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유치 위한 금융권 ‘패키지 상품’, 후폭풍 없을까

윤혜림 입력 : 2020.06.25 06:37 ㅣ 수정 : 2020.06.25 06:37

펫팸족, MZ세대 등 겨냥한 패키지 상품 출시 / 우대금리, 각종 혜택에 무작정 가입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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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최근 시중 은행들이 통장·적금·카드 등과 연계된 ‘패키지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일부 특정 기업에 초점을 맞추는가 하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나 젊음층을 대상으로 하는 등 특정층을 공략하고 있다.

저금리시대의 도래로 은행의 예대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복수 거래를 통해 상품의 수익성을 높이고 고객의 이탈을 막으려는 것이다. 패키지 상품의 장점은 개별 상품에 비해 높은 할인이나,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고, 다양한 상품을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대금리나 경품에 현혹돼 필요없는 상품에 가입할 수 경우, 만기 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통장, 적금, 카드 등의 상품을 모은 ‘패키지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양육가구, 젊은 층의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거나 핀테크 기업에 초점을 맞추는 등 특정층을 공략하는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23일 KB국민은행은 환경 실천에 동참하면 고객에게 금리 혜택을 주는 ‘맑은바다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KB맑은바다적금’과 ‘KB맑은바다 공인신탁’이 포함된 이 패키지 상품은 만기 해지 시까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거나,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면 고객에게 금리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1일,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겨냥한 ‘KB마이핏 패키지’를 출시했다. ‘나에게 딱 맞는 금융’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된 이 상품은 예금과 적금, 그리고 체크카드 2종이 포함돼 있다.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들을 위한 ‘KB마이핏 패키지’는 ‘머니쪼개기’ 서비스를 통해, 기본비·생활비·비상금 등 목적에 맞춰, 계획적으로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BNK부산은행은 지난달 반려동물 양육가구를 위한 ‘펫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패키지 상품은 △펫적금 △펫(PET)카드 △마이펫신탁 △펫산업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 등 총 4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펫적금은 한달에 최대 50만원까지 불입이 가능한 상품으로 가입 기간은 6개월이나 1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동물등록증을 제출하거나 펫카드를 이용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DGB대구은행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서민 대출과 중금리 대출 한도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토닥토닥 서민&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기존의 ‘DGB새희망홀씨대출II’과 ‘똑똑딴딴 중금리 대출’을 앱에서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로 만든 대출상품이다.

NH농협은행은 토스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지난 5월부터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는 핀테크 기업이 거래 종류나 여건에 따라 오픈뱅킹 공동망·펌뱅킹·은행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선택해 이용하는 서비스로 농협은행은 예치금관리, 환전, 공과금조회 등 140개 API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제로금리시대가 열리면서 수신상품의 금리를 낮아져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대출 규제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 은행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1분기 1.46%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의 1.62%에 비해 0.16%포인트(p)가 떨어져 역대 최저치다.

이에 은행들은 패키지 상품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거래의 연속성을 높여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들에게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마이핏 상품 같은 경우, 고객은 입출금통장을 지출용도에 맞춰 쪼개 쓰고 적금을 통해 저축까지 할 수 있어, 패키지 상품을 통해 자금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마이핏통장과 마이핏적금을 같이 가입할 경우, 통장 이용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높아지기에 두 개를 같이 거래할수록 고객의 혜택이 더욱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은행 차원에서는 패키지 상품을 통해 복수 거래가 증가할 경우, 소비자를 묶어두는 락인(Lock-in)효과가 강화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패키지 상품의 우대금리나 각종 혜택에 현혹돼 무조건적인 상품 가입은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을 통해 고객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고객 유치 차원에서 내놓는 상품이다 보니, 연계 실적이나 예금이 상품과 연결된 경우가 많아, 해당 패키지 상품이 만기된 이후에도 연계 카드나 예금이 쓸모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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