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디지털손보사 적자 누적에 지속가능성 낮아져…규제 완화 목소리↑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4.13 07:27 ㅣ 수정 : 2025.04.13 07:27

국내 4개 디지털손보사 작년 1626억원 손실
전년 대비 적자 축소에도 자본확충 부담 지속
한화손보, '적자 지속' 캐롯손보 흡수합병 검토
대면영업 제한에 K-ICS 규제까지 '산 넘어 산'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캐롯손해보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디지털손해보험사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적자폭이 증가했다. 디지털보험사의 수익성 제고에 한계를 마주하면서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손보사 4곳(신한EZ·하나·카카오페이·캐롯)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총합은 1626억원이다. 이는 전년 손실규모 1971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다만 각 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EZ손보의 경우 지난해 174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는데, 이는 전년 78억원 손실에 비해 두 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카카오페이손보 역시 2023년 373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482억원 손실로 적자 폭이 커졌다.

 

반면 나머지 두 개 사는 적자 폭이 감소했다. 하나손보는 2023년 760억원이었던 손실 규모가 지난해 308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캐롯손보의 경우 적자 폭이줄었음에도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이 흡수합병을 검토 중이다. 출범 이후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본적정성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롯손보는 설립 첫 해인 2019년 91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후 손실이 지속돼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5억원 △2023년 760억원 △2024년 6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부터는 적자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이나 여전히 그 규모가 큰 상황이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과 함께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와 협의체(TF)를 구성해 증자와 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 지분의 59.6%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 외에 티맵모빌리티 10.7%, 현대자동차 2.5% 등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image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프=뉴스투데이]

 

캐롯손보의 합병이 검토되는 이유로는 자본확충이 꼽힌다. 보험사는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12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자본확충 노력을 지속해 왔으나 손실이 누적되면서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캐롯손보의 적자 누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TF가 마련됐다"면서 "아직 흡수합병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손보사에 대해 일반 보험사와 다른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디지털손보사라는 특성상 비대면 영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영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디지털손보사는 판매건수와 보험료 수입의 90% 이상을 텔레마케팅(TM) 또는 사이버마케팅(CM) 등 비대면 영업으로 채워야 한다.

 

출범 초에는 대면 영업에 필요한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고, 보험가입자의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대면영업이 유리한 실손보험 등 장기상품을 다루기 어려워 수익성에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손보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디지털손보사의 관계자는 "보험상품의 특성상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장기상품 판매는 대면채널이 유리하다"면서 "디지털손보사가 취급하는 상품에 한계가 있는 만큼 대면영업 비율이 오나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가 녹록치 않은 만큼 자본확충을 통한 사업 영위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디지털손보사에 한해 K-ICS 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