드데이’를 열어 오디오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LG 엑스붐 신제품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정석 오디오사업담당, 오승진 MS마케팅담당 등 LG전자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특히 제품 제작에 협업한 글로벌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오디오 사업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에 따라 △포터블 오디오 △웨어러블 오디오 △홈 오디오 등으로 제품군을 세분화해 고객에게 맞춤형 사운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포터블 및 웨어러블 오디오 시장은 △고유의 사운드 정체성 정립 △디자인 차별화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 3대 전략을 추진한다. AI 기술과 혁신 디자인을 결합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게 LG전자의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그래미상 9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주목받는 기업가 윌아이엠과 함께 엑스붐 브랜드의 포터블·웨어러블 오디오 제품군 사운드와 디자인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와 함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브랜드로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이날 공개한 무선 스피커 3종은 △LG 엑스붐 스테이지 301 △LG 엑스붐 바운스 △LG 엑스붐 그랩이다. 3개 제품 모두 AI가 고객이 듣고 있는 음악을 분석하고 주변 환경에 맞춰 최적의 사운드를 자동 조정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AI 사운드∙라이팅’ 기능은 재생 중인 콘텐츠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음장(音場)과 맞춤 조명으로 바꿔 더욱 몰입감 있는 청취 환경을 만든다.
‘AI 공간인식 사운드’ 기능은 공간의 크기·가구 배치·벽의 재질 등에 따라 소리가 반사 혹은 흡수돼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실내 외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 밸런스를 제공한다.
전문 음향 엔지니어가 최적의 조건에서 튜닝한 소리를 기반으로 현재 환경에 맞게 자동 조정해 어떤 공간에서도 균형 잡힌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각 제품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살펴보면 고출력 스피커 ‘LG 엑스붐 스테이지 301’은 120W의 파워풀한 출력을 자랑한다. 이에 따라 실내 외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무대 사운드를 선보인다.

컴팩트 스피커 ‘LG 엑스붐 바운스’는 공기 진동으로 저음을 증폭하는 ‘패시브 라디에이터(Passive Radiator)’와 선명하고 디테일한 고음을 재생하는 ‘듀얼 돔 트위터(Dual Dome Tweeter)’ 및 ‘트랙형 우퍼(Track-Type Woofer)’를 갖췄다. 개방된 공간에서도 파워풀하고 선명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해 캠핑, 바닷가 등 외부 활동을 할 때 빛을 발휘하는 제품이다.
휴대용 스피커 ‘LG 엑스붐 그랩’은 휴대성과 활용도가 우수한 원통형 디자인으로 자전거 물병 거치대 등에 쉽게 둘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휴대용에 방점을 뒀지만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적용돼 풍부한 저음역을 만끽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LG 엑스붐 특유의 풍성한 저음 기반의 몰입감이 넘치는 사운드를 뿜어내는 블루투스 이어폰 ‘LG 엑스붐 버즈’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 스피커 신제품 3종을 출시해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오디오 풀 라인업(제품군)을 완성했다.
이정석 LG전자 오디오사업담당 전무는 “그동안 LG전자 오디오는 고출력에만 집중해 왔다"라며 "이에 따라 큰 소리가 나는 오디오 제품에서 계속 1등을 해왔고 이같은 제품을 선호하는 중남미 쪽 시장에 사업을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석 전무는 "유럽, 미국 등 거대한 오디오 시장을 공략하려면 글로벌 고객이 좋아할만한 사운드, 셀럽의 지원, LG전자만의 사업 철학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라며 "그 결과물이 이번 LG 엑스붐"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엑스붐 시리즈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은 윌아이엠과의 협업 때문이다.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은 LG 엑스붐의 ‘새로운 경험 설계(Experiential Architect)’를 맡았다. 제품 디자인을 비롯해 사운드, 브랜드 마케팅 전반에 걸쳐 LG전자의 혁신적 기술에 윌아이엠의 예술적 비전을 입혔다.
애초 LG전자는 마케팅 캠페인을 위해 엑스붐 이름과 걸맞은 ‘붐(Boom)’과 관련된 음악을 찾던 가운데 윌아이엠을 알게 됐다. 그가 뮤지션을 뛰어넘어 세계적 명차 메르세데스-벤츠와 사운드 드라이브 솔루션을 내는 등 사운드 관련 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을 알게 돼 협업하기로 한 것이다.
LG전자는 윌아이엠이 LG 엑스붐의 '브랜드앰버서더'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윌아이엠과 협업했하면 이름과 이미지만 빌려주는 브랜드앰버서더를 떠올리지 모른다’”라며 “그러나 그는 사운드를 비롯해 디자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해 엑스붐이 브랜드라면 이를 진두지휘한 지휘자는 윌아이엠”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윌아이엠은 자신이 설립한 AI 기반 라디오 앱 ‘RAiDiO.FYI’에서 고객 취향에 맞는 뉴스와 음악을 추천 받고 궁금한 내용을 AI가 즉시 답변하는 AI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LG 엑스붐의 청취 경험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는 오디오와 AI 기술이 만나 단순한 음악 감상이 아닌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혁신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오디오 시장 규모는 약 50조원이며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큰 분야다. 그만큼 다수 기업에서 도전장을 내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레드오션(Red Ocean)'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이번 LG 엑스붐을 시작으로 자사만의 오디오 사업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재편해 맞춤형 사운드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오승진 LG전자 MS마케팅담당 상무는 “국내에서 LG전자 오디오 사업이 아직 큰 의미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오디오 시장 자체가 협소한 면도 있다”라며 “LG전자는 오디오 사업을 조 단위가 되는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오승진 상무는 "물론 이런 목표가 당장 올해안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수 년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윌아이엠 등 세계적인 기업이나 인물과의 협업을 지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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