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 실록<3부>, 초현실 비상계엄 (42)] 극우화된 국힘, 고쳐 쓸 수 있을까!

민병두 입력 : 2025.04.15 09:55 ㅣ 수정 : 2025.04.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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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선포를 실록으로 엮어본다. 윤석열은 언제부터 쿠데타를 계획했을까? 윤석열은 무슨 일을 계기로 확신범이 되었을까? 12월3일은 우리나라가 처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고권력자 1인의 독단으로 나라가 형편없이 흔들렸는가 하면 국회와 시민들의 용기있는 대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위대한 서사시였다. 12월3일을 전후해서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이 역사적 순간에 무슨 역할을 했는지 초현실적 계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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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된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채널A 캡처]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윤석열은 2022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보수 정당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민주묘역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새로 꾸린 내각과 대통령실 비서진이 대통령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왔다. 박근혜가 한사코 제창을 거부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도 따라 불렀다. 이 역시 보수정당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의힘도 처음으로 당 차원에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승리한 것은 물론이고 호남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 주기환 후보는 15.90%, 전남도지사 선거에서 이정현 후보는 18.81%,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조배숙 후보는 17.88%를 얻었다.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 전액을 국고에서 돌려받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호남에서 이같이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박근혜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광주 9.83%, 전남 10.0%, 전북 13.22%를 얻어 10%를 돌파한 기록을 깼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의 2022년 3월 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 기록도 가볍게 넘겼다.

 

그랬던 윤석열이 2024년 총선에서 참패를 당했다. 그리고 12.3 쿠데타로 모든 것을 까먹었다.국민의힘은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 표결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108명 중 105명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제외)이 불참했다. 윤석열과 손절하지 못했다. 윤석열을 당에서 제명하지 않았다. 계엄에 대해 명백하게 비판하지 못했다. 12월 14일 탄핵안이 가결되자,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했다. 12월 16일 한동훈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2025년 1월 5일, 한남동에서 열린 전광훈 목사의 탄핵 반대 집회에 윤상현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광훈이 “윤상현이 최고래요. 잘하면 대통령 되겠어”라고 치켜세우자 윤상현은 연단에 오르면서 90도 고개숙여 인사했다. 그는 “너무나도 존귀하신 전광훈 목사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나라를 지키는데 가장 선봉에 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라고 답을 했다.

 

1월 6일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공수처가 윤석열을 체포하지 못하게 한남동 관저 입구에 도열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현행범으로 다 체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월 9일에는 김민전 의원이 흰 헬멧을 쓰고, 백골단을 자처하며 윤석열 체포 반대 집회를 연 집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백골단은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 집회 시위를 무자비하게 폭력으로 진압하며 살상을 일삼은 집단이다. 김민전 의원은 백골공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윤석열이 체포된 1월 15일에는 새벽부터 35명이 한남동을 찾았다. 10여명이 관저에서 구치소로 가는 윤석열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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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하는 '백골단'.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이 서울구치소에 머무는 동안에는 대통령이 외롭다며 면회 릴레이를 했다. 1월 29일 설날에는 원외위원장들이 서울 구치소 담벼락에서 윤석열에게 세배를 했다. 2월 3일 권영세 비대위장, 권성동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하여 경쟁하듯 구치소를 찾아갔다.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 개인 자격으로 면회를 한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당사를 구치소로 옮기라”고 했다.

 

전광훈 목사, 손현보 목사가 주최하는 집회에 나가서 눈도장을 찍거나 발언을 했다. 2월 8일 세이브코리아 동대구 집회에 동원된 청중 규모가 많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한길 역사강사를 만나 인증샷을 찍었다. 현직 단체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대구 집회 사진을 올리고 “보셨습니까. 국민 여러분의 힘입니다”는 글귀를 올렸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비바람과 한파 속에도 집회에 참여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것은 민주당의 내란 극우 몰이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는 논평을 냈다. 

