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고친다 ①] 현대인의 고질병 ‘목디스크 질환’…“팔 저리면 의심해야”
누적된 손상으로 장년층에서 목디스크 질환 빈발
선천적으로 디스크 약한 청년층 환자도 자주 발생
은상수 척추센터장 “수술시 최소침습으로 정밀하게”
목을 자주 앞으로 구부리지 않는 생활 습관 중요
국내 의료 시스템이 의정 갈등 여파로 '울며 겨자 먹기 식'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환자는 다양한 의료정보가 있어야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다양한 의료정보 제공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에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또 국내 의료 시스템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현대인들은 장시간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으로 목디스크 질환에 노출돼 있다. 앉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자주 팔이 저리고 어깨가 아프다면 목디스크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목디스크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를 가야 할지 신경외과를 선택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이에 은상수 부민병원 척추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을 만나 목디스크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목디스크 질환은 디스크 겉면이 찢어지고 파편이 튀어나와 척추 신경을 누르는 질병이다. 정확한 명칭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경추는 허리디스크보다 크기는 작지만 추간판 탈출증의 모양과 원리는 비슷하다. 경추 신경은 뇌에서 바로 이어져 디스크가 눌리면 어깨 통증이나 팔 저림 증세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 척추신경압박에 따른 사지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은 센터장은 “목디스크의 원인은 과도한 목의 사용과 누적된 손상”이라며 “주로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질병인데, 최근 젊은 층에서도 목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어 “20세 이하 환자들은 선천적으로 디스크가 약한데 목이 꺾이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다가 목디스크에 걸린다”고 덧붙였다.
목은 머리 무게를 지탱하는 인체 구조물 중 하나다. 디스크는 목뼈의 분절을 잡아주며 충격을 흡수한다. 목의 움직임이 많을 경우 목디스크에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목을 숙이는 자세는 머리가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목디스크에 압력을 높인다. 또 고개를 숙이는 동작은 뒤쪽 디스크를 벌려서 섬유륜(디스크 속 수핵의 겉을 단단히 감싸고 있는 섬유 조직)이 잘 찢어지게 한다. 또 목을 양옆으로 돌리고 꼬는 동작은 섬유륜 파열을 유발시킨다.
은 센터장은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들 중에서 헤드레스트(자동차 시트 윗부분의 머리 받침대)를 앞쪽으로 기울여 놓았을 경우 목디스크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목디스크 질환의 경우 마비가 있지 않다면 비수술 치료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은 센터장은 이를 “보수적 치료”라고 하는데 ‘약-주사-시술’이 순서다.
약물 치료는 견인 치료(목을 잡아 당기 치료)와 병행하는데 차도가 보이지 않으면 신경차단술(신경주사)을 받게 된다. 신경차단술로도 팔 저림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술(신경성형술)을 받게 된다. 팔을 올리거나 컵을 들지 못할 경우와 시술을 했는데도 통증이 심하면 수술로 이어진다.
은 센터장은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자거나 아파서 우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면 깔끔하게 증세가 개선된다”라면서 “하루 만에 퇴원이 가능하며 목디스크 수술은 결과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목디스크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 중 2~3명 정도가 수술을 받는다. 대부분 신경차단술에서 병세의 호전을 보여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신경차단술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를 투약하는 것이다. 목에는 식도와 중요 신경 등이 있어 주사를 놓기 까다로운 부분이다. 의사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주사를 놓으려면 CT를 보면서 하는 게 좋은데 설비를 갖춘 곳이 적다. 은 센터장이 근무하는 부민병원의 경우 CT신경차단술이 가능해 목디스크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부민병원 척추센터의 경우 타 병원에서 MRI로 목디스크 질환을 진단받고 오는 환자들이 많다. 타 병원에서는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해 겁이 나서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은 센터장은 “디스크는 MRI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고 증상으로 치료하는 것”이라면서 “수술을 한다면 최소침습 수술법을 추구한다”라고 말했다.
최소침습 수술법은 쉽게 얘기해서 피부 절개를 최대한 적게 한다는 것이다. 디스크의 위치와 모양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데, 목 뒤로 구멍을 뚫어서 하는 척추내시경도 있고 전방유합술을 하더라도 유합 마디를 최소한 줄이게끔 수술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이다.
은 센터장은 “수술이 간단할수록 환자가 편하고 결과가 좋다”라고 말했다.
디스크는 자연 치료가 가능한 인체의 기관 중 하나다. 찢어진 디스크는 아물고 튀어나온 디스크는 흡수된다. 목디스크 질환을 앓고 있다면 목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예후가 좋을 수 있다.
은 센터장은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목의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좋다”라면서 “목을 돌리거나 숙여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많이 하면 목디스크에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스트레스 때문에 목과 등 근육이 긴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목을 뒤로 젖히고 팔과 가슴을 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머리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가슴과 승모근 등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목은 근육이 작아서 운동으로 강화하기 어렵다. 어깨와 등, 가슴 근육을 같이 강화해 머리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다. 턱 당기기와 날개뼈를 모으고 하늘을 보는 것과 엎드려서 흉추를 회전시키는 운동이 좋다.
또 생활 습관의 개선도 필요하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대화 도중 상습적으로 목을 끄덕이는 행동을 한다면 삼가는 것이 좋다. 달리기 같은 운동도 디스크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가급적 안하는 것이 좋다.
은 센터장은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해서 목디스크 질환 증상이 안 나타면 해도 상관은 없다”라면서 “무리하게 달리는 것보다는 걷기로 지속적인 운동 생활을 만들어 가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10~20년 전에는 목디스크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로 구분해 치료했다. 디스크는 신경외과가 치료하고 목뼈는 정형외과가 다루는 식이었다. 지금은 그 경계가 없어졌다. 부민병원만 하더라도 척추센터 내에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 대부분 종합병원은 척추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1차 병원(동네의원)을 이용한다면 목디스크를 진료하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를 찾아가면 된다.

은상수 척추내시경센터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 ▶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 / 청담우리들병원 부원장 / 테니스 국가대표팀 주치의 / 국방부 의무자문관 / 아주대학교 의학 학사 / 성균관대학교 의학석사 / 서울대학교 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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