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중력에너지 저장장치, 양수발전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개발 중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7.19 00:30 ㅣ 수정 : 2022.07.19 00:30

[기사요약]
리튬이온배터리, ESS용으로 가격 등 여러 문제
중력에너지는 양수발전으로 이미 ESS 역할 담당하고 있어
에너지볼트社, 콘크리트 블록 이용한 중력배터리 개발
모래배터리/고온 용융 소금/초대형 피스톤 등 다양한 아이디어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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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볼트社의 콘크리트 블록을 이용한 중력배터리 [출처=energyvault]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리튬이온계열의 이차전지는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특히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SK온 및 삼성SDI 3개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월말 기준으로 26.3%에 달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추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어 향후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설치되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및 변동성 극복 위해 ESS 필수지만 가격 등 문제

 

그러나 첨단 이차전지인 리튬이온계 배터리의 한계도 동시에 지적되고 있다.

 

주로 단기간(최대 6시간) 에너지 저장용이라는 점과 리튬 자원이 세계 특정 지역에만 부존하는 한정된 자원이며, 채굴에 따르는 환경오염 문제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및 공급망 불안 요인의 상존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 기술적인 문제이므로 단기간에 극복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최근 ESS를 둘러싼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다소 불안감을 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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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호주 네오엔(Neoen)의 300MW/450MWh ESS에서 테슬라 리튬이온 배터리 2개에 걸쳐 번진 화재 진화에 3일이 걸렸다. [출처=bestmag]

 


• 국내 양수발전 설비용량, 수력의 2.6배, 풍력의 2.9배

 

낙차를 이용하여 발전을 하는 수력발전의 경우,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이며 하천이 발달하였음에도 대형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추가부지의 확보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소수력 등의 대안이 거론되지만, 이 역시 활발하게 추진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물리 상식을 벗어나서 전력수요가 줄어드는 야간 등에 유휴전력을 이용하여 하류의 물을 상류 저류지로 끌어 올려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시간대에 이를 다시 흘려보냄으로써 발전을 하는 양수발전은 의외로 세계적으로 이미 많이 이용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 REN21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전세계 에너지저장의 96.2%는 양수발전이 담당하고 있는 반면 최근 부상하는 배터리 기반 ESS는 아직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2020년 기준으로 양수발전의 설비용량은 4.7GW로서 전체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력의 2.6배, 풍력의 2.9배에 달하고 있다.

 

2020년 12월 28일 공표된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20~2034)’에 따르면 향후 양수발전 설비는 2034년까지 1.8GW가 추가로 구축될 계획인데 2030년까지는 0.5GW가, 2032년까지는 0.6GW가, 그리고 2034까지는 0.7GW가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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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루딩턴(Ludington) 근처의 양수발전 플랜트 전경. 미시간 호수에서 절벽 위의 저수지로 물을 펌핑한 다음 필요에 따라 거대한 터빈을 통해 방출하여 전기를 생성한다. 양수발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시설을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라고 부른다. [출처=ironmountaindailynews]

 


• 에너지볼트社, 중력배터리 개발하여 대규모 투자 유치로 상용화 성공

 

스위스의 에너지전문 스타트업인 ‘에너지볼트(Energy Vault)’는 상류 저수댐의 물이 아닌 대형 콘크리트 블럭을 이용하여 중력에너지 발전시스템(중력배터리)을 개발하였다.

 

이 시스템은 지상 110m 높이에 설치된 6대의 크레인으로 무게 35톤의 콘크리트 블록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쌓아 올렸다가 이를 낙하시킬 때 발생하는 중력에너지를 활용하여 2000~3000가구가 8시간 쓸 수 있는 최대 8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설립된 에너지볼트는 상장 전까지 약 2억8000만달러의 투자유치를 통하여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였으며 세계경제포럼에 ‘기술 개척자’로 선정되기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뉴욕증시 상장을 이뤄냈다.

 

리튬이온계 배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열화 현상이 발생하고 리튬이나 코발트와 같은 고가의 희유금속이 필수적이며 열폭주나 화재 위험이 있다.

 

반면에 중력배터리는 30년이 넘는 장수명으로 리튬이온계 배터리 대비 30~40% 운영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리튬이온계 배터리의 여러 단점으로부터도 자유롭다.

 

■ 에너지볼트社 중력배터리의 충‧방전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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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과 맨 오른쪽은 완전 방전 상태,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충전 중, 가운데는 완전 충전 상태, 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방전 중 [출처=energyvault]

 


• 에너지볼트社, 중국, 미국 및 캐나다 등지에 중력배터리 설비 구축 중

 

더욱이 콘크리트 블록은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광산폐기물이나 석탄연소 잔류물, 또는 수명이 다해 폐기된 풍력터빈 날개 같은 폐기물을 현지에서 조달하여 생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력배터리는 양수발전과 원리는 유사하지만 입지 제약이 훨씬 적어 높이나 규모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도 제한이 있는 경우 지하에 설치할 수도 있어서 설비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소 8개월, 최대 18개월이면 건설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볼트는 금년 3월부터 중국 장쑤성에 100MWh 설비를 건설 중이며 올해 중반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00MWh 규모 설비를 건설할 예정이고 이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및 미국 오하이오주에도 설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에너지볼트는 금년 1월 비철금속 글로벌 기업인 고려아연과 재생에너지 저장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 고온에서 녹인 소금 및 초대형 피스톤 등 다양한 아이디어 속속 등장

 

한편 핀란드 기업인 ‘폴라 나이트 에너지(Polar Night Energy)’는 헬싱키 인근에 최초의 상업용 모래배터리를 구축하였다.

 

이 시스템은 폭 4미터, 높이 7미터의 절연 철강 탱크 내에 모래를 가득 채워 가열시킨 후 탱크 가운데 위치한 열교환기를 통해 8MWh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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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 나이트 에너지(Polar Night Energy)의 모래배터리 [출처=polarnightenergy]

 

이외에도 구글에서 분사한 ‘몰타(Malta)’, 스웨덴의 ‘솔트엑스(SaltX)’, 덴마크의 ‘하임(Hyme)’ 등은 고온에서 녹인 소금(용융염)을 활용하여 열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미국의 에너지 전문기업 ‘그래비티 파워(Gravity Power)’는 양수발전의 원리를 이용하되 지하에 대량으로 저장한 물을 바탕으로 거대한 피스톤을 상하로 움직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수력발전 기술은 선진국 대비 매우 미흡한 수준에 있으며 특히 발전 주기기 제작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 즉 국내 수력산업은 10MW 이하의 소수력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중‧대형 수력발전설비는 일본 및 유럽 등 해외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친환경적이고 저비용‧고효율의 장점이 있으며 부지 제약에서 자유로운 중력배터리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한 기술개발 및 시장화를 활발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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