 

윤석열이 법원의 구속 취소로 일시 석방되던 3월 8일에는 서울구치소 앞에 10여명의 의원들이 도열했다. 강명구 강선영 김기현 박대출 박상웅 이철규 임종들 유상범 정점식 조배숙 의원등이다. 이중에는 만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3월 12일에는 나경원 의원이 주도하여 82명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국민의 힘이 계엄령 이후 123일간의 행적을 보면 최악의 경우를 맞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만약 2024년 12월 3일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면 어떻게 됐을까? 계엄군이 추가로 투입되면서 수많은 국민이 피를 흘렸을 것이다. 국힘 의원들은 완장을 차고 다니면서 계엄군의 민주당 의원 체포를 돕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4월 4일 윤석열이 파면되자, 처음으로 대국민사과를 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이 느끼셨을 분노와 아픔에 대해서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권성동과 함께 윤석열을 찾았다. 윤석열은 이들에게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에게서 버림받은 윤석열을 찾아가 그의 축복을 받았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이들도 일주일 동안 한남동 관저를 찾아가서 선거운동을 했다. 여전히 윤석열이 표가 된다고 생각했다.

 

나경원 의원은 윤석열이 한남동 관저로 초대해서 한시간을 만났다. 윤석열이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한남동에서 윤석열을 만났는데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했다. 대통령이 되시면 사람 쓸 때 충성심만 보세요”라고 했다고 자랑했다. 윤상현 의원은 전한길과 함께 한남동을 찾았다. 윤석열은 “나야 감옥 가고 죽어도 상관없지만, 우리 국민들 어떡하나, 청년 세대들 어떡하나. 지난 겨울 석 달 넘게 연인원 수천만 명의 2030 청년들과 국민들께서 차가운 아스팥트 위에 섰다. 그분들게 너무 미안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라고 했다.

 

정작 윤석열을 파면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 2030 국민들은 절대적으로 찬성했다. 한국갤럽이 4월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 20대는 73%가, 30대는 75%가 잘된 판결이라고 답했다. 전체 국민은 69%가 잘됐다고 했다. 잘못됐다는 응답은 20대가 11%, 30대가 18%, 전체 국민이 25%였다.  

 

이런 지경이라면 국민의힘이 다시 중도화되거나 개혁적 보수를 천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혐중 정서에 결합하고 있다. 일본의 극우화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 헌법적 가치를 부인했다. 내란 우두머리를 비호했다. 국민의힘이 일시적으로 극우정당화 된 것이 아니라, 그런 토양을 계속해서 축적한 결과로 명백히 극우정당이 됐다. 다만 지역주의와 민주당에 대한 반대 정서에 기반하여 여전히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얻고 있어 보수정당으로 보이기도 한다. 즉 보수와 극우 유권자를 포괄하고 있는 극우정당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화 이후 8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다섯 차례 승리했다. 김대중 노무현 10년간 보수의 위기를 겪었다. 첫 민주정부 10년간은 노무현 탄핵 같은 말도 안되는 공세를 하다가 개신교 극우와 뉴라이트를 만나면서 활로를 찾았다. 이명박은 실용주의로, 박근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로 정권을 잡았다. 중원을 잡는 전형적인 중도 공략이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 5년간 적폐로 몰렸다. 이때부터 국민의힘은 2019년부터 아스팔트 우파와 체계적으로 결합했다. 그들 집회에 가서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당 지도부에 입성하려면 그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실제로 전광훈은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에 관여했다.

 

21세기 들어와서 국회의원 선거의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얻었다. 4.19 혁명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승리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152명의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청와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2008년,  2012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이겼으나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다시 다수당이 되고, 2020년 2024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압승했다. 보수정당 역사상 최대의 참패를 경험했다. 영남과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서는 살아남지 못했다. 수도권 전체가 민주당 표밭이 되었다. 대전 세종 충청권도 민주당이 다수파가 되었다. 

 

나라 전체로 볼 때 국민의힘은 소수파 정당이지만 그들 내부에서 영남 강원 극보수는 다수파다. 영남 강원의원들은 당의 노선을 정하고, 당 지도부 선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구 경북은 그 중심이다. 이 지역 유권자의 생각은 수도권, 중부권 유권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그 지역 유권자의 생각을 중심으로 세상을 움직이려고 한다. 여기에서 심각한 괴리가 생겼다.

