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4.04 01:30 ㅣ 수정 : 2025.04.04 01:30
67개 주요국가 중 38위, 인적자본과 조직자본 모두 한국과 비교 불가수준으로 낮아
일본의 국가경쟁력이 한국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24년 세계경쟁력에서 조사대상 국가 67개국 중 일본이 38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과거 최저순위를 경신했다. 10년 이상 20위권에 머물다 작년에는 8단계나 뛰어오른 종합순위 20위를 기록한 한국과 매우 대조적인 결과다.
주요 평가항목 중 하나인 인적자본에서 일본은 한국의 25위에 크게 뒤진 40위를 기록했는데 ‘기업수요를 충족하는 어학능력’과 ‘유능한 관리직’에서는 세계 최하위 수준인 66위와 65위를 기록했고 ‘기업수요를 충족하는 대학교육’에서도 58위를 기록하며 실제 직장인들의 능력과 기업들의 요구치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함을 드러냈다.
조직자본은 인적자본보다 더 심각해 2018년에 48위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하여 2024년에는 마찬가지로 최하위 수준인 61위까지 떨어졌다. 의사결정의 신속성(67위, 한국 9위), 시장변화 대응력(65위, 한국 10위), 기회와 위협 대응력(67위, 한국 17위) 등에서 한국에 크게 뒤처진 결과였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일본은 노동시장에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어 개인의 능력개발 의욕이 저하되거나 기능하지 못하였고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경직성이 종업원의 주체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빠른 인구감소로 기업들의 인력부족과 채용난이 심각해지면서 반대로 개인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발전하고 경쟁할 동기가 사라졌다는데 있다.
실제로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에 의하면 1980년 이후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연령인구에서 취업자 수를 제외한 인구, 즉 추가로 취업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인원은 해마다 감소해왔다.
2024년 기준 취업자 수는 여성과 고령자들의 경제활동 참여로 1980년 대비 22% 증가한 6781만 명을 기록했지만 여성 취업률은 70%를 넘기며 남성의 84%에 근접했고 고령자 취업률 역시 G7국가 중 1위인 한국의 36%에 이은 22%를 기록하며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찾아낸 방법이 바로 부업 활성화다. 외벌이로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맞벌이를 장려하고 맞벌이로도 부족하다면 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직업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8년 부업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여 노동자들의 부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한편 기업들의 부업 허용을 압박하였으며 그 결과 2022년 기준 부업자 수는 332만 명까지 늘어나고 부업을 희망하는 직장인도 516만 명을 기록했다.
또 다른 해결책은 적극적인 외국인 유입으로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추계에 의하면 2070년 일본 인구는 현재보다 35% 적은 7760만 명까지 줄어드는데 반대로 외국인은 2.8배 늘어난 938만 명을 기록하여 10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늦게나마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여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물가와 임금 인상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일본이지만 급격한 인구감소와 노동력 상실의 여파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국가경쟁력 반등의 희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