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대한항공 48조 투자해 기단 경쟁과 MRO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최현제 기자 입력 : 2025.03.28 05:00 ㅣ 수정 : 2025.03.28 07:23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되면 '세계 10위 항공사'
대한항공-보잉-GE 3사 최고 경영진 만나
친환경 항공기 도입과 ESG 경영 실천
'차세대 먹거리' MRO 시장에도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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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네 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 세 번째),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왼쪽 네 번째),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CEO(왼쪽 첫 번째) 등 한미 양국 정부 및 기업 대표 관계자들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한항공, 보잉, GE 3사 협력 강화를 위한 서명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대한항공]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48조원이 넘는 대규모 항공기 및 엔진 도입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통 큰' 투자는 크게 두 가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선 기단(항공기 대수) 증가에 따른 항공기 성능 업그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2026년 10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끝나면 통합 항공사는 세계 9위를 위협하는 항공사가 된다. 

 

2024년말 기준 기단 규모로 살펴본 세계 10대 항공사는  △1위 아메리칸항공(1558대)  △2위 유나이티드항공(854대)  △3위 델타항공(750대)  △4위 사우스웨스트항공(732대)  △5위 중국남방항공(640대)  △6위 페덱스 익스프레스(600대)  △7위 라이언에어(450대)  △8위 루프트한자(400대)  △9위 에미레이트항공(270대)  △10위  대한항공(155대)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155대, 아시아나항공 보유 항공기는 78대"라며 "내년에 두 항공사가 합병되면 보유 대수는 233대로 9위 에미레이트항공에 도전장을 낼 수 있는 규모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항공기 MRO(유지·보수·운영) 시장에도 도전장을 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에서 항공기 엔진 결함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항공기 MRO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라며 대한항공의 이번 대규모 투자에는 고성능 기재 도입과 항공기 엔진 정비 능력 향상이라는 '큰 그림'이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 대한항공, 48조원 투자해 기단 크게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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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B787-10 [사진 =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세계적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 강화 서명식을 진행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대한항공은 보잉 777-9 및 787-10 기종 총 50대를 도입하며 GE9X 및 GEnx-1B 예비 엔진 10대와 정비 계약까지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보잉 항공기 도입에 249억 달러(약 36조5300억원), GE에어로스페이스와의 엔진 계약에 78억 달러(약 11조4400억원)로 총 48조원에 이른다.

 

이번 계약에서 대한항공은 최신 기종 도입을 통해 장거리 노선 효율성을 높이고 연료 절감 및 탄소 배출 감축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보잉 777-9는 최신 기술을 갖춘 차세대 기종으로 높은 연료 효율성과 넓은 좌석 공간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최신 기단을 미리 확보해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항공기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연료 효율성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탄소 배출 절감과 ESG 경영 실천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항공사 기단 현대화에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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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공사들의 기단 현대화 경쟁 [표 = 뉴스투데이 편집]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기단 현대화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대규모 계약에 나선 점은 일본항공(JAL), 싱가포르항공(SIA), 루프트한자(Lufthansa) 등 주요 항공사들이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항공은 최근 에어버스 A350-1000을 도입해 기내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이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항공은 △항공기 내 최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구축 △개인 공간 확대 △기내 Wi-Fi 무료 제공 등을 통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질세라 싱가포르항공은 보잉 777X 및 에어버스 A350 기종을 확보해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항공은 기내 서비스 수준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어 대한항공은 싱가포르항공 경쟁력을 적극 벤치마킹할 방침이다.

 

루프트한자는 보잉 777X와 에어버스 A350-1000을 거머줘 유럽 장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대서양 및 아시아-유럽 노선을 놓고 루프트한자와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처지에 놓였다.

 

■ 대한항공, 항공기 안전도 높이는 5조원 규모 MRO 사업 진출 본격화

 

대한항공의 이번 대규모 투자에는 향후 성장규모가 커지는 항공기 MRO 시장의 잠재력도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 안전도를 높이려면 MRO 인프라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라며 "현재 항공기 엔진 정비는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대한항공이 MRO 시장에서 공격경영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항공기 정비는 △기체 중정비 △엔진 중정비 △부품정비 △운항정비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라며 "이 가운데 엔진 중정비가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며 국내 국적사 가운데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엔진 중정비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한항공이 GE9X 및 GEnx-1B 정비 계약을 체결한 것은 결국 항공기 MRO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수순"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578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대한항공 신(新)엔진 정비공장’을 건설 중이다.

 

인천시 중구 운북동 부지에 연면적 14만200㎡(약 4만2410평) 규모로 세울 예정인 신엔진 정비공장이 들어서면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항공기 엔진 대수가 현재 연간 약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주한미군 군용기부터 오키나와 주일미군 군용기까지 미 군용기 유지 보수 건수가 37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신엔진 정비공장 등장으로 국내 항공기 수리는 물론 해외 항공사 엔진 수리 보수까지 할 수 있는 사업 기회가 열렸다"라고 설명했다. 

 

항공기 MRO 시장의 향후 전망도 밝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 MRO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5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두 항공사 자회사 항공 정비 물량을 포함하면 100대가 넘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으로서는 이처럼 성장 잠재력이 큰 MRO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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