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8.13 08:04 ㅣ 수정 : 2023.08.13 08:04
KRX헬스케어·바이오K-뉴딜지수, 코스피 수익률 상회 삼바·SK바팜·SK바사·유한양행, 한달간 10% 넘게 상승 외인, 바이오 종목 매수세…셀트리온그룹·바이오니아 등 바이오 액티브 ETF 연달아 출시…"시장 관심 커지는 중"
[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던 이차전지 테마의 뒤를 이을 테마로 바이오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관련 금융상품들을 내놓으면서 투자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헬스케어·바이오 관련주를 종합한 지수인 'KRX 헬스케어'와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최근 한 달 간 각각 12.81%와 12.7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2.8%)와 코스닥(6.0%)의 상승률을 크게 웃돈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3.1% 올랐으며, 이외에 셀트리온(5.5%)과 SK바이오팜(29.0%), SK바이오사이언스(14.9%), 유한양행(33.7%), 한미약품(19.0%)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 관련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지난 11일 기준 7,010.41로 한 달 간 약 1.7%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쳤다. 최근 한 달 새 고점(8,547.78)과 비교하면 약 18% 급락하며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강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주도주였던 이차전지가 최근 고점을 찍고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에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초전도체 등 다른 테마주를 찾던 투자자들이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전체 코스닥 시장에서 74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셀트리온제약(295억원)와 셀트리온헬스케어(229억원), 휴온스(80억원), 바이오니아(63억원) 등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달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던 에코프로나 엘앤에프, 포스코DX 등은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를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약 시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20% 감소한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날 일라이 릴리는 또 다른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출시한지 1년 만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소식이 나온 이후 지난 9일 국내 증시에서도 GLP-1 관련 제품을 연구하고 있는 한미약품이 14.6% 급등하며 마감했다.
또 SK바이오팜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이 역대 최대폭의 분기 성장을 기록해 연내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초부터 이어져 온 이차전지의 쏠림 현상이 완화된 이후 소외주로 여겨지던 업종들에 수급이 확산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와 반도체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며 제약바이오나 엔터미디어, 소프트웨어 등 소외 업종으로 수급이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이차전지의 대안을 찾는다면 소외주 측면에선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를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달아 내놓고 있는 점도 국내 바이오 테마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보인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3일 국내 증시 최초의 바이오 관련 액티브 ETF인 'KoAct(코액트) 바이오헬스케어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오는 17일 신약 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에 투자하는 'TIMEFOLIO K바이오 액티브 ETF'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도 'SOL 의료기기 소부장Fn ETF'를 준비하고 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ETF들도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바이오 업종의 이벤트-드리븐(대외변수에 따른 주가변동 과정에서의 기회 포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