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뷰] ‘취임 100일’ 시중은행장…본업 강화 속 ‘리스크 관리’ 과제

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4.12 07:25 ㅣ 수정 : 2025.04.12 07:25

5대 은행 중 신한 제외 수장 임기 100일
환율·상호관세 등 대외 리스크 관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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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국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수장들이 이번주 잇달아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행장들은 취임 직후 디지털 혁신, 조직 개편, 고객 기반 다변화 등 저마다 전략을 앞세워 은행을 이끌고 있다.

 

다만 경제적 불확실성과 상호관세 부과 등 대내외적 변수로 인해 시장 변동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이들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이날까지 차례로 취임 이후 100일째를 맞이하게 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은행장 중 유일하게 연임했다. 

 

행장들은 취임 일성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디지털금융 확대 등을 외쳤다. 지난 100일 간 은행별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핵심 고객층 공략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업목표를 추진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시니어 자산관리 부문과 임배디드 금융에 집중했다. 특히 과거 계열사 KB라이프생명 대표 시절 요양 시장에 선제 진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연금 전문 센터인 골든라이프센터를 개편해 요양, 상속 등 고령층 특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WM추진부 주관으로 KB손해보험, KB라이프 등 계열사들이 함께하는 TFT도 운영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빗썸, 스타벅스, 삼성금융그룹 모니모 등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내 새로운 상품 또는 금융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키는 동시에 금리 인하기에도 예대마진 확보가 가능한 저원가성 예금 유치 등 재무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시니어, 소상공인, 국내거주 외국인 손님 등 다양한 고객군 확보에 주력했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3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 기반 확대’를 꼽은 바 있다.

 

시니어 고객을 위한 ‘하나 더 넥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층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시니어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전문 소통 채널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도 운영 중이며 상반기에 추가 개소 계획이다. 

 

또한 기업그룹 내 소호사업부를 신설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제4인뱅인 ‘한국소호뱅크 컨소시엄’에도 합류해 협업 기반을 넓혔다.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 유치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하나은행은 전국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에 16개 일요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본점에는 외국어 전담 인력을 갖춘 마케팅팀을 설치해 9개 언어를 지원한다. 또한 해외송금 전용 모바일 앱 ‘Hana-EZ’를 중심으로 해외 제휴 은행과 다이렉트(API) 기반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고객과 시장 신뢰를 되찾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등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만큼 정 은행장은 취임식에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정 행장은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취임 이후 진행된 본부부서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강조와 각 부서 업무 매뉴얼과 프로세스 정비를 주문했다. 

 

또한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이상징후 검사 시스템(FDS)을 도입했다. 금융사고 패턴을 이용해 이상징후를 탐지하고 동일 유형의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디지털 혁신과 농협 본연의 역할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경쟁력 확대를 위해 네이버페이와 협약 등 외부 디지털 생태계와의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디지털금융 전 분야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데이터 기반의 업무문화확산 독려, AI 기반 신용감기 시스템 도입 등 전방위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통제를 중시하는 행보도 눈에 띈다. 자체 감사 시스템 강화, 규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며 책임경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농협의 기본, 농업금융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농업인 대상 ‘더든든예금’을 출시하며 지역 고객과 접점도 이어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MZ 및 잘파세대 등 미래 고객층 확보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각 은행별로 핵심 전략을 추진해나가는 가운데 업권 공통 과제로는 ‘리스크 관리’가 떠올랐다. 최근 미국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원달러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오르며 1500원을 넘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에 마감됐다.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지난 2009년 3월 12일 1496.5원 기록 이후 16년 1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이 상승하면 시중은행의 자본건전성 지표 하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상호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은 수출기업 지원과 자금 회수 등도 과제다. 은행들은 일제히 금융지원에 나서며 기업 대출 부실화 우려 등을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등 대외 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은행 건전성 관리는 물론 외부 리스크도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 은행장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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