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가계대출서도 추월...인터넷은행, 지방은행 누르고 지각변동 예고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4.09 08:26 ㅣ 수정 : 2025.04.09 08:26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 합계
인터넷은행이 지방銀 넘어서
자산·이익 부문도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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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사진=각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방은행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경쟁력과 금리 경쟁력 등으로 리테일(소매금융) 시장서 존재감을 키워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출범 8년차에 불과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가 자산과 이익 등의 지표에서 지방은행을 위협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며 은행권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자금 대출금은 총 69조5385억원으로 전년동기(61조2829억원) 대비 8조2556억원(13.5%)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41조307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뱅크 15조1152억원, 토스뱅크 13조115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가계자금 대출금은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과 대구에 본점을 둔 아이엠뱅크(iM뱅크·구 대구은행)까지 5개 은행의 합계인 69조126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023년 12월 말까지는 이들 은행의 가계자금 대출금이 총 66조6860억원으로 인터넷전문은행 3사를 앞섰지만 1년 만에 판도가 뒤집혔다. 

 

개별 은행으로 봐도 변화는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자금 대출금은 iM뱅크(21조2655억원)와 부산은행(19조4083억원)을 더한 값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났다. 또 같은 기준으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경남은행(13조3001억원), 광주은행(8조1820억원), 전북은행(6조9706억원)을 모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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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 그래프=뉴스투데이]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리테일 시장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건 비대면 금융 활성화 속 플랫폼 접근성과 금리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먼저 모바일·인터넷서 이뤄지는 100% 비대면 금융 거래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고객 수는 단순 합계로 4940만명에 달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점포 운영 등에서 고정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점도 대출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가 지난 2월 신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는 연 5.20%로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과 iM뱅크 평균금리(연 7.33%) 대비 2.13%포인트(p) 낮다, 

 

대출 뿐 아니라 각종 지표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방은행을 추월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말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62조7920억원으로 경남은행(52조3920억원)을 앞섰다. 같은 기준 케이뱅크 총자산(31조1834억원) 역시 광주은행(31조3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4401억원으로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4555억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재무지표 개선과 신사업 행보 등을 고려했을 때 지방은행과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개인사업자·소상공인 대상 대출을 공략 중인데, 가계에 이어 기업 부문 성장세에도 탄력을 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말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조5568억원으로 전년동기(3조6748억원) 대비 8820억원(24.0%) 늘었다. 

 

한편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업계에서는 단순 외연 확장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성 제고에 나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대표적인 게 ‘공동대출’ 상품인데, 인터넷전문은행의 플랫폼 접근성과 지방은행의 자금력 등을 결합한 모델이다. 대출 재원은 두 은행이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8월 광주은행과 손잡고 공동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출시 약 4개월 만에 누적 취급액 32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또 올해 중 케이뱅크는 부산은행, 카카오뱅크는 전북은행과 함께 공동대출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공동대출이 흥행하면 여신 및 고객 확대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대비 고객을 모으는 역량이 상대적으로 갖춰져 있고, 지방은행은 오랜 업력에서 얻어진 신용 리스크 관리의 강점이 있다”며 “은행들끼리 뭉쳐 새로운 금융 상품을 내놓는 건 자체 성장의 목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금융 소비자에 대한 혜택을 더 강화해 나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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