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약국에서 타이레놀·테라플루·콜대원 씨가 마른다
감기·인후통약 품귀 현상에 ‘비상'...수요 급증에도 제약 증산 사실상 힘들어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최대 감염자 수가 수 십만명에 이르자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감기약과 인후통 관련 약들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레놀은 판매량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치료 체계가 중앙의료 집중 방식에서 개인으로 바뀌면서 ‘타이레놀’ 소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레놀은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증후가 발생하면 복용하는 약으로 사용됐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타이레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몰렸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판매액이 501억원을 넘는다. 이는 지난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6.5% 증가한 수치다.
감기약 ‘테라플루’와 ‘콜대원’도 공급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두 제품 모두 효과가 빠르며 복용하기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테라플루와 콜대원 등은 판매가 비교적 저조했지만 코로나19 치료가 개인 방식으로 바뀌어 판매량 급증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출시하고 있는 감기약과 인후통약도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동네 약국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기약 ‘감코날’과 ‘스토마신’도 손쉽게 구하기 어렵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 라인을 증설해 수요에 맞게 공급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소비자가 제약 정품을 찾는 심리가 강해 같은 성분의 다른 약은 외면하는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특정 의약품 품귀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현재까지 약국 판매 1위 상품이 타이레놀"이라며 "국민 소화제로 등극한 2위 ‘까스활명수’보다 타이레놀 판매량이 3배 이상 많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 보건당국은 제약사들에게 감기약과 인후통약 생산·유통을 늘려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제약사에게 관련 약품의 생산과 유통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대부분 외국 제약사가 생산하는 약이기 때문에 업계는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다.
타이레놀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이 생산하고 테라플루는 영국계 제약사 ‘GSK’의 제품이다.
타이레놀을 한국얀센이 유통하고 있지만 이들이 생산량을 늘릴 수도 없는 처지다. 테라플루도 일동제약이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지만 제약 증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일동제약)가 GSK에게 생산량을 더 늘려 달라 촉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 “현재로서는 테라플루 유통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인상 대한의원협회 부회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현재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일선 의사들도 60세 미만 환자들에게 감기약을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테라플루, 타이레놀 등은 환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증상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결국 수요가 높아진 일반의약품 감기약과 인후통약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뾰족한 묘안이 없어 업계는 물론 소비자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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