 

두 차례의 총선에서 대패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된 것도 지역편중이다. 결과적으로 영남 강원정당이 되었다. 전국정당 흉내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수도권 유권자의 의식과 생각 속에서 성장하고 자라는 정치인들이 배출되지 못했다. 소장파 시절에는 개혁적인 색채를 띠던 정치인들도 당의 극우화에 휩싸였다. 혹은 극우화를 주도했다

 

홍준표는 2005년 이중국적자 병역기피 논란을 정리한 국적법을 발의했다. 영남으로 정치 거점을 옮긴 후의 홍준표는 아주 다른 인물이다. 지난 3년 내내 윤석열 호위무사 역할을 했다. 한나라당 소장파를 이끌었던 옛날의 원희룡과 윤석열 정부에서 원희룡은 다른 사람이다. 정치에 처음 입문했을 때의 나경원에 비해 빠루를 들고난 이후의 나경원은 많이 달려졌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힘겨운 갈등에 가슴 아파했다”며 2004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과 탄핵 국면에서 오락가락한 오세훈은 아주 다르다. 

 

‘K를 생각한다’를 쓴 임명묵 작가는 ‘난파한 보수,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월간조선 2025년 1월호)에서 보수가 윤석열의 계엄령 선언과 함께 멸망했다고 보았다. 그는 “이 초유의 사태를 해석하기 위해서는...근본적으로는, 인재와 이념이 파산한 보수 정당의 장기적 쇠락 과정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인재와 이념은 정당의 양대 기둥이다. 그 두가지가 다 파산됐으면 정당에 미래가 없다. 사실 국민의힘에는 주류라고 할 만한 것이 딱히 없다. 민주당은 동교동계 정치인, 재야, 386이 충원 구조였고, 이들이 그때 그때 주류를 형성했다. 계파 정치라는 비판을 받지만 그래도 주류가 있어서 인적 충원의 뼈대를 갖고 다양성을 보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주류가 있어서 나름의 이념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국민의힘에는 그런 주류가 없다. 굳이 있다면 검사 들 중심의 법조계 인사들이다. 검사들은 직업이 과거를 캐는 일이고, 상명하복을 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미래를 논해 본 적이 없다.

 

임명묵 작가는 인재와 이념 대신에 “국민의힘에는 영남과 강남이라는 양남(兩南)과 노년층 지지기반, 그리고 민주당에는 국정을 맡길 수 없다는 공포심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수준이라면 보수 정당은 집권을 해도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오히려 실정을 거듭한 끝에 보수 정당 자체가 사실상 영구적으로 궤멸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에 인물도 없고 이념도 없는 현상을 심화시킨 것은 2016년 박근혜 탄핵사건이다. 이때 탄핵 찬성파가 당권을 잡았더라면 당의 문화와 체질이 바뀌고, 여야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풍토가 만들어졌을 수 있다. 유승민 등 탄핵찬성파는 도저히 정치를 함께 할 수 없다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나와서 큰 집을 짓는데 실패하자 다시 본디 살던 집으로 돌아갔다. 대구 경북 극보수 본류들이 유승민에게 배신자 낙인을 찍었다. 복당파는 선별적으로 구제되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살아남을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결국 생계형 국회의원들에게 정치교과서 같은 사건이 되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2016년과 다르게 행동하게 된 배경이다. 

 

그들은 헌법질서를 무너뜨리는 내란 행위를 보면서도 침묵하거나 동조했다. 민주공화제 헌법하에서 국회의원이 된 헌법기관이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했다. 국회의원직이라는 이익을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계형 정치인들이 헌법을 유린했다. 그렇게 해야 영남과 강남의 유권자들이 그들의 생계를 다시 챙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토양에서는 정치의 미래와 방향과 같은 고민이 나올 수 없다. 극우 포퓰리즘에 기대는 것이 속 편하다. 

