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잠재부실 여신 급증…건전성 리스크 확대

김세정 기자 입력 : 2025.02.12 08:20 ㅣ 수정 : 2025.02.12 08:20

4대 은행 요주의 여신 7조1115억원
잠재부실 1년 새 8230억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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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주요 은행에서 최대 90일 동안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잠재 부실 여신이 1년 새 크게 늘었다. 돈을 빌린 차주들이 불경기 속에 상환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인데, 은행들이 떼일 우려가 커진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 건전성 관리에 리스크 요인이 커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요주의 여신은 총 7조1115억원으로, 전년 말 6조9920억원 보다 823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 전체 여신 중 요주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말 0.49%로, 전년 말 0.47%에서 0.02%p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0.02%p 상승이라고 하면 적어보일 수도 있는데 금액으로 치면 8000억이 넘는다”며 “은행 건전성 관리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합해 고정이하여신, 즉 부실채권(NPL)으로 분류한다. 

 

요주의 여신은 부실화 직전 단계 채권이다. 통상 1~90일 동안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잠재 부실 채권을 가리킨다.

 

요주의 여신이 늘어난 만큼 향후 부실채권의 증가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요주의 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기면 고정이하여신으로 다시 분류되기 때문에 부실채권 급증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주의 여신이 증가한 점은 은행 영업자산 건전성에 리스크 요인이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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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4대 은행 각 사 [그래픽=김세정 기자]

 

하나은행 요주의 여신은 2023년 말 2조460억원에서 2024년 말 2조4740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총액과 증가율 모두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조4190억원에서 1조4440억원으로 1.8%, 신한은행은 1조3310억원에서 1조5070억원으로 13.2%, 우리은행은 1조4960억원에서 1조6890억원으로 13.0% 각각 늘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요주의 여신이 시기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요주의 여신 증가액은 고정이하여신 증가액보다 컸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3조9490억원으로, 전년 말 3조3860억원 보다 5630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은 1조1550억원에서 1조2950억원으로 11.3%, 신한은행은 7870억원에서 8620억원으로 9.5%, 하나은행은 8780억원에서 1조200억원으로 16.2%, 우리은행은 5660억원에서 7810억원으로 38.0% 각각 증가했다.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25%에서 0.27%로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가 없더라도 신용 등급이 낮을 경우 요주의 단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지난해에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연체하거나 등급이 하락한 차주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2025년 금감원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실물경제 부실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취약 부문에 대해 선제적 관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 손실흡수 능력 제고 등 건전성 제도의 강화와 정교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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