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4.08 08:26 ㅣ 수정 : 2025.04.08 08:26
4대 시중은행 신입 정기 채용 15% 줄어 당초 채용 계획보다 실제 채용 인원 6%↓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정기 공개 채용 인원이 전년 대비 줄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신입 채용은 축소하면서 고용 창출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비대면·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영업 환경 변화에 따라 인력 채용에서도 변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은행별 채용 인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정기 공개채용을 통해 뽑은 인원은 총 1128명이다. 2023년 1332명과 비교했을 때 약 15%(204명)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채용 인원이 2023년 500명에서 지난해 382명으로 118명 줄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37명에서 102명, 하나은행은 441명에서 384명으로 채용 인원이 줄었다.
이는 당초 시중은행이 목표로 제시했던 채용 계획 인원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KB국민은행은 266명을 채용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260명을 채용했다. 신한은 150명 목표 대비 48명을 덜 뽑았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90명, 400명 채용을 목표로 했으나 8명, 16명이 부족했다.
김현정 의원은 은행이 고용 창출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이들이 속한 4대 금융지주가 순이익 16조4205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고용에 인색했다는 비판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이자 이익 역시 41조8760억원으로 전년(2023년) 40조6212억원 보다 3.1% 증가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최근 '그냥 쉬는 청년'이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청년 고용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채용 규모도 줄었다”며 “은행은 국민경제 한 축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고용을 통한 사회적 기여와 책임 있는 역할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은행들은 정기 채용 인원 감소는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화 등 은행의 영업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입이 아닌 경력직 채용 등으로 채용 형태와 비중이 변동된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원 수 감소나 채용인원이 줄었다는 지적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변동이 있긴 하지만 우려만큼 인원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뽑을 수 있는 만큼 최대 인원을 뽑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은행 업무에 인공지능(AI)이 많이 대체되고 ATM기기도 고도화되면서 고객들이 은행을 찾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며 “은행 영업점이 통폐합되고 비대면, 디지털이 확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적절한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다 보니 신입 채용 감소나 희망퇴직 등 인원 변동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기존 직원들이 계속해서 근무하고 있다보니 신입 직원 채용을 조정해 전체 인원 균형을 맞추는 경향도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인력 구조는 피라미드 구조가 이상적인 형태인데 필요 인력은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인력은 머물다보니 항아리형 구조가 되기도 한다”며 “무작정 신규 고용을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정기 채용 감소에도 4대 은행의 전체 임직원수는 5만6634명으로 전년 5만6536명보다 98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