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4박5일 금연캠프를 가다…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성공비결은 ‘운영자의 진정성’

최정호 기자 입력 : 2024.09.04 19:20 ㅣ 수정 : 2024.09.04 19:20

금연 방법 9년간 축적…기저질환에 대한 체계적 의료서비스 관리
“금연 중 한두 번 흡연했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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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부터 기저질환 관리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백유진 센터장이 2일 금연캠프 1일 차에 의료진과 회진하고 있다. [사진=최정호 기자]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는 정원 18명 규모의 ‘전문치료형 4박5일 금연캠프’(이하 금연캠프)를 매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평균 16~17명의 참가자를 받아 지금까지 15회 운영했다.

 

금연캠프 참가자 대부분은 50대 후반으로 20~30년의 흡연 경력을 갖고 있다. 금연 성공률은 지난해 6개월 기준 70%를 넘는다. 

 

금연캠프에서 의료지원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양소이 간호사는 “입소 전부터 캠프 참여자들은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의료적 질문을 해도 왜 물어보냐부터 세세하게 질문하니 취조받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부정적 의사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참가한 금연캠프(2일) 1일 차에도 입소 때부터 답답함을 호소하는 금연자가 있었고, 1명은 중도 퇴소하기도 했다.  

  

■ 인기비결, 흡연자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진정성…체계적 건강 관리 시스템 

 

국가 지원 금연 지원 센터는 전국 16개 도시에서 1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가 금연 성공률이 높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멀리 충주에서 온 참가자도 있고 특히 서울지원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서울에서 온 참가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참가자 A씨는 “서울에 거주하는데 찜질방에서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금연캠프 전단지를 보고 참가하게 됐다”면서 “지난 기수에 입소하려 했지만 정원이 차 못했다가 이번에 한 자리 남아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B씨는 “이번이 세 번째 캠프 입소로, 6개월과 8개월 간 금연했지만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유혹을 못 이겼다”면서 “캠프에 입소하면 6개월 이상은 금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다시 입소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가 금연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운영자의 진정성에서 찾을 수 있다.  

 

입소식에서 오원희 금연캠프 팀장은 “전문성을 갖고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입소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또 송홍지 과장(가정의학과 교수)은 금연 치료 시 사용되는 약물에 대해 교육하면서 “금연센터는 내가 도움을 줄수록 보람을 느끼는 곳”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의 운영 시스템도 타 지원센터들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캠프에 입소하는 금연자들은 평균적으로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을 앓고 있다. 때문에 캠프 입소 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폐기능검사, 심전도검사 등의 건강검진을 받는다. 퇴소 후에는 6개월 간 사후 관리도 받는다. 담당 상담사와 간호사, 전공의, 교수가 배정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 상담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금연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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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을 도와주는 약물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송홍지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교수 [사진=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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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 강의하는 박지영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교수 [사진=최정호 기자]

 

금연캠프에 첫날 입소하게 되면 건강 상태 점검과 약물 요법 교육(송홍지 교수), 흡연으로 발생한 질환 교육(박지영 교수) 등을 받게 된다. 남은 3일 동안은 개별상담과 그룹 상담 중심으로 운영된다.

 

상담 시간은 주로 흡연을 하게 된 이유 또는 재흡연 원인을 분석하고, 맞춤형 금연 방법을 찾는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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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캠프 일정표 [자료=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지난 2015년 문을 연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는 9년간의 다양한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따라서 상담사와 면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금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금연상담사는 금연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에는 6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심리학을 전공한 상담사부터 사회복지사까지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박소영 금연상담사는 “금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고, 담배를 끊는 것도 실천이 어렵다”며 “평생 담배 끊기라는 큰 목표를 갖기보다 하루하루 누적을 통해 장기 금연의 성취감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를 지탱하게 하는 원동력, 금연자에게서 찾게 되는 보람

 

양소이 간호사는 혼자서 의료지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금단현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금연상담사들의 힘으로 안되면 양 간호사가 투입돼 의료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현재 금연상담사는 여러 명이지만 간호사는 한 명이라 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전공의들의 의료기관 이탈로 일손이 부족을 더욱 느끼고 있다. 정해진 근무시간이 없고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금연자가 입소하기라도 하면 초긴장 상태가 되곤 한다. 

 

이 같은 순간마다 양 간호사를 지탱하게 하는 것은 금연자들이 건강에 대해 각성할 때다. 금연자가 수십 년간 흡연으로 손상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는 양 간호사에게 “어떻게 하면 건강 관리를 잘할 수 있냐”라고 물어볼 때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양 간호사는 병동 간호사로 재직하다가 약 2년 6개월 전에 경기남부금연센터에 합류했다. 금연자들에게 기저질환과 흡연의 연관성, 건강 관리 요령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병동 간호사 시절보다 공부를 더 많이 했다고 한다.  

 

양 간호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금연자는 공직에서 정년 퇴임하고 건강 관리차 금연하려고 입소했는데 인슐린 투약하는 수준의 당뇨병과 고지혈증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면서 “흡연과 기저질환의 연관성을 알게 되고는 건강 관리에 열정을 보이자 많은 부분들을 배워갔다. 6개월 금연 성공 후 금연 멘토로 금연캠프에서 강의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흡연율은 저소득층에서 높게 나타난다. 중상위 계층 금연자들은 여행을 한다던가 다양한 방법들을 찾지만, 저소득층은 막연하게 버티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금연을 도와주는 약물들이 의료보험 적용을 받아 2~3만원의 수준이지만, 이 역시도 부담스러워 자유 의지로만 갖고 담배를 끊으려 애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박 상담사는 “없는 살림에 손자들 양육하면서 지내다가 담배를 친구처럼 흡연해 온 한 할아버지를 복지관에 금연 캠페인을 하러 갖다가 만나게 됐다”라면서 “무료 운영되는 금연캠프라 입소를 권했고 이 할아버지는 의료수급자라 약물치료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담배 대용품으로 은단을 사용하면서 금연에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22년에 금연캠프를 수료했으니 2년간 금연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가끔 업무용 휴대폰으로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직원들 잘 있냐고 안부를 묻는데 그때 이 일에 대한 보람을 느꼈디”라고 덧붙였다.   

 

금연센터 운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흡연으로 인해 뇌가 니코틴에 중독된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금연하는 게 좋다”라고 말이다. 

 

또 송 교수는 “금연하는 데 작은 회전문이 있다. 문을 열고 흡연나라로 쉽게 돌아간다”라며 “흡연했다고 실망하지 말고 머무는 시간을 짧게 해 다시 금연나라로 돌아오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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