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4.02 05:00 ㅣ 수정 : 2025.04.02 05:00
노태문 사장, 기존 MX사업부장 외에 DX 부문장·품질혁신위원장도 겸임 노 사장, 갤럭시 시리즈 개발 '모바일 전문가'...2020년 5G·AI 스마트폰 주력 AI 스마트폰 대중화 겨냥해 내놓은 S25 시리즈 사전예약 130만대...역대 최다 '갤럭시 신화' 토대로 MX·SET 사업 경쟁력 강화하는 계기 마련할 것으로 전망 '영업·마케팅 전문가'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DA사업 사령탑에 선임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MX사업부 COO 겸임...모바일 사업 경쟁력 강화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이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무대행으로 발탁됐다. [사진 = 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한 부회장이 갑자기 타계해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노태문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경륜을 토대로 TV, 가전 등 핵심 사업을 총괄하는 DX부문장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 사장을 DX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그는 기존 MX사업부장 직책을 겸임할 뿐만 아니라 한 부회장이 맡았던 품질혁신위원장 자리도 맡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삼성전자는 MX사업부장에게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겨 조기에 조직 안정화를 도모하고 DA사업부장에는 영업·마케팅 전문가를 선임해 사업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컨퍼런스 자료 참조 [그래프 = 뉴스투데이]
1997년 삼성전자 MX사업부(옛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노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글로벌 1위 자리까지 끌어올린 자타공인 '모바일 전문가'다.
1968년생인 그는 연세대 전자공학과와 포항공대 대학원 전자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 입사했다. 그는 이후 혁신제품개발팀장과 상품전략팀장, 개발실장 등을 지내며 30년 가까이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노 사장은 2017년 MX사업부 개발실장으로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MX사업부의 기술력 강화'라는 임무를 부여받아 당시 갤럭시 시리즈의 글로벌 경쟁력을 대폭 키웠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2020년 MX사업부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그는 이 무렵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및 AI(인공지능) 스마트폰 시장 확장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초고속 5G 시대를 본격 개화한 ‘갤럭시 S20’ 시리즈, AI 스마트폰 지평을 연 ‘갤럭시 S22’, 스타일리시하고 혁신적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를 매료시킨 ‘갤럭시 Z 플립’ 등이 모두 그의 지휘봉 아래 탄생했다.
그의 가장 최근 성적을 살펴보면 AI 스마트폰 대중화를 목표로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사전예약에서 130만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러한 사전예약 규모는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라며 "글로벌 경기 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인 갤럭시 S24 시리즈(121만대)에 비해 9만대가 더 많은 성적표를 거머쥐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실적에 힘입어 MX사업부 연간 매출액은 △2020년 96조200억원 △2021년 104조6800억원 △2022년 115조4300억원 △2023년 108조6300억원 △2024년 114조4000억원으로 그간 등장한 여러 글로벌 변수에도 큰 영향없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는 노 사장의 직무대행 배경에 대해 “MX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갤럭시 신화'와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이라며 “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아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MX 사업뿐만 아니라 SET(완제품) 사업 경쟁력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노 사장은 당분간 정식 DX부문장이 아닌 직무대행으로 조직을 이끌어 간다. 이는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조직을 안정화하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이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무대행으로 발탁됐다. [사진 = 삼성전자]
만일 노 사장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차기 DX부문장이 확정되면 올해 남은 2∼4분기는 그의 경영 능력을 테스트하는 '혹독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뿐만 아니라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 부회장과 함께할 대표이사 선임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문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부터 DX부문과 DS부문에서 각각 대표이사 1인을 선임해 2인 체제로 운영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보직인사를 통해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임 DA(생활가전) 사업부장에는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이 선임됐다.
김철기 부사장은 스마트폰, 가전, TV 등 모든 제품의 영업 업무를 맡아 기술과 영업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그는 풍부한 업무 경륜과 시장 경험을 살려 DA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평가된다.
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겸임해 MX사업부 내에는 사장급 최고운영책임자(COO) 보직이 새롭게 마련됐다.
이에 따라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 운영팀장(사장)이 기존 직책과 함께 MX사업부 COO를 겸임한다. 최원준 사장은 MX사업부 COO로 사업 운영을 총괄하며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