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한은, 기준금리 연 2.75% 동결…환율·가계부채 불안에 ‘숨 고르기’

최병춘 기자 입력 : 2025.04.17 10:30 ㅣ 수정 : 2025.04.17 11:05

수출 둔화 우려·내수 부진 등 경기 하방 압력 커져
환율 안정·관세 리스크 파악되면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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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통화 당국이 고환율 우려와 가계부채 불안에 기준금리 동결 카드를 꺼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등에 따른 대내외 불확식성이 커지면서 당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과 같은 연 2.75%로 동결했다.

 

앞서 금통위는 연 3.5%까지 올린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각각 0.25%포인트(p)씩 세  차례에 걸쳐 인하해 2.75%까지 내렸다.

 

금통위가 3%가 넘는 고금리 긴축 정책 고리를 끊고 금리 인하로 다시 돌아선 것은 수출 둔화 우려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물가도 안정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2월에 비해 0.4%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간 오르다가 2월(-1.0%)과 3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떨어진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금통위가 이번에 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은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환경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동결 결정으로 금통위는 최근 3차례 금리 인하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점검하며 높아진 대내외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하 여력을 남겨 놓게 됐다.

 

최근 트럼프발(發)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져 경기 하방 요인이 더욱 커졌지만 가계부채와 고환율 등 금융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9일 미국의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면서 1484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 등으로 최근에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42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정책 혼선과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환율 변동성 확대를 더욱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인상과 성장 둔화를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번 금통위 금리 동결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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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연합뉴스

 

이와 함께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및 재지정 조치로 상승세를 부추긴 부동산 시장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변동 추이도 고려할 대상이다. 서울시가 지난 2월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후 한 달 만에 확대 재지정해 서울 집값이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러한 부동산 가격 추이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고환율과 함께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관세 리스크 등에 따른 영향이 확인된 이후 금통위가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무역정책 불확실성, 국내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편성될 추경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5월 성장률 하향 조정과 함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5월과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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