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 주총 키워드 '글로벌 확대'...현지 수요 대응 '촉각'

서민지 기자 입력 : 2025.03.28 06:30 ㅣ 수정 : 2025.03.28 06:30

김홍기 CJ 대표 "경영 불확실성 극복...초격차 경쟁력 확보"
이효율 풀무원 의장 "해외 성장·이익 개선 집중...유럽 등 추가 진출"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 "상반기 밀양2공장 완공...해외 매출 대응"
이승준 오리온 대표 "국내외 시장서 제품력·영업력 강화"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신시장 발굴·전략 제품 확대"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인도서 브랜드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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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CJ와 풀무원, 삼양식품 등 주요 식음료 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키워드로 꼽았다. 내수 시장 침체 속에서 생산 능력을 강화해 해외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CJ와 풀무원, 삼양식품, 오리온 등이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25일엔 CJ제일제당과 롯데웰푸드가 주총을 열었다. 이들은 모두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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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기 CJ 대표가 26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제7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J]

 

김홍기 CJ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시장 불확실성 위기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올해 경영환경도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내수 소비와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정세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인구 고령화·경제 양극화·기후 변화·AI(인공지능)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유례 없는 복합적 구조 변화와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올해 국내 사업에서는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에선 영토 확장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가속화함으로써 그룹의 성장성을 되찾을 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 사업에서의 잠재적인 기회를 최대한 발굴해 성장으로 연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은 'ONLYONE(온리원)' 정신을 함양하길 당부했다. '온리원' 정신은 모든 과정에서 최초,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차별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CJ는 경기불황 등 위기 상황에서 '온리원'을 강조하며 성장해 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온리원'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길 주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0년 동안 CJ는 소재식품산업에 머물지 않고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쉼 없이 도전을 이어나가면서 전 세계에 K-컬처를 확산시킨 대표 기업이 됐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명확한 비전과 도전적인 자세를 가질 때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내고 글로벌 넘버원 생활문화 기업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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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율 풀무원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효율 풀무원 이사회 의장은 "올해 기존 해외사업은 성장과 이익 개선에 더욱 집중하고 나아가 유럽 시장까지 추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미국 법인은 두부와 프리미엄 생면(아시안누들), 냉동식품 사업을 펼치고 있다. 두부의 경우 최근 K-푸드 인기에 힘입어 현지 수요가 증가하자 풀무원은 미국 메사추세츠주 아이어 소재 생산 공장에 두부 제조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올해 9∼10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미국 현지 두부 생산량은 20% 이상 증가한다.

 

중국에선 회원제 채널을 활용해 상온 파스타와 냉면, 우동 등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을 개선했다. 2010년 중국에 진출한 뒤, 44종의 간편식 파스타를 생산하며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하며 사업을 키웠다. 올해는 매출액 10억위안(약 119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풀무원은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도 힘을 준다. 이효율 의장은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도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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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삼양식품 대표가 '제6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한 만큼 올해는 생산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올해 상반기 밀양2공장 완공됨에 따라 생산 능력이 증가해 글로벌 매출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공장을 최대 가동하고 있지만 '불닭' 브랜드 해외 수요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6월 밀양2공장 건립을 통해 생산 능력을 보강하고 글로벌 수요에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밀양2공장은 6개 라인에서 연간 최대 6억9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오는 2027년까지 중국 등 주요국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해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중국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은 현지에서 판매되며, 밀양공장 생산품은 미국과 유럽 시장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또 삼양식품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을 준다. 라면 외 소스와 스낵·간편식·음료 등 주력 상품군을 확장하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잭앤펄스' 등 식물 단백질을 이용한 헬스케어 관련 카테고리도 육성한다. 김 대표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하며 기존 식품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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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오리온 대표가 '제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오리온]

 

이승준 오리온 대표는 올해를 '매출 5조원·영업이익 1조원을 향한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했다. 지속된 경기 침체와 카카오 등 원재료 가격이 올랐으나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했다.

 

오리온은 실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외 법인 제품력과 영업력을 강화한다. 

 

이 대표는 한국 법인에 대해 "충북 진천에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를 착공해 국내 공급 확대와 미국과 중국, 호주, 유럽 등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제품 공급력을 증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법인에 대해서는 "지난해 간접영업체제 전환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올해는 성장을 가속할 수 있도록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며 "간식점과 창고형 매장 등 성장 채널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베트남 법인에 대해 "하반기 하노이 옌퐁 공장 내 신공장동 건설을 완료하고 쌀스낵과 캔디 생산 라인 증설로 제품 공급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법인과 관련해 "초코파이 제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뜨베리 신공장에 새로운 공장동을 건설해 초코파이 공급량을 확대하고 '후레쉬파이·참붕어빵' 등 신제품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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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제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도 신시장 개척에 힘 준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는 "국가별 실행력을 강화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굴하고, 글로벌 전략 제품(GSP)을 확대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필두로 미국·멕시코·러시아·중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호주·독일 등 전 세계 6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49.2%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론 해외 매출 비중이 52%에 달하며 국내 매출 비중을 앞섰다. 내수를 넘어 김치와 냉동밥, 만두 등 주력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일찍이 공략한 성과다. 

 

강신호 대표는 "차별화된 제품력을 바탕으로 대형 제품을 지속 출시해 시장 리딩의 선순환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선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창출하고, 해외에선 사업 성장 방향을 정립한다. 강 대표는 "국내는 온라인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자원 최적화와 구조혁신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선 K-푸드 트렌드에 기반해 국가별 최적의 성장 방향을 마련하고, 미주에선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며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8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에선 만두 수요에 대응하고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다지기 위한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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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가 25일 '제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롯데웰푸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롯데 브랜드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웰푸드가 사활을 건 시장은 인도다. 지난 2월 준공된 인도 푸네 신공장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화하면서 빙과 사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상반기까지 현지 시장 내 건과와 빙과로 나눠져 있던 법인까지 통합할 계획이다. 

 

하반기엔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를 현지 생산한다. 지난해 330억원을 투입해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바 있다. 

 

또 인도 시장에서의 사업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신규 인사를 선임했다. 롯데웰푸드는 주총에서 김도식 현대자동차 자문역을 사외이사로 새롭게 발탁했다. 김 자문역은 기아자동차 인도법인 경영지원실장과 현대자동차 대외협력담당을 거친 인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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