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전문가 수정형 AI활용 시 제조 강국 대한민국 위치 굳건해질 것"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이창선 연구교수 인터뷰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대한민국은 제조 강국이기 때문에 다수의 도메인 전문가 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수십년 간 축적한 도메인 지식을 직접 AI에 탑재할 수 있을 때, 제조 강국 대한민국의 위치는 더욱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제조업체의 인공지능(AI) 적용방안을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이창선 교수의 AI 확산 구상이다. 이창선 교수가 말하는 '도메인'은 정보기술(IT) 산업 이외의 전통산업, 뿌리산업을 말한다. 이 교수가 지난 5월 'MD AI 원데이 클래스'를 강좌를 개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이 강좌는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을 비롯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능화뿌리기술연구소, 한국산업지능화협회, 한국기술사회, 인천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 등 6개 기관이 '산업AI 내재화 협력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이 클래스에는 다수의 기술사들을 포함해 70여명이 참석해 전통 산업계의 AI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 교수는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재료공학 전공으로 석박사를 마쳤다. 이후 포스코 기술연구원에서 30여년간 신제품 개발, 데이터 분석, 코딩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2020년에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으로 이직한 후, 간편 맞춤 AI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사용자 수정형 AI 5일 완성'과 '사용자 수정형 AI 엔진 개발' 등을 책을 쓰고 있는 등 제조업 AI 확산을 위한 전도사로 활발하게 뛰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뉴스투데이> 인터뷰에서 "도메인 전문가들은 AI를 이해하기도 어렵고, 수정 개발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AI의 활용을 주저한다"면서 "제조 기업은 도메인 전문가들에게 수정과 이해 가능한 AI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AI의 잠재력과 사용 용이성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은 AI 지식, 코딩 지식, 데이터마이닝 지식이 부족한 도메인 전문가 들이 쉽게 이해하고 수정할 수 있는 '도메인 전문가 수정형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AI 개발도구는 PPT 템플릿처럼 사용자가 쉽게 AI를 개발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제공한다.
이 교수는 "AI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제조업의 AI 적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현재 국내외에서 일상 업무용 AI가 확대되고 있지만 신제품 개발과 프로세스 개선 등 개선 업무용 AI는 아직 초보 단계"라면서 "개선 업무를 위해서는 다양한 판단 요소를 고려해야하는데, 강인공지능이 필요하지만 강인공지능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선 업무는 도메인 전문가가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일상 업무용 AI를 사용하기 위해 도메인 기업 직원이 학습해야 할 내용은 많지 않다. 메뉴 등 윈도 조작 교육만 받으면 된다. 문제는 개선 업무용 AI 적용 확대다. 수시로 변화하는 업무 특성 때문에 도메인 전문가는 스스로 AI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개선 업무의 판단을 위한 데이터 시공간이 광대하기 때문에 통상 불균형한 데이터 분포에 기인하는 AI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할루시네이션은 데이터 오류 등에 의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응답을 생성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도메인 전문가는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할루시네이션 발생을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만들 수 있다"면서 "그런데 도메인 지식에 더해서 AI 지식, 코딩 지식, 데이터마이닝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메인 전문가는 개선 업무용 AI를 개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도메인 전문가가 수시로 변화하는 개선 업무 내용에 대응하여 간편하게 AI를 개발할 수 있는 간편 맞춤 AI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선 업무용 간편 맞춤 AI'는 '도메인 전문가용 간편 맞춤 AI', 또는 'R&D용 간편 맞춤 AI'다.
도메인 전문가가 사용할 개선 업무용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AI 지식, 코딩 지식, 데이터마이닝 지식, 도메인 지식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배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이 교수는 많은 도메인 전문가들이 엑셀 사용에 익숙하다는 점에 착안해 '엑셀 문서 AI 개발 환경'을 사용할 것을 조언한다. 이를 통해 맞춤 AI를 도메인 전문가가 직접 개발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개선 업무용 간편 맞춤 기능은 설계 문서 접점(Design Document Interface)인 엑셀에 의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제조 기업에서는 AI 활용 도메인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면서 "간편 맞춤 AI를 이용해 본인의 문제를 풀기 위한 AI 를 단기간에 직접 개발해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본인이 개발한 AI를 활용하면서 AI 관련 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AI 활용 도메인 전문가'가 DDI로 설계 하면, 설계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산출물을 생성하는 간편 맞춤 AI 엔진은 'AI 개발 전문가'가 개발해야 한다. 이 교수는 "설계와 구현의 분업화가 이뤄지는 것이고 도메인 전문가와 AI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AI의 확산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많은 제조기업인들은 AI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른다"면서 "AI 활용 도메인 전문가가 양성된다면 AI가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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