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마이너스 카드’의 귀환…우리카드발 금리인하 경쟁 눈길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8.25 20:05 ㅣ 수정 : 2020.08.25 20:05

신용등급 높은 고객에 한정…연체율 증가 우려엔 선제적 리스크 대응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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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코로나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십여 년 만에 ‘마이너스 카드’를 재출시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마이너스 카드는 ‘마이너스 통장’ 개념의 카드대출 서비스다. 간편대출에 대한 고객의 높은 니즈(needs)에 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우리카드가 이달에 다른 금융기관보다 현저하게 낮은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한 데 이어 롯데카드도 비슷한 상품을 다음 달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가 중금리대출 시장의 금리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물론 일각에선 이미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카드 대출까지 더해지면 카드 연체율이 더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량 차주에 한정해 마이너스 카드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코로나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에서 십여 년 만에 ‘마이너스 카드’를 재출시하기 시작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마이너스 카드, 카드론보다 간편하고 자유롭게 거래 가능 / 우리카드, 연 4.0~10.0% 대출가능한 ‘우카 마이너스론’ & 롯데카드 내달 상품 출시

[표=뉴스투데이 / 자료=각 사]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마이너스 카드 상품을 선보인 우리카드에 이어 롯데카드 역시 다음달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7대 카드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카드 상품을 보유하고 있었던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약 15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마이너스 카드는 카드사들이 대출사업을 확대하면서 한 때 유행했던 상품이다. 삼성카드(바로론카드), 현대캐피탈(드림론패스카드) 등이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대거 장려하면서 카드사들이 카드를 남발했고, 현금서비스 한도도 무제한 늘렸다. 이에 2002년 전체 신용카드 발급 수는 1억480만7000장에 이를 정도였다. 이는 1999년에 비해 1.7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과소비가 팽배해지면서 카드 연체율이 급증하고 신용불량자가 쏟아졌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말 신용카드 연체율은 12.8%에 달했으며 2003년 말에는 23.8%에 육박했다. 신용불량자 수만 해도 400만명에 이르렀다.

결국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마이너스 카드는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2008년 신한카드가 일부 우량 고객층을 대상으로 ‘마이너스론’을 출시했던 것 외엔 전무했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들이 마이너스 카드 재출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14일 고객 신용도에 따라 연 4.0~10.0% 사이의 범위 내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했다. 이용 한도는 최고 1억원이며, 약정기간은 1년으로 신용도에 따라 연 단위 연장이 가능하다. 롯데카드 역시 내달 마이너스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전에 마이너스 카드 상품을 내놓은 신한카드의 경우 이용 한도가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다. 금리는 연 8.7~21.9% 수준이다. 이용 한도와 금리 모두 개인의 카드이용, 신용상태, 타 금융기관 대출금액 등에 따라 결정된다. 기본 약정기간은 1년이며 신용도에 따라 1년 단위로 최장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너스 카드가 재등장하고 있는 배경으로 간편대출에 대한 수요 증가를 꼽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마이너스 형태의 대출 상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컸다”면서 “이에 부응하기 위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 B씨 역시 “마이너스 카드 상품 출시는 이전부터 꾸준히 논의돼온 사항이었다”면서도 “최근 코로나로 인해 신용대출이 늘어나면서 보다 간편한 대출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적절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카드는 비슷한 대출상품인 카드론과 비교하면 거래가 간편하고 자유로운게 장점이다. 카드론은 중도상환 후 다시 대출을 받으려면 재약정을 해야 한다. 게다가 연체가 계속되면 신용등급도 하락한다. 하지만 마이너스 카드는 정해진 한도 내에서 원할 때마다 돈을 빌릴 수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카드론은 건별 거래가 다 대출로 잡히는 반면, 마이너스 카드는 수시로 빌리고 상환해도 1회 대출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 ‘마카’까지? 카드 연체율 우려 vs 카드사, “신용등급 높은 고객만 마카 뚫을 수 있어”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카드 상품 활성화로 카드 연체율이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한 고객들이 상환을 제때 못해 연체율이 이미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말 1.8%를 기록했다.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보다 0.3%p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신용카드대출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상환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이 마이너스 카드 상품까지 이용한다면 연체율이 더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마이너스 카드 상품은 수시로 이용할 수 있기에 과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심지어 최근 출시되고 있는 마이너스 카드 상품은 대출금리가 카드론보다 낮다. 우카마이너스론은 최대 금리가 10.0%인데 반해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02%에 달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에게만 마이너스 카드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우카 마이너스론은 신용도가 높은 우수회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연체율 관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량 차주에는 대손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도 크게 들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카드론 대출이 막힌 비우량 차주가 마이너스 카드까지 손대면서 대출을 남발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씨 역시 “과거 카드 사태처럼 신용카드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1금융권에서 한도를 소진한 고객에게 추가 대출 방편으로 제공하는 등 제한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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