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망 (5)] 미국(上): 대부분 송‧배전망 1950~60년대에 건설돼 노후화, 현대화 비전 실행이 과제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3.20 00:30 ㅣ 수정 : 2023.03.20 00:30

[기사요약]
미국, 발전원 중 천연가스 비중이 40%로 절대적
미국의 송‧배전망, 건설된 지 60~70년 지나 매우 노후화
미국의 전력산업은 발전에서 소매까지 자유화
2000년대 초반부터 문제 인식하여 전력망 확충 추진 중
최근 러-우크라 사태는 문제의 심각성 가중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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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충격에도 불구하고 유럽, 미국 및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인도를 비롯한 전세계가 재생에너지 확충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SMR을 비롯한 원전의 일정부분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간과되고 있는 진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전력망’이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모든 전력망은 일방적인 공급과 수동적인 수요를 전제로 조성되었고 그것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매우 노후 되었다. 미국에서 정전이 일상인 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간헐성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분산형 전원의 비중이 증가하는 와중에 기존 전력망은 이러한 수요/공급 쌍방의 유연한 망 관리에 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극심한 수요 변동과 분산형 소형 전원의 증가라는 극한의 관리 환경에도 탄력적/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시사점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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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력망의 신뢰성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출처=Wall Street Journal]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22년 기준 미국 내 대형 발전시설에서 약 4.243TWh의 전력이 생산되었는데 이 가운데 약 60%는 석탄, 천연가스, 석유 및 기타 가스 등 화석연료로부터 만들어졌으며 특히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약 40%로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18%는 원자력 에너지, 약 22%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되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2022년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 추가로 58GWh의 전력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우선 미국 전력망의 노후화 정도와 전력망 확충의 배경이 되는 전력산업의 대략적 구조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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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합계(비중 포함)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양수 저장용에는 화석연료나 원자력이 사용되기 때문임(-6TWh, -0.1%). [출처=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 미국의 송‧배전망, 대부분 60~70년 이상 될 정도로 노후화 

 

미국의 송‧배전 인프라는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송‧배전망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건설되었으며 50년 정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러한 송전선 중 상당수는 수명을 훨씬 넘긴 상태이다.

 

중요한 송‧배전 인프라에 대한 허가는 분명한 투자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담스럽고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오와에서 위스콘신으로 이어지는 102마일의 카디널-히코리 크릭 송전선로 건설 지연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지역 전력망 운영자인 MISO(Midcontinent Independent System Operator)는 2011년에 다중 가치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이 송전선을 승인했다.

 

그러나 11년 이상 지난 지금도 송전선로의 필요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관련 소송으로 인해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문제는 미네소타, 아이오와, 노스다코타 및 위스콘신에 위치한 127개의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가 이 단일 송전선로의 건설과 운영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거의 20기가와트(GW)의 청정하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에너지를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는데, 이는 거의 1500만 가구에 제공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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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력망은 19만km에 달하며, 약 500개사가 운영하고 있다. [출처=Wikipedia]

 


• 미국의 전력산업, 발전에서 소매에 이르기까지 자유화

 

미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주 단위로 사업 재편이 진행되어 최대 24개 주 및 워싱턴 DC에서 자유화법이 성립되었다.

 

이후 2000년 캘리포니아 전력 위기를 계기로 재검토가 이루어져 자유화법 폐지나 자유화 무기 연기 및 중지를 결정하는 주도 생겨났는데 2022년 기준으로 전면 자유화된 곳은 13개 주와 워싱턴 DC이며 7개 주에서는 대규모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부분자유화가 시행되고 있다.

 

<미국의 전력산업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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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일본 (社)海外電力調査會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한편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자치단체 단위(County)에서 기존 전력회사로부터 이탈하여 CCA(Community Choice Aggregator)로부터 전력 공급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전력 수요의 약 30%를 차지하며 전미 10개 주에서 법제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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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력도매시장 구조 [출저=LevelTenEnergy]

 


• 미국, 2000년대 초반부터 전력망 현대화 추진 중

 

한편 미국은 이미 2003년에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에서 「그리드(Grid) 2030」을 바탕으로 전력망 현대화를 위한 국가 비전을 제시한 후, 2007년에는 「에너지 독립 및 안전법(Energy Independence and Security Act(2007)」에 스마트그리드 관련 내용을 명시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와 공급 안정성을 강조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미국 회복과 재투자에 관한 법률(The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에 따라 45억달러를 스마트그리드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여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민간 전력회사와 중전기업체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기술 개발과 실증단지 구축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는 법적·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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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ower-technology]

 


• 러-우크라 사태에 따른 에너지안보 위기 및 에너지가격 급등도 충격

 

한편 러-우크라 사태의 발발로 인해 2022년 3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 석유제품, 천연가스 및 석탄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공표하게 되었다. 참고로 원유 및 석유제품의 러시아 의존도는 약 8%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투자자의 러시아 에너지 산업에 대한 신규 투자가 금지되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높은 인플레이션이나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문제였지만 러-우크라 사태는 이를 한층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예를 들어 2022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였고,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은 32.9%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에 의해 일부 주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전기요금이 상승하여 2022년 6월 기준 전기요금은 전체 수요자 평균 11.89센트/kWh로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한 수준이다.

 

2022년 3월 전략비축유(SPR) 1억8천만배럴의 방출을 발표하여 7월 시점 1억5천만배럴을 매각 완료한 바 있다.

 

또한 내무부(DOI)는 2022년 4월 연방 공유지의 석유·가스 개발 리스권 판매 계획을 재개한다고 발표하였다(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신규 리스를 일시 정지하고 DOI에 리스 허가의 재검토를 지시하였음).

 

한편 저소득자를 위한 연방 지원 제도인 LIHEAP(에너지 비용 일시금 지원 제도)를 강화하여 2022년도 당초 예산 45억달러에서 83억달러로 확대하였는데 이는 역대 최고액이다.

 

다음 편에서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전력망 개선 및 확충 계획(Building a Better Grid Initiative)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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