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앞다퉈 베트남으로…국내시장 성장 한계에 해외 시장 공략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2.03 08:25 ㅣ 수정 : 2022.02.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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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신한라이프 베트남 현지법인장과 직원들이 1월 25일 신한라이프 베트남 현지 법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라이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업계가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며 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사업성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25일 베트남 현지법인을 정식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신한라이프는 "국내보험시장의 고령화, 저출생 등에 따른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베트남 법인 설립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법인 설립을 위해 신한라이프는 자본금 2조3200억 베트남 동(한화 약 1141억원)을 출자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현지 법인 설립을 계기로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그룹사인 신한은행‧신한카드와의 시너지를 이끌어 방카슈랑스 등 판매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8년 미래에셋생명은 프레보아그룹과 함께 베트남 현지 보험영업을 위한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합작 설립한 바 있다.

 

교보생명도 지난 연말 방한한 베트남 국회의장과 만나 현지 보험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현지 헬스케어와 스타트업 투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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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1월 20일(현지시간) 베트남 최대 통신사 비엣텔그룹 자회사인 베엣텔포스트와 보험 상품 유통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생명은 2009년 베트남에 진출해 모집계약, 판매 전략 등을 계획 중이다. 최근에는 현지 보험설계사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마련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베트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해상‧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은 지난 2019년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베트남의 현지 보험사 지분을 인수하는 등 현지 시장으로 진출했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베트남 진출에 나서는 이유는 베트남 정부가 해외 보험산업 개방을 순차 추진하는 등 안정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고령화, 저출생 등으로 보험 영업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장률이 높고 인구가 많은 해외시장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10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베트남 생명보험산업의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베트남은 1990년대 후반 민간보험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WTO 가입을 계기로 외자계 기업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춰 외국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저소득 국가는 자국 보험사 보호를 위해 외자계 보험사의 경쟁력을 억제하는데, 베트남의 경우 WTO 가입 이후 보호장벽이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한국의 대형 보험사는 매몰비용의 감내 능력과 보험전문성 면에서 베트남에 대해 소유우위(기업 고유의 유‧무형자산의 소유로 해외직접투자에서 갖는 우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아직 형성 초기 단계이지만 잠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의 보험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수입보험료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한국의 2% 수준이지만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한국의 보험시장과 비교할 때 큰 성장률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보험의 밀도와 침투율이 낮은 상태여서 국내 보험사가 베트남으로 진출할 경우 시장 개척 전략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보험염구원의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총 손해보험료는 전년 대비 -1.0% 성장했지만 베트남은 13.9% 성장했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베트남 손보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성장잠재력 또한 크다"며 "우리나라 손보사들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이 시장원리를 도입하고 세계시장에 문호를 개방하는 등 투자유치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장기적으로 베트남의 잠재력을 볼 때 베트남 진출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의 개념과 인식이 명확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인식이 강해 보험 판매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트남 생명보험 시장은 사망보장과 관련된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저축형 생사혼합보험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생사혼합보험의 다수는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상품이다.

 

또 자주 바뀌는 보험제도와 보험 전문인 부족 등도 불안요소로 지적되고 있어 제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회사 내외부 인력에 대한 보험교육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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