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9.04 07:25 ㅣ 수정 : 2023.09.04 07:25
유진투자증권 주가 전일比 10.23% 급락 마감 두나무 피인수설 보도…양측 모두 "사실무근" 유진證 "사실 아닌 정보에 투자자 피해 발생" 지난해 유안타·SK證도 매각설에 주가 급등락 우리금융, 인수 의지 강력하지만…"매물 없어"
지난 1일 유진투자증권 주가 차트. [자료=한국거래소 / 사진=네이버 금융]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증권사 인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인수설이 제기될 때마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증권사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 등 유수 금융그룹들이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인수설만 듣고 투자하는 행위가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의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전 거래일보다 430원(10.23%) 급락한 3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한때 20% 가까이 떨어진 338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한다는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국내 한 언론매체는 두나무가 유진그룹과 오너일가가 보유한 유진투자증권 지분 30.42%를 5000억원 수준에 매수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나무는 비공식 내부 실사를 마치고 인수합병(M&A) 막판 조율을 하던 중, 금융당국의 제동을 받아 인수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보도 이후 두나무와 유진투자증권은 일제히 인수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두나무 커뮤니케이션실은 보도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해당 기사는 사실무근이며, 두나무는 증권사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측도 기사 보도 당일 반박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기사는 업계와 당국 관계자 등의 발언을 인용했으나, 실제로 인수 검토는 있지 않았고 양사도 사실무근임을 밝혔다"며 "그럼에도 해당 기사가 게재됐고, 이후 주가가 급락해 주주 및 투자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이 아닌 정보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주주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회공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에 앞서 유안타증권(003470)과 SK증권(001510)도 지난해 인수설이 제기되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 피인수설이 보도된 이후 주가가 장중 2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같은 날 우선주인 유안타증권우는 상한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유안타증권과 우리금융에 요구한 관련 조회공시에서 양측이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면서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특히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당시 "대만 지주 측에선 해당 매각설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6월에는 SK증권이 우리금융 피인수설에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나, 조회공시를 통해 피인수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주가가 급등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최근 우리금융과 JB금융, OK금융 등 금융그룹뿐만 아니라 KG그룹 등 비금융계 중견 그룹도 인수 가능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등 증권사 인수전은 마땅한 매물 없이 경쟁 구도만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들도 상당수가 매각 의사가 없거나 협상이 무산되면서 소문만 무성하게 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증권사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유안타증권과 SK증권뿐만 아니라 한양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과도 링크가 있었으나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이 같은 증권사 매각설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사 인수 의지가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금융지주 중 NH농협금융에 뒤처진 5위까지 밀려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땅한 매물은 없는데 경쟁자는 늘어나 몸값만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이라며 "업황도 서서히 회복하면서 굳이 매각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매각을 고려하더라도 급하지 않아 몸값을 높여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감이 주가 변동의 원동력이 될 수는 있겠으나, 확실한 정보가 나타나기 전에 투자하는 행위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