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4.23 10:03 ㅣ 수정 : 2025.04.23 10:03
중국 빠진 美 수입시장, 한국이 채웠다 '풍선효과'로 제조업 판도 변화하는 중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미국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의 수입처가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는 단순한 무역장벽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유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며 “특정 국가에 대한 제재는 다른 국가에 기회로 작용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수입 중 중국의 비중은 2017년 21.6%에서 2024년 13.4%로 8.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2024년 기준 멕시코(15.5%), 캐나다(12.6%), 베트남·한국·대만 등은 각각 약 5%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의 빈자리를 빠르게 채웠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군에서 중국 비중이 두드러지게 줄었고, 그 자리를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제조국이 대체하고 있다. 2024년 미국 수입 품목 중 원자로·기계류와 전기기계장비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각각 2017년 대비 약 16%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원자로·기계류가 4%에서 5%로, 자동차는 7%에서 1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국내 산업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국내 IT 하드웨어와 기계 업종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각각 8~9% 수준으로, 같은 기간 전체 제조업 평균 성장률(6%)을 상회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단순히 중국 수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생산유발효과가 큰 제조업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미국 내 생산유발계수는 자동차가 2.83, 기초금속이 2.62로 높게 나타났디. 2024년 2월 철강·알루미늄, 4월 초 자동차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 같은 정책 흐름과도 연관성이 있다.
반면, 컴퓨터 및 전자제품의 생산유발계수는 1.47에 그쳐 수입 제한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은 반도체나 IT 하드웨어는 굳이 수입을 억제하려 하지 않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눈에 띈다. 김 연구원은 “2025년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부진한 반면 국내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로 2조7000억원이 유입됐다”며 “특히 액티브 펀드보다 ETF 중심의 자금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