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반도체 대전 (1)] 삼성전자, 3~5나노 수율 개선과 GAA FET 양산 성공으로 TSMC 맹추격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9.11 00:30 ㅣ 수정 : 2023.09.11 00:36

[기사요약]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TSMC와 점유율 격차 더 벌어져.. 그러나 최근 3~5나노 수율 개선에 성공
독자적 미세공정인 GAA FET 통한 양산에도 성공함으로써 추격의 기반 마련
대만, 미국, EU 및 중국은 서로 비메모리 비교우위 분야와 전략이 상이
우리도 비교우위 확보 및 포지셔닝 위한 차별적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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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OpenAI가 내놓은 ChatGPT는 AI(인공지능) 시대를 활짝 열었으며 금년 3월 GPT-4로 더욱 진화하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Bing AI와 구글의 Bard에 이어 국내 포털 네이버도 8월 24일 대화형 AI인 ‘클로바X’와 생성형 AI ‘큐’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생성형 AI의 급진전을 통한 본격 AI 시대의 도래는 CPU, GPU 및 NPU와 메모리 반도체 등 하드웨어 발전이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파운드리의 미세공정과 패키징 등 후공정뿐만 아니라 메모리에서도 고대역 메모리(HBM) 등 집적도 향상 및 전력 소비 감소를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만의 TSMC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던 삼성전자는 3~5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과 독자적인 GAA FET 공정을 통한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TSMC를 추격하고 있다. 또한 메모리 분야 2인자인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이하여 글로벌 반도체 대전의 양상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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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3nm 칩 제조 수율이 TSMC의 3nm 수율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 [출처=sammobile]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금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5740억달러(약 746조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비메모리는 77.4%를 차지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의 약 세 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대만의 TSMC, 금년 2분기 59.6%로 삼성전자의 12.3%의 약 다섯 배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은 약 70%, 낸드 메모리에서 약 50%를 점유하고 있으나, 파운드리에서는 금년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2.3%에 불과한데 비해 대만의 TSMC는 59.6%로 거의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참고로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53.2%대 18.9%, 2020년 55.5%대 18.4%, 2021년 54.6%대 18.0%로 약 3:1의 추세를 유지해 오고 있었으나 지난해에 56.6%대 16.4%에 이어 금년 2분기에는 59.6%대 12.3%로 더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첨단 5나노(nm)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와 TSMC의 매출액 차이는 2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5개 파운드리 기업의 연도별 매출액 및 비중 (단위: 백만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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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tatista, TrendForce 및 Evertiq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 삼성전자, 최근 3~5나노 초미세공정 수율 안정화와 GAA FET공정 양산 성공으로 TSMC 추격 위한 기반 조성

 

일정한 규격이 있는 범용성의 D램 및 낸드 등 메모리와는 달리 CPU, GPU(그래픽처리장치) 및 NPU(신경망처리장치)와 스마트 폰의 AP 등은 수요자의 주문에 의해 설계가 이루어지고 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가 중심이 되어 생산하게 된다.

 

특히 본격적인 AI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초미세공정을 통한 소형화 및 고성능화는 물론 전력소비 저하가 필수적이다.

 

7나노 및 5나노의 경우 최근 실용화되었는데 향후 3나노 및 2나노 등의 상용화를 누가 먼저 실현하느냐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TSMC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파운드리 3사 미세공정 관련 장기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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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하이투자증권]

 

과거 10나노까지는 삼성전자와 TSMC의 진척도가 같았으나 7나노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여 TSMC는 2017년 상용화에 들어갔으나 삼성전자는 2년 지체되었었다.

 

그러나 5나노에서 삼성전자는 TSMC를 다시 따라잡게 되었고 양사 모두 2023년 말부터 2024년 중에는 3나노를 실현시킬 계획이며 이후 2나노 추진 계획일정도 거의 같다.

 

이에 비해 인텔은 양사에 비해 매우 지체되었지만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과학법’ 등의 지원 하에 금년 이후 3나노 및 2나노에서 양사와 동일한 보조를 취할 것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나노 공정을 시작으로 애플, 엔비디아 및 퀄컴 등 주요 팹리스 고객들이 삼성전자를 떠나 TSMC로 선회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TSMC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격차는 2019년 34% 포인트 정도에서 2023년 2분기에는 47% 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되어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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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패권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인 삼성전자, TSMC와 인텔 [출처=닛케이아시아]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5나노 및 3나노의 수율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7월 보도에 따르면 TSMC가 아이폰용 3나노 수율에서 애플이 원하는 70%에 미치지 못한 55%에 머물면서 애플을 고민하게 만든 시점에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수율은 60% 정도에 이르러 TSMC를 추월한 것으로 알려져 주요 팹리스 고객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삼성전자의 공장 가동률이 하락한 데 따라 오히려 3나노 공정의 테스트 웨이퍼 투입을 늘린 것이 초미세공정 수율의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황 부진이 오히려 기존 애로를 돌파하는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TSMC는 공정의 안정성을 감안하여 3나노까지 기존 FinFET 공정(3면에서 게이트와 채널이 만남)을 고수함에 따라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반면, 독자적인 GAA FET 공정(4면에서 게이트와 채널이 만남)을 통하여 양산에 돌입하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는 이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고 본격적으로 시장 경쟁에 나설 수 있는 무기가 초미세공정 수율 개선에 이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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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의 반도체 생산공정 일부모습 [출처=TSMC]

 


• 국가별로 비메모리 전략 상이

 

최근 8월 말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EU, 일본, 중국 및 대만의 비메모리분야 전략은 매우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이하 국별 유형 분석은 산업연구원 보고서 참조).

 

미국의 경우 범용/시장 중심이고 대만이 특수/시장 중심인 반면 EU는 범용/전략 지향이고 일본은 특수/전략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메모리시장 석권, 비메모리의 삼성전자가 TSMC에 이어 비록 격차가 크지만 글로벌 2위의 위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의 모호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대만의 경우 ‘시장형 선택과 집중’에 특화하여 스마트 폰, 태블릿 및 PC 등 투입 수요가 큰 일부 소자군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PC 및 스마트 폰의 원조로서 CPU 및 AP 등 범용 프로세서, 유무선 통신 및 GPU,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트랜지스터 기반 논리 게이트와 어레이를 포함하는 집적 회로)에 강하며, 군사, 우주‧항공 및 자동차 및 기계 등에 투입되는 아날로그 소자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독일 등 유럽국들은 자동차 및 산업용 로봇 등 수요산업용 임베디드 시스템 관련 소자 즉 MCU, 전력제어(PMIC) 및 광학/비광학 센서류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일본은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취하여 유럽과 유사하게 MCU, CMOS 이미지센서 및 정밀 통신소자 등 자국 내 범용 수요 분야에 일부 경쟁우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소자별 매출에서 1위를 차지한 분야가 없으며 주요 기업 수 역시 여타 주요국 대비 매우 적다. 그러므로 국가차원의 시스템반도체 전략 및 포지셔닝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방향 모색을 위한 다각적 실태 분석이 필요하다.

 

<주요국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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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산업연구원]

 

즉 글로벌 거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산업은 대기업 특성상 정부의 지원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대만의 경우 이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뤄온 경로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주문생산인 파운드리 산업특성에 부합하여 수요기업의 요구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 설계 및 생산에 최적화된 중소기업 중심의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이 메모리에 비해 세 배 이상으로 매우 큰 파운드리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향후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 관련 생태계의 조성에 집중한 발전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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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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