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4.10 16:49 ㅣ 수정 : 2025.04.10 16:49
가계 여윳돈 역대 최고, 해외주식 투자 증가 기업은 비용 줄이고 정부는 지출 늘어나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2024년 우리나라 가계의 순자금운용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늘어난 여윳돈은 보험과 연금, 해외 주식 등으로 흘러갔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2024년 자금순환(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금운용이 자금조달을 크게 웃돌며 순자금운용 규모가 116조 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3년 46조8000억원에서 2.5배 증가한 수치인데, 이 중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상승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여유자금 증가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는 266조1000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운용하고 50조6000억원을 조달하며 215조5000억원의 순자금운용을 기록했다. 전년(160조5000억원)보다 55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이며 이는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고 수치다.
국외부문에서는 순자금조달이 116조6000억원으로 2023년(46조8000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 자금조달은 170조6000억원으로, 해외 채권과 주식 매입, 직접투자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금운용은 54조원에 그쳐 차이가 크게 벌어졌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보유가 확대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기관 예치금은 114조원으로 2023년(130조원) 대비 다소 줄었지만, 보험과 연금 준비금은 2023년 29조원에서 2024년 62조 5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6조1000억원으로 2023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2024년에는 42조4000억원으로 반등하며 전반적인 자금운용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2023년 1조7000억원에서 2024년 51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대출금이 1년 사이 30배 가까이 뛰면서 전체 자금 조달 규모도 덩달아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134조2000억원을 조달하고 68조7000억원을 운용하면서 65조5000억원의 순자금조달액을 기록했다.
순조달 규모는 2022년 201조7000억원, 2023년 109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계속해서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는 기업의 자금 구조 개선 노력, 상거래신용과 직접투자의 증가 등에 따라 기업의 부채가 코로나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금운용 항목 중 금융기관 예치금은 21조1000억원으로 플러스로 전환됐고, 직접투자는 40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는데 이는 기업이 부채를 줄이고 예치금을 늘이면서 기업 확장과 성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일반정부는 35조9000억원을 운용하고 74조8000억원을 조달해 38조9000억원의 순자금조달을 기록했다. 자금조달 부문에선 국채 발행이 2023년 59조5000억원에서 2024년 54조1000억원으로 5조원 가량 줄었지만, 기타예금이 2023년 82조2000억원에서 2024년 20조8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자금조달 규모가 2023년과 2024년 사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과 달리 지분증권과 금융기관 예치금 등 자산 운용 항목은 대부분 감소세를 보이며 자금운용 규모가 줄어들었다.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023년 17조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