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보툴리눔 성공 스토리 ②] 프리미엄으로 무장한 대웅제약 ‘나보타’…'해외통' 박성수 대표 전략은?
'나보타 수양아버지' 박 대표 취임...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판매 둔화 우려 불구 67개국 판매 시작 맞춰 매출 급상승
소송리스크에도 ‘프리미엄’ 전략 고수...뚝심의 대웅제약 재확인
피부 주름 등을 펴주는 이른바 ‘보톡스’ 시술은 미국의 바이오제약 기업 엘러간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이름이다. 엘러간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보니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흔히 보톡스라고 부르게 됐다.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은 뛰어난 보툴리툼 톡신 제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해 시장을 확장해 왔다. 현재는 엘러간의 시장을 빼앗아가며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6조 원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든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사들의 해외 시장 공략기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수출명 ‘주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나보타의 수양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박성수 대표를 수장(이창재‧박성수 각자 대표)으로 선임한 것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제제 국내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이중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차지하는 비중은 250억원 정도로 매우 적다. 프리미엄 제품이다보니 국내보다는 세계 최대 미용 의료 시장인 미국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현재 나보타는 전 세계 67개국을 대상으로 품목허가를 취득했으며 80개국 소재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판매망을 보유한 에볼루스(EVOLUS)와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매출 상승 둔화세지만, 해외 판매 비중 늘어…현재보단 내일이 밝은 ‘나보타’

나보타의 매출은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140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성장세가 둔화됐다. 소송 리스크가 있었던 지난 2021년 778억원으로 부진을 겪었지만 이듬해인 2022년 137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간 매출 격차는 34억 원이다.
지난 2022년 나보타의 국내 매출은 292억원었으나 2023년 266억원으로 줄었다. 나보타가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전년 대비 수출 물량 100억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나보타는 국내 시장 보다는 해외 시장에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100억원 매출 신장을 일으킨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판매를 시작한 국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나보타의 해외 매출은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시장 확대 나보타 ‘고난의 길’…뚝심으로 버텨낸 대웅제약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독자기술로 탄생했다. 5년간 12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개발됐다. 지난 2014년 국내에 출시됐으며 미국과 유럽, 남미 등 7000억원의 수출 계약하는 성과를 냈다. 또 지난 2019년 FDA(미국 식품의약국)로부터 업계 최초로 품목허가를 받기도 했다.
나보타는 개발부터 출시까지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또 다른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인 ‘메디톡스’와 균주 관련 소송전으로 제동이 걸렸다. 소송 여파로 나보타는 미국서 판매가 일시 중단됐지만 대웅제약은 뚝심 전략을 택했다. 타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들이 새로운 판로를 찾아 보따리상들을 통해 위해 중국으로 우회 수출을 했다. 하지만 나보타는 같은 길을 가지 않고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그 결과 소송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자 나보타의 미국 매출은 회복됐으며 우회수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대웅제약은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현재 나보타는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가 강해 나보타의 성공이 점쳐진다.
또한 나보타의 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예측된다. 보툴리눔 톡신은 미용 시장보다 의료용 시장이 훨씬 크다.
현재 나보타는 상지근육경직과 눈꺼풀 경련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삽화성‧만성 편두통과 경부 근긴장이상, 위마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 4개 적응증 대상으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나보타가 고무적인 것은 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입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면서 “적응증 확대를 통해 시장성이 풍부한 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접수해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박성수 대표 취임, 나보타 글로벌 시장 기지개 편다
박성수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박 대표는 대웅제약에서 개발·허가·마케팅·글로벌사업 등 주요 직무를 두루 맡아 왔다. 지난 2011년부터 미국에서 대웅 아메리카 법인장을 역임하다가 2015년에 국내 복귀해 나보타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지난 2021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나보타 사업본부와 글로벌 사업본부, 바이오R&D본부와 법무실을 총괄해 왔다.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의 성공에 있어 박 대표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나보타의 FDA 승인을 주도했으며 전 세계 70개 국가에 수출 계약을 맺는데 기여했다. 박 대표는 업계 안팎에서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웅제약이 올해 박 대표를 선임한 것은 나보타의 미국 시장 확대와 글로벌 시장 개척이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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