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4.09 10:26 ㅣ 수정 : 2025.04.09 10:26
미 연준 정책, 통상 불확실성에 요동치는 글로벌 통화 트럼프 2기 중기 접어들며 달러 내리고 원화 오를 것
8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미국의 관세 전쟁과 통상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임기가 중장기에 접어들면 달러와 원화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로서는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경제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2기의 관세와 통상 압박은 임기 중기로 갈수록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처럼 전개될 경우, 달러 가치는 점진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현재로서 물가가 통제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향후 경기 하강 대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환시장(FX)은 지속적으로 경계 심리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되는 경기 불확실성에 글로벌 주요 통화들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1분기 강세를 보였지만, 단기적인 경제 성장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강세 흐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미국발 관세 충격을 감안할 때 3분기까지는 약세 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명분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엔화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관세 리스크와 함께 일본의 제조업 지표와 성장 모멘텀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2분기까지는 엔화 약세가 예상된다. 다만 캐리 트레이드 통화로서 엔화의 매력이 높은 만큼 3분기부터는 점진적인 강보합세 전환이 기대된다.
원·달러 환율은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부터는 완만한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 강도, 거시 경제 회복 지연, 경직적인 달러 수급 여건 등으로 인해 하락 속도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이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옵션시장에서도 극단적인 원화 약세에 대한 베팅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연초 이후 원화의 흐름은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가진 싱가포르 달러, 호주 달러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정치 불확실성을 겪은 터키 리라와 유사한 낙폭을 기록하며 이례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원화의 약세 흐름은 과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하반기에는 한미 간 금리 환경 변화에 발맞춰 FX스왑시장에서도 원화 약세를 뒷받침하던 지표들이 점차 반전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