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전기요금] 요금폭탄 가정용은 법정으로, 덤핑 논란 산업용은 WTO로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불균형한 국내 전기요금체제가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됐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그 과도한 누진제로 인해 국내법정으로 끌려가게 됐다. 반면에 산업용 전기요금은 사실상 덤핑요금이라는 미국 상무부의 판정을 받았다.
“누진제 부당하다” 소송 참여 누적 인원 2400명 넘어
올해는 더위 기승이 유독 예년과 다르다. 한 달 빨리 찾아온데 이어 서울 열대야 일수가 1994년 이후 가장 길게 이어져 역대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에어컨을 틀자니 쌓여가는 전기요금이 걱정돼 시민들은 더위에 밤잠을 설쳐야 했다.
이에 뿔난 시민들이 한국전력공사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전기요금 누진세’ 때문이다.
지난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은 약 700여명, 이날 저녁 7시 기준으로는 571명 등 총 1200여명의 시민들이 누진제 소송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소송 참여 누적 인원수는 2400명을 넘어섰다.
무엇이 이렇게 시민들을 뿔나게 했을까.
‘가정’에만 적용되는 누진 요금제 최재 11.7배 징수
대만 5단계·2.4배, 일본 3단계 1.4배 등 외국에 비해 과도
시민들이 뿔난 이유를 알려면 현행 누진 요금제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현행 전기요금은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1972년 유신 때 국제유가파동 이후 에너지 절약 유도 차원에서 도입됐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 단가가 크게 올라가는 방식이다.
누진단계는 총 6단계로 1단계인 100kWH 이하에서는 1kWH 당 60.7원이며 최고 단계인 6단계에서는 1kWH당 709.5원이 부과돼 무려 1단계와의 요금격차가 11.7배에 이른다. 이는 누진율 1.6배에 불과했던 1972년 과거 때와 엄청난 차이이다. 때문에 매년 여름만 되면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이 문제는 차별적용에서 한전과 시민들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누진제 적용 범위가 산업, 교육, 가정 중 ‘가정’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전기 사용량의 과반 이상이 대기업에서 차지하고 있음에도 누진세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에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외국 누진제 비율과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편이다. 대만은 총 5단계로 최대 2.4배 이며, 일본은 3단계 1.4배, 영국·프랑스·캐나다(단일요금체계) 등이다.
소송 참여를 신청한 시민들은 “한전이 약관이라는 형식을 통해 전기요금을 징수하는데 구체적 조항 검토 기회 자체가 아예 없어 위법한 계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전 측은 “공익적 목적으로 누진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계절과 시가별로 요금에 차등을 두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저소득층 배려와 전기 낭비 억제 등도 그 이유로 내세운다.
국산 철강재 최고 60% 넘는 ‘관세 폭탄’…원인은 값싼 산업용 전기료
연합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국산 철강제품에 최고 61% 반덤핑과 상계관세를 물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관세폭탄의 원인으로 꼽은 것은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였다.
지난 5월 미국 상무부에서 외교부와 한국전력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청회에서 미국 측은 한전이 전력시장에서 원자력 발전 고장비를 왜곡해 전력을 싸게 사서 기업들에 값싼 전기를 공급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즉 전기요금이 쌀 수밖에 없는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가 철강 수출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에 관계자들은 “전력요금이 싸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그것은 근거가 약하고, 미국 대선을 앞둔 선거 전략용으로 보호무역주의의 일환”으로 내다보며 미국의 트집잡기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번 조치를 세계무역기수(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용 요금체계의 덤핑 여부가 WTO에서 최종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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