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과 국방기술 ③] 군의 인공지능 기술 도입, 미 DARPA의 사례 참고해야

박현규 입력 : 2020.03.23 15:32 |   수정 : 2020.03.23 16:30

자율주행 전차 개발에 실패하고, 전문가 시스템도 기초연구 이후 중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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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현규 객원기자]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군의 스마트 무기체계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부분이 공개되어 있어 민간 대학과 연구소에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여 군에 적용하는 민군협력 연구개발이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2019년 KAIST에 '미래국방 인공지능 특화연구센터'를 설치했고, 육군은 교육사령부에 ‘인공지능연구발전처’를 편성했으며, 효율적인 민군협력을 위해 판교에 '군 인공지능 협업센터'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군에서는 다양한 인공지능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군사적 운영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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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7일 서욱 육군참모총장(가운데)이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육군 인공지능(AI)·드론봇 전투발전 콘퍼런스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은 7~80년대에 세계적으로 연구 투자가 급감하면서 연구가 침체되는 ‘인공지능의 겨울’을 이미 두 차례나 겪었다. 도전적 연구개발과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 문화를 가진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조차도 70년대 초반 자율주행 전차 등 군사적 목적이 분명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인공지능 연구비를 삭감했다.

 

하지만 DARPA의 자율주행 전차는 결국 개발에 실패했고, 특정 분야의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전문가 시스템’도 기초연구 이후 중단되면서 자동화를 보조하는 기술에 머물렀다. 이렇게 DARPA의 인공지능 연구는 진척을 보이지 않다가 1991년 걸프전을 통해 뒤늦게 빛을 발하며 평가가 달라졌다.

 

걸프전에서 이라크군 지휘통제시설과 방공시스템을 파괴한 순항미사일에는 인공지능 기술인 전문가 시스템이 사용됐다. 연구 도중 중단됐지만 기초연구 덕분에 비행경로에 해당하는 지형정보와 목표물의 영상정보를 컴퓨터의 성능 범위에서 처리하는 응용기술을 적용해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었고,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체계 종속된 기술 개발로 기능 개선 제한…기대성과 과도히 부풀리기도

 

따라서 우리 군이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군사적으로 적용하려면 미국 DARPA가 추진하다가 실패한 자율주행 전차와 가시적 성과가 없다고 비난 받아 연구가 중단됐던 전문가 시스템 사례로부터 도출된 두 가지 교훈을 염두에 두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최초부터 목표 체계를 설정한 인공지능은 체계에 종속된 기술로 개발되어 타 체계에 적용이 어렵거나 기능 개선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자율주행 전차는 전차에 특화된 기능 위주로 자동화함으로써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보편적 인공지능 기술로 발전하지 못했다. 만일 보편적 기술 개발로 연구가 진행됐더라면 오늘날 무인화 체계가 더 빨리 발전했을 것이다.

 

둘째로, 전문가 시스템 같은 기반기술의 연구비 확보를 위해 연구원들이 기대성과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문제가 드러났다. 정보기술은 대부분 기반기술로 개별 무기체계에 적용된 이후에야 뒤늦게 성과가 나오는 특성이 있다. DARPA가 초기 인공지능 연구에 부정적 평가를 하게 된 이면에는 인공지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주장한 연구원들의 태도가 한 몫을 했다.

 

국방 분야 적용 서두르지 말고, 지속적인 연구 관리 환경 조성해야

 

우리의 국방연구개발 환경은 미 DARPA와 달리 실패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데다 소요 중심의 연구개발이어서 기초연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군사적으로 적용하려면 실험사업 위주의 민군협력 연구개발만 가능해 첫째 교훈을 반복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사·군수 시스템 등 국방자원관리 분야에서 활용하기에는 효과적이나 개별 무기체계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기술의 국방 분야 적용을 너무 서두르거나, 모든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실패를 용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신개념·고위험 기초연구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과도한 목표를 기대치로 제시하거나 막연한 운영개념 수립은 배제하면서 장기간 지속적인 연구 관리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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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타바이코리아 대표(전산학 박사)
명지대 보안경영공학과 객원교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평가위원
美 해군대학원, KAIST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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