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독자경영’으로 확전한 한미약품 경영권 싸움…3月 주총 분수령

최정호 기자 입력 : 2024.12.19 18:14 ㅣ 수정 : 2024.12.20 09:47

임종윤‧임종훈, 독자경영 막기 위해 임시주총 소집
박재현 대표‧신동국 회장 이사회 이사 해임 안건 부결
모녀 4자 연대 승리로 박재현 대표 체제 공고해져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서 경영권 싸움 재점화 전망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경영권 싸움에서 4자 연합(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의 승리로 끝났다. 

 

19일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의 핵심은 박재현 대표이사와 신동국 회장을 이사회에서 해임하고, 임종윤‧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 측 사람들로 채우는 것이었다. 해임안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박재현 대표이사 체제가 주주들에게 인정받은 꼴이 됐다. 임종윤‧임종훈 이사의 공격이 무위로 끝난 것을 넘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임종윤‧임종훈 이사가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소집한 것이다. 독자 경영으로 이탈 우려가 있는 한미약품을 한미사이언스 내로 가둬두기 위한 목적도 다분했다.  

 

이날 박 대표는 해임안 부결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약품은 7명의 본부장으로 구성된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으며, 임성기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비전으로 선진적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이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과 대주주의 일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굳건히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을 독자 경영 체제로 끌고 가겠다는 박 대표의 주장에 송 회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선진 경영 방식”이라며 무게를 실어줬다. 

 

임종윤‧임종훈 이사 입장에서는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 선언은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이에 박 대표를 전무로 강등시키고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날 열린 임시주총 후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박재현 대표이사) 해임 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 돼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 싸움에서 승리 후 주총을 통해 박재현 대표의 이사회 이사 해임을 다시 표결에 붙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임시주총은 임종윤‧임종훈 이사의 주도 하에 열린 것이었다. 하지만 임시주총을 앞두고 임종윤 이사가 주총 철회를 주장하기도 했다. 고소‧고발이야 1심 패소 시 항소하면 되지만,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반대하면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즉 독자 경영을 시도하는 박 대표 체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실리를 따지는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해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절반의 승리를 가져왔던 것도 임종윤 이사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싸움에서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핵심 전략은 이사회 장악이다. 최대 아군이었던 신 회장이 갑자기 모녀 쪽으로 돌아서 우호 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장악을 통해 한미약품그룹을 지배하려 했지만, 11월과 12월에 열린 임시주총에서 패배해 실패로 끝났다.      

 

오는 2025년 3월에 있을 정기주주총회가 또다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싸움의 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 변수인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움직여야 한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한미약품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임종윤‧임종훈 이사의 의견을 배척했다.   

댓글(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