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간을 넘다]⑥ ‘펫로스 증후군’ 달래줄 반려동물 장례시장 잡아라
권하영
입력 : 2018.07.04 18:05
ㅣ 수정 : 2018.07.04 18:05

▲ 반려동물 장례식장 업체 ‘펫포레스트’ 봉안당 모습 [이미지=펫포레스트 홈페이지]
대한민국에서 신생아는 줄고, 반려동물은 늘고 있다. 올해 3월 국내 출생아 수는 3만 명으로, 전년 동월 3만2000명보다 9.6% 줄었다. 그에 비해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증가했다.
따라서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육아용품 시장을 넘어서기 일보 직전이다. 지난 2015년 육아용품 시장 규모는 2조3700억 원,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1조8000억 원이었다. 올해 육아용품 시장 규모는 3조 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2조3000억 원이었던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대를 기록해 드디어 육아용품 시장을 넘어서기 일보 직전이다. 통계청은 오는 2020년까지 반려동물 시장이 6조 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기’보다 ‘반려동물’이 사랑받는 ‘기이한 현실’ 속에서 인간은 일자리와 창업의 기회를 잡아내야 하는 것이다.
<편집자 주>
‘반려인 1000만 명 시대’ 10명 중 6명이 반려동물 죽음 추모하는 장례 서비스 원해
롯데·CJ 등 유통업계서 반려동물 장례상품 출시, 관련 벤처·스타트업 진출도 ‘러시’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 규모 6조 원 전망, 반려동물 1억 마리 뛰노는 중국 시장도 주목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사랑하는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의 ‘죽음’은 깊은 상처와 상실감을 남긴다. 최근 반려동물이 죽은 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을 느끼는 이른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사람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죽음도 추모와 애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죽음을 다루는 국내 현실은 그에 못 미친다. 우리나라의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처리되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 게 기본이다. 혹은 정식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나 동물병원에서 화장해야 한다. 현재 정식으로 등록된 전국의 동물 장묘업체는 25곳 정도지만, 늘어나는 동물 장례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보호 관련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인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이 죽음을 겪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약 60%가 ‘장례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주거지 혹은 야산에 매립’하거나 ‘동물병원에서 처리’하겠다는 응답도 약 36%였다.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잠재수요가 상당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 장례는 사람과 거의 비슷한 절차로 진행된다. △영구차로 사체 운구 △제단 만들기 △사체를 씻긴 후 염 처리 △수의를 입힌 후 입관 △화장 △납골당 순으로 진행된다. 장례비용은 수의와 관, 유골함 등의 종류에 따라 20만 원대부터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도 반려동물 장례산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롯데마트는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생애 맞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시작했다. CJ그룹의 CJ몰도 올해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 ‘올펫클럽’을 개시하면서 향후 반려동물 전용 보험과 장례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장례식장 업체 ‘펫포레스트’와 ‘우바스’ 등은 사람을 추모하는 납골당과 흡사한 반려동물 납골당을 조성, 단순 화장터 이상의 추모 공간을 원하는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고급화 전략을 꾀했다.
반려동물 장례를 중개하는 중개업체도 생겨났다. 스타트업 ‘매드메이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모바일 앱 기반의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인 ‘포옹’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다. 또 다른 온라인 중개업체 ‘21그램’은 반려동물 사망 시 전문 장례상담사를 통해 반려동물 사체처리부터 장례절차, 비용 등 보호자에게 필요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 원대에서 2020년 6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 규모 6조 원은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나 커피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이에 관련 업계는 우리 사회에 반려동물 장례가 점차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파생산업들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신설, 해당 직업을 미래 유망 직종으로 꼽기도 했다.
최근 ‘반려동물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 시장은 또 다른 블루오션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내 등록된 반려동물 수는 무려 1억 마리에 달한다. 최근 반려동물 전용묘지가 조성된 수도 베이징의 경우 매년 30만 마리 반려동물의 사후 사체처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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