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탄소 중립 (22)] 시멘트 산업 탄소감축, 폐콘크리트 재활용에서 길을 찾다
[기사요약]
시멘트 산업,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연료전환과 원료전환 추진 중.. 특히 폐콘크리트 활용한 재활용 시멘트 기술에 주목
폐콘크리트는 소각과 자연분해 불가능해 매립처리 필수, 매립비용 비싸고 환경 오염 문제도 심각
최근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적 탈수화 기술, 폐콘크리트를 전기 에너지로 처리.. 시멘트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혁신적 방법
기존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오염 해소, 매립비용 절감, 자원 절약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다양한 에너지·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시행되면서 과거와 달리 관련 분야의 일선 기업들이 민간부문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를 찾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ESG 금융의 물꼬를 제대로 된 수요처로 초기부터 잘 잡아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본 시리즈를 기획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각 산업 분야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시멘트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 부문의 탄소 감축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한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시멘트 산업에서의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12%, 그리고 2050년까지는 53% 감축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시멘트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크게 원료 전환과정(공정 배출)과 연료 전환과정(연료 연소 배출)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하는 전체 온실가스 중 약 60%가 원료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배출이고, 나머지 약 40%가 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로 구성된다.
이 글에서는 우선 원료전환 측면에서, 원료로서 재활용 시멘트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주로 소개한다.

• 폐콘크리트 처리 문제 매우 심각, 재활용률 낮고 대부분 매립에 의존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수많은 건물이 시멘트를 주재료로 하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다.
콘크리트는 물과 시멘트, 모래, 자갈을 섞어 만든 강력하고 단단한 건축 재료다. 하지만 건물이 낡아 다시 지을 때, 건물을 철거하면서 엄청난 양의 폐콘크리트가 생겨난다.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연간 30억톤의 건설폐기물 중 절반 이상이 폐콘크리트 및 폐시멘트이며, 한국에서도 매년 약 8천만톤의 건설폐기물 중 60%에 해당하는 약 4800만톤이 폐콘크리트다.
폐콘크리트 처리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콘크리트는 한번 굳어지면 물리적으로 잘 부서지지 않고, 소각도 어렵고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매립처리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매립할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고 매립비용도 생활 폐기물 대비 두 배 이상 비싸다는 점이다.
폐콘크리트의 중량이 무거워 운송과 매립이 어렵고, 매립 시 오염 방지를 위한 추가 비용이 필요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더불어 폐콘크리트를 매립할 경우 장기적으로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문제도 있어 환경 문제까지 초래한다.

그동안 폐콘크리트를 재활용하기 위한 시도는 계속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도로의 보조 기층재 등 제한적이고 품질이 낮은 형태로만 사용되어 왔다.
콘크리트를 다시 고급 시멘트로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워, 재활용률이 낮고 결국 대부분 매립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 최근 혁신적 기술 발표, 폐콘크리트에서 전기 에너지 활용해 콘크리트를 원래의 시멘트 원료 상태로..
그런데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줄리안 올우드 (Julian M. Allwood ) 교수 연구팀이 혁신적인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폐콘크리트에서 전기 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제거하는 전기적 탈수화 방식을 통해 콘크리트를 다시 원래의 시멘트 원료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다.
기존 시멘트 제조 방법은 석회석을 1450℃ 이상의 고온에서 태워야 해서 많은 화석연료가 사용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전기를 이용해 약 150℃라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만 처리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고 매우 친환경적이다.

이 기술의 과정을 보다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낡은 건물에서 나온 폐콘크리트를 작은 알갱이로 잘게 부순다. 그리고 이 작은 알갱이에 전기를 가하면 콘크리트 속에 갇혀 있던 물이 빠져나오면서 콘크리트가 굳기 전 상태인 시멘트 원료로 다시 변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얼었던 얼음을 다시 녹여 물로 되돌리는 것과 비슷한 과정으로 이해하면 쉽다.
재활용 시멘트 기술의 장점은 매우 크고 명확하다.
첫째, 환경적인 장점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폐콘크리트를 매립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어 환경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둘째, 경제적 장점이다. 높은 매립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폐기물을 새로운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자원의 순환을 촉진한다.
셋째, 자원 보호 효과다. 천연자원인 석회석을 채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연환경 보존에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재활용 시멘트 기술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 방법을 넘어서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화와 자원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널리 적용된다면,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유종민(Yu, Jongmin) ▶ 미국 일리노이대 응용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겸임교수 / 환경부 배출권 할당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수출입은행 외부사업 자문위원 / (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전)한국은행 조사역 / (전)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전)기획재정부 뉴딜실무지원단 자문위원 / (전)환경부 중앙정책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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