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한국의 은둔청년 해법 (4)]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3명이 2년 이상 은둔...지속가능한 '원스톱 지원 정책' 마련해야

박진영 기자 입력 : 2025.04.05 05:15 ㅣ 수정 : 2025.04.05 05:15

여성가족부, 26일 '고립·은둔 청소년 삶 실태 및 정책 과제' 포럼 개최
국내 유명 청소년 전문가 총 7명 참석해 고립·은둔 청소년 정책 제안
장기적인 지원·전문가 양성·예산 확보·연대 강화 등 새로운 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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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국가인 한국에서 청년과 청소년의 5.2% 정도는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데, 삶을 포기한 젊은 층은 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이는 개인과 가정의 불행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1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 국가 차원의 지원과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 <뉴스투데이>가 '고립‧은둔 청년 및 청소년의 실태', '현행 정부 정책 분석', '바람직한 정책 추진 방향' 등 3가지 관점에서 [심층기획: 한국의 은둔청년 해법]을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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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는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삶 실태 및 정책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박진영 기자]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고립·은둔 청소년의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와 현장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고립·은둔 청소년을 위한 정책적인 제안을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6일 오후 2시30분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삶 실태 및 정책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함께 주최했고,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가 주관했다.

 

이날 포럼은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 및 지원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고립·은둔 청소년의 사례 관리 모형 및 개선 방향'을 주제로 한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는 종합토론이 열렸다. 종합토론은 인제대학교 김영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호서대학교 김혜원 교수와 김혜은 대구동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유정미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 등 총 7명이 참석했다.

 

종합토론에 참석한 청소년 전문가들은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3명이 2년이 넘도록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상담 인력을 전문화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날 종합토론에서 좌장을 맡았던 인제대학교 김영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럼에서 전문가분들이 제안한 내용 중에서도 고립·은둔 청소년을 위한 원스톱 패키지 지원 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과 전문 인력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립‧은둔 청소년을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부처간 협력을 강화하며,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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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정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지난 26일 열린 '고립·은둔 청소년 삶 실태 및 정책 과제'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 김혜원 교수,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6명은 재학생…교육부 협업과 장기 지원 필요

 

김혜원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는 기존에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던 정부의 모습과 지난해부터 실태 조사에 나서기 시작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 거론했다. 또, 미래 정책은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해 말했다.

 

김혜원 교수는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예전의 정책 지원 실태에 대해서 "현재 청년의 삶이 상당히 고단하다.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고 고립·은둔 상태로 빠지고 있는데, (최근 조사를 통해) 그 시작은 청소년기에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그동안 청소년 고립·은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립·은둔 청소년 정책의 현재에 대해서는 "정부가 청소년 고립·은둔 문제를 거론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며 "이제 6개월 정도 되었는데, 이 기간에 고립·은둔 청소년을 알 수 있었고, 지원이 이어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중·고등학교 재학생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복지부와 협업이 이뤄졌지만, 교육부와의 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고립·은둔 청소년의 60%가 재학생이므로 무엇보다도 교육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인력의 43%가 퇴사했다. (이들이 장기간 근무하면서) 전문성을 쌓아갈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기간 관 인프라를 구축하고, 광역거점센터를 활용해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혜은 센터장, 관계 중심의 고립·은둔 청소년 문제 해결책 제시

 

김혜은 대구동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은 안정적인 관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고립·은둔 상태에 빠지게 되는 청소년의 실태에 대해 언급하며 전문가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은 센터장은 "많은 청소년과 청년이 자신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강력한 메세지를 토로하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며 "관계 속에서 행복이 나온다. William Glasser는 행복은 주변의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안전한 관계 맺기를 위한 세계관이 필요하다. 고립·은둔 청소년이 선택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으므로, 이들의 관계 형성을 돕기 위해서는 주무부처와 운영 기관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센터장은 "고립·은둔 청소년의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며,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고용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0교시와 야간 자율학습 없는 학교,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할 수 있다면 고립·은둔 청소년은 줄어들 것"이라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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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재고립·재은둔을 경험했다. 지난 26일 개최된 '고립·은둔 청소년 삶 실태 및 정책 과제' 포럼에서 주제발표와 사례발표, 종합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반복적이며 장기적인 문제로 확산된 고립·은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책 지원을 요구했다. [자료=여성가족부 / 그래프=박진영 기자]

 

■ 권혁도 센터장, "고립·은둔 청소년 72,3%가 18세 이전에 은둔생활 시작"…장기 지원가능한 시스템 확보해야

 

