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기본자본 강화' K-ICS 규제 도입에 '긴장'…대안 마련 고심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3.31 08:17 ㅣ 수정 : 2025.03.31 08:17

금융당국,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 계획
한화생명, 생보 톱5 중 유일하게 50% 미만
푸본현대·KDB생명, 기본자본 비율 '마이너스'
공동재보험 등 요구자본 감축 방안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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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규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보험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기본자본 비율이 낮은 보험사들은 자본구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12일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보험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보험사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아닌 자본의 질적 제고를 위해 기본자본 규제비율을 도입하고 감독기준을 합리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본자본은 통상 주식자본, 유보금, 기타 자산 등으로 구성된다. 보험사는 기본자본 위에 자본력을 보강하고 재정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후순위채권, 조건부자본증권 등을 발행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이를 연말결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이 악화하는 등 건전성이 하락해 후순위채 증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K-ICS 비율 제고에 힘써왔다.

 

올해 보험업계의 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한화손해보험 5000억원 △메리츠화재 3000억원 △DB생명 3000억원 △DB손해보험 8000억원 △흥국생명 2000억원 △KB손해보험 6000억원 △NH농협손해보험 2000억원 등이다.

 

다만 후순위채 등의 보완자본 비율이 높으면 유동성 리스크, 이자비용 증가 등 재정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보완자본은 대부분 후순위채권이나 조건부자본증권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대부분 만기가 길어 즉각적인 유동성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높은 이자비용 부담으로 보험사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국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이 증가함에 따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번 방안을 내놨다.

 

아직 구체적인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 수준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해외 사례를 감안하면 50~7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채 시가평가를 도입한 캐나다와 유럽의 경우 각각 50%를 규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70%를 권고치로 삼고 있다. 국내의 경우 총자본 K-ICS 비율이 150% 이하를 권고 수준, 100% 이하를 법적 제재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자본관리 전략을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총자본 K-ICS 비율 감독기준을 현행 150%에서 10~20%포인트(p)가량 하향 조정한다는 당국의 방침에 따라 관리 부담이 줄어들 것이나 자본의 질적 제고가 과제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완자본 비율이 높은 보험사들의 경우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의 영향이 더욱 클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평균 가용자본 구성비는 기본자본 48%, 보완자본 48%, 자본감소분 경과조치 효과 4%로 기본자본이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업권별 평균 기본자본 비율은 생명보험사 52%, 손해보험사 40%로 생보업계가 더 높다. 다만 푸본현대생명(마이너스 21%), KDB생명(마이너스 14%) 등 2개 생보사는 기본자본 비중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들 2개사는 기본자본 K-ICS 비율(경과조치 전)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푸본현대생명은 마이너스 33%, KDB생명은 마이너스 17%를 기록했다. 이 밖에 IBK연금보험은 23%, iM라이프는 18%로 50%를 넘지 못했다.

 

손보업계의 가용자본 비율을 보면 롯데손해보험(7%), MG손해보험(21%) 등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기본자본 K-ICS 비율(경과조치 전)은 롯데손보와 MG손보가 각각 7%와 8%로 50%에 미달했다. 하나손해보험은 54%로 50%를 소폭 상회했다.

 

같은 시기 기준 생보업계 상위 5개사(삼성·한화·교보·신한·NH농협)의 기본자본 K-ICS 비율은 삼성생명 156%, 교보생명 105%, 신한라이프 145%, NH농협생명 95%로 모두 예상 규제범위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 79%로 이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손보 상위 5개사(삼성·DB·현대·KB·메리츠)는 삼성화재 174%, DB손해보험 105%, KB손해보험 95%, 메리츠화재 95%, 현대해상 73% 수준을 기록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기본자본 K-ICS 비율이 차이를 보이면서 자본관리 전략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보험사의 기본자본 K-ICS 비율은 당분간 더욱 하락할 전망이어서 보험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까지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할인율 산출기준 강화 등 제도변화에 따른 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험사의 자본확충이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확대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송미정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본의 규모뿐 아니라 구성이 중요해졌다"면서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자본성증권 발행 대신 손실흡수력이 큰 기본자본을 활용해 K-ICS 비율을 관리하도록 주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자본 확대를 위해서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 이익창출력 강화, 사내유보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중장기 관점의 전략인 만큼 당장 K-ICS 비율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유상증자 또는 일반·조건부자본 형태(CoCo) 신종자본증권 등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 발행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유상증자는 가장 즉각적인 방법이지만 국내외 금융그룹계열 보험사 또는 대형 모회사를 두고 있는 중소형사에 국한된다. 지배구조가 분산돼 있거나 모회사가 사모펀드인 경우에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수요가 불확실하고 조달금리가 높다는 단점이 있어 실제 활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당국의 K-ICS 평가 기준 변화로 그간 후순위채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 온 보험사의 조달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기본자본 확대 노력과 동시에 부채를 축소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자본 확충이 어려운 만큼 공동재보험 출재를 통한 위험 전가, 자본변동성 축소를 위한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ALM)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 당국의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아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기본자본을 단기간 내 확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공동재보험 출재를 통해 위험을 전가하고 ALM을 관리하는 등 요구자본을 축소하는 방안이 더 유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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