 

양심에 기초하여 정치를 하려는 인물이 나오기 힘들다. 그런 인물이 있으면 불편하다. 왕따를 시키거나 내보내는 것이 낫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의 탄핵에 찬성했다.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에도 참여하여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윤석열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보수의 가치는 공정, 합리, 자유의 가치를 믿고 지향하며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비상계엄은 사유가 없어 반헌법적이고 목적이 정치적 반대 세력 척결이어서 반민주적입니다. 보수의 가치를 판단 기준으로 할 때 보수의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여 용인할 수 없는 절대적 잘못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은 즉각 직무를 정지하고 법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이는 명백한 것으로, 상대의 하위 법령 위반이나 정치적 공격에 대한 방어 등으로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다른 변명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엄단하여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할 국가 범죄입니다. 이에 대통령의 사죄와 즉시 하야를 촉구합니다. 우리 여당에도 진지한 잘못 인정과 대통령 탄핵 협조를 요구합니다.

 

저는 오로지 보수의 가치 판단 기준인 헌정질서 및 자유민주주의 수호 정신에 따라 또 국민들께 깊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헌법적 반민주적 비상계엄을 기획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에 적극 찬성합니다. 더하여 우리 여당에서도 보수의 가치를 정면 위반한 대통령의 탄핵에 함께 동참할 것을 요구합니다. 잘못에 책임 있는 여당이 국민을 위해 행동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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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2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울산시당위원장 사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백브리핑을 통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월 29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탄핵에 공개 찬성한 김상욱 조경태 김예지 의원의 당원권 정지를 촉구했다. 2025년 1월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상욱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의총에서는 그에게 "나가라, 함께할 수 없다,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가 시당 위원장으로 있는 울산광역시의회, 그의 지역구인 울산광역시 남구의회 의원들이 탈당을 요구했다. 행정안전부,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직을 박탈당했다. 결국 울산시당 위원장직도 내놓았다. 그는 세이브코리아가 광주 금남로에서 탄핵반대 집회를 열자, 2월 24일 5.18 묘역을 찾아 1500송이 국화를 일일이 유공자에게 헌화했다. 2월 27일,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명태균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다. 3월 12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했다.  

 

4월 4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시민들과 전광판으로 파면 선고를 지켜보았다. 두 손을 꼭 모은 채 벅찬 표정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양복 앞 주머니에는 노란 손수건이 꽂혀있었다. 4월 4일을 ‘민주주의 기념일’로 명명하고 국경일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단체대화방에서는 원색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결정이며,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 ‘명예로운 불복종’의 길을 선택했다. 명예로운 불복종의 용기가 귀감이 되어, 훗날 닥칠 수 있는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로움이 지켜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4월 9일 그는 한 방송에서 "극우주의자들의 손아귀에서 당이 계속 벗어나지 못한다면 새로운 사람들끼리 창당을 할 가능성도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직 답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극우화된 국민의힘이 분당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분당이 되려면 수도권에서 개혁적 보수를 표방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국힘의 수도권에 그런 정치세력은 커녕 국회의원도 없다. 만약 개혁적 보수 정당이 일정 정도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이 더 극우로 가거나, 중도화해야 하는 선택에 직면한다. 다당제는 다양성을 수렴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유럽처럼 극우정당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되기도 한다.

 

국힘에서 배출한 역대 대통령의 정치적 말로가 좋지 않았다. 이승만은 사임했고, 박정희는 저격을 당했다.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은 구속되었다. 박근혜 윤석열은 탄핵 후 구속되었다. 모두가 이런 최후를 맞는 것은 개인의 문제일까? 헌법과 같은 제도의 문제일까? 아니면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맹종하는 정당의 책임일까? 이번 대통령 선거는 국민이 이 해답을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대선이 끝나고 1년 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개헌을 할 수 있는 적기다. 망상계엄으로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 다음 대통령은 가버넌스를 바꿔서 7공화국 체제를 여는 것만으로도 큰 업적을 남기게 된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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