권혁도 경상남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센터장은 경남 지역의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현황과 정책적인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권혁도 센터장은 "고립·은둔 청소년의 72.3%가 18세 이전에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의 65.5%가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39.7%가 재고립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에서는 지난해 9명의 전담 인력이 총 82명의 청소년을 발굴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했으며, 서비스 만족도는 청소년이 8.8점, 보호자가 9.2점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고립·은둔 기간이 2년 이상인 경우가 32.5%에 달한다"며 "전담 인력의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예산을 확보해 사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해 단기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현실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권 센터장은 "기존 서비스가 3개월 단위로 제한되거나, 연도가 바뀌면 지원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장기적인 지원이 가능한 청소년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근 교수는 "지역별 지리적인 특성을 반영한 운영 모델을 개발하고, 법 제정을 통해 사업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승규 대표, 고립·은둔 청소년이 직접 참여해 정책 개선하는 자리 요구

 

유승규 안무서운회사 대표이사는 '성찰된 당사자의 필수성, 그를 통한 인식개선'을 주제로 토론했다. 유 대표는 고립‧은둔 청소년이 직접 정책 제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규 대표는 "매몰된 당사자(정책 제안을 위해 인위적으로 선택된 고립·은둔 청소년)가 아닌 성찰된 당사자(진짜 고립·은둔 청소년)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야 하고, 회복된 당사자(탈고립‧탈은둔 청소년)가 사업을 만드는데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언론 취재나 토론회에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더라도 당사자가 부담을 느끼거나, 섭외에 한계를 느껴 제대로 된 의견을 청취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청소년이 토론회나 고립‧은둔 청소년 사업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예산 확보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하며,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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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소년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인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다. 지속적인 상담이나 생활 지원을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여성가족부 / 그래프=박진영 기자]

 

■ 유민상 연구위원, 인간의 권리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 강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동과 청소년기의 사회적 고립과 은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에 대해 말했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 단위의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기구가 지금보다 더 확대돼야 하며, 고립·은둔 청소년의 사회 참여는 인간의 권리라는 입장에서 장기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유민상 연구위원은 "지원이 지역적으로 촘촘하게 설정돼야 한다. 전국에 학교밖청소년센터는 12개소에 불과하다. 법적인 근거도 부족해 청소년복지지원법 등에 고립·은둔 청소년을 도울 수 있는 조항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유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한 전담 기구를 설치해야 하며,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밖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 안 청소년에 대한 위기관리에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에 대한 안정된 서비스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 연구위원은 "시민적인 권리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간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립·은둔 청소년 문제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다.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정미 과장, 인식개선‧전담 인력 확보‧학교 밖 청소년 예산 확충 등 전문가 의견 정책 반영 약속

 

유정미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 지원과장은 이날 주제발표와 사례발표, 종합토론에서 언급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며, 정부가 마련할 은둔‧고립 청소년에 대한 정책 방향을 거론했다.

 

유정미 과장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 사회 참여를 하지 않는 청소년을 어떻게 찾아내고, 얼마나 발굴할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며 "사업을 시작해보니 센터와 민간 기관들의 도움으로 많은 청소년을 찾을 수 있었고, 특히 학부모님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유 과장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사춘기적 특징과 고립·은둔 청소년의 특징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올해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에 대한 인식 개선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담 인력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예산 지원과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현장과 소통하며 여러 상황에 맞는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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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가 '고립·은둔 청소년 삶 실태 및 정책 과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 최홍일 박사,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 강조 / 서미 본부장, 학교 안·밖에서 고립청소년과 연결성 강화 다짐

 

이날 포럼의 마지막은 주제발표와 사례발표를 각각 진행했던 최홍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와 서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복지지원본부장이 의견을 정리하는 순서로 끝맺었다. 

 

최 박사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서미 본부장은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학교 안과 밖에서 고루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최 박사는 "(고립·은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촘촘한 지원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인식 개선에 대한 부분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은 행복하지도 않고, 외롭고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서투르거나, 틀리거나, 늦거나, 실수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졌다면 지금 이런 자리를 마련할 필요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서 "(고립·은둔 청소년들은) 게으르거나 실패한 상태가 아니라 잠깐 멈춰있는 상태라는 인식이 필요했다"며 "우리의 인식이 바뀐다면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지난해 고립·은둔 청소년을 발굴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현장에서 개선이 가능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학교 안에 있는 청소년들이 학교 밖 센터에서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들과 연결성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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