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올해도 순익보다 높은 '고배당'...日에 돈 줄줄 샌다

서민지 기자 입력 : 2024.12.17 09:02 ㅣ 수정 : 2024.12.17 09:02

유니클로, 올해 매출 '1조' 달성
2019년 '노 재팬' 이후 5년 만
순익은 1300억...1800억 '고배당'
로열티 900억...전년비 4배 올라
"일본으로 새는 돈 막을 방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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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사진=서민지 기자]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유니클로가 올해도 당기순이익을 크게 웃도는 고배당을 단행했다. 이에 로열티 900억 원까지 총 1800억 원을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빠져나간다며 빈축을 사고 있으나, 이런 행태가 불법은 아니다. 게다가 유니클로 입장에서는 세금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앞으로도 국내 수익금이 해외로 고스란히 흘러가는 걸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올해(회계연도 지난해 9월1일∼올해 8월31일) 매출은 1조 601억 원이다. 직전 회계연도 대비 15% 올랐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1489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3.9% 신장한 1320억 원이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의 SPA 브랜드 제품이 인기를 끌며 매출 1조 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한일 관계 개선으로 일본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줄며 실적을 회복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올해도 당기순이익보다 높은 배당을 집행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1800억 원을 배당했는데, 각각 1320억 원과 1272억 원의 당기순이익보다 한참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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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 그래프=뉴스투데이]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에서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한 합작회사다. 결국 배당금 1800억 원의 51%인 918억 원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여기에 에프알엘코리아는 올해 로열티로 일본 본사에 873억 원을 추가 지급했다. 지난해는 194억 원으로 4분의 1 수준이었다. 

 

통상 기업은 순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하기 때문에, 에프알엘코리아처럼 순이익보다 높은 배당금을 책정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에프알엘코리아는 불매 운동에 따른 여파를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국내에서 '노재팬' 불매 운동이 일어나며 매출에 직격탄을 입었다. 2019년 매출 1조 3781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 매출은 6298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도 -88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에프알엘코리아가 고배당을 이어가는 이유는 세금 회피 목적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일 조세조약에 따라 일본 법인이 한국에서 받아가는 로열티와 관리 수수료는 10%까지다. 즉 로열티를 높게 설정할수록 법인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에 본사를 둔 한국 법인의 고배당 정책은 위법하지 않다는 점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배당할 수 있으려면 순이익이 있어야 하고, 법인은 순이익 한도 내에서 마음껏 배당할 수 있다"며 "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하면 위법하지만, 에프알엘코리아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이상 일본으로 흘러가는 돈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클로의 한국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영업할 뿐 연구개발이나 직접생산을 하지 않다 보니 경영적 관점에서 회사에 돈을 쌓아둘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배당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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