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다이슨, 에어랩 가격 인상에 ‘한국 소비자 호갱 취급’ 논란 다시 불거져
에어랩 가격 1년새 3차례나 인상해 소비자 불만 커져
“기술 개발 투자 위해 물가상승 등 고려한 가격 인상”
'한국에서는 가격 비싸도 팔린다'는 이미지 굳어져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스테디셀러를 손꼽자면 단연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이하 에어랩)’이다. 2018년 처음 출시된 이 제품은 지금까지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에어랩은 헤어기기 업계에서도 가격이 높아 오죽했으면 ‘고데기계 에르메스’라고 불릴 정도다. 그러나 비싼 가격만큼 만족감도 커 국내에서 '품절대란'으로 중고시장에서는 웃돈까지 얹어 거래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다이슨 에어랩에 남다른 애정과 신뢰를 보이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근 다이슨은 가격 인상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기록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 및 물류비용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게 다이슨 측 입장이다.
그러나 에어랩 가격은 지난해에만 두차례 오른 바 있어 1년여간 가격을 3번이나 올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다이슨 ‘에어랩’ 가격, 1년여새 15만원 급등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지난 1일부터 에어랩 가격을 5만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에어랩 가격은 기존 69만9000원에서 74만9000원으로 조정됐다.
일각에서는 에어랩 가격 인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품 가격 조정은 어느 기업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에어랩 가격 인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가격 인상 주기다.
다이슨은 59만9000원이던 에어랩 가격을 지난해 1월 5만원 올려 64만9000원으로 조정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리뉴얼 제품을 기존 대비 5만원 또 인상한 69만9000원에 출시했다. 이는 업그레이드 된 신제품이 출시된 경우이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리뉴얼 에어랩만 판매해 소비자들로서는 에어랩 가격이 인상됐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도 리뉴얼 에어랩 기준으로 5만원 오른 74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2018년 에어랩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가격은 53만9000원으로 6년 만에 38.96% 올랐다. 이는 최근 1년여 사이 25.04% 상승한 것이다. 결국 1년 사이에 가격을 3번 조정해 15만원이나 올려 소비자 빈축을 사고 있는 셈이다.
다이슨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함께 기록적인 물가 상승, 원가 및 물류 비용 급등이 전 세계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이슨도 예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이슨은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며 “(물가상승 등) 시장 변화를 반영해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가격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 혹시 이번에도 한국만 호갱?… “전 세계 비슷한 수준”
다이슨은 미국 스마트폰 업체 애플과 함께 ‘한국 차별 논란’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해외 기업 중 하나다.
한 예로 2018년 다이슨 퓨어 핫앤쿨 공기청정기의 국내 출시가격은 99만8000원이었다. 한국보다 2달 앞서 출시된 일본내 판매 가격은 8만4000엔, 중국 가격은 5490위안이었다. 당시 환율 시세를 토대로 계산하면 일본은 국내보다 15만원, 중국은 10만원 정도 싼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같은 해 출시된 무선청소기 ‘V10 플러피’ 출고가격도 △영국 449.99파운드 △미국 599달러 △일본 6만4584엔으로 국내 출고가 94만8000원 대비 30만원 가량 비싸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이번 에어랩 가격 인상과 관련해 한국만의 사례인지 아니면 에어랩이 판매되는 다른 국가에도 적용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다이슨 관계자는 “제품 소비자 권장 가격은 국가별 유통구조나 제품 구성 등 전반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다이슨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국가 판매 가격을 확인해보니 에어랩 컴플리트 롱 모델(8개 구성품 포함) 기준 영국에서는 479.99파운드(약 74만9667원), 일본에서는 6만3250엔(약 60만3923원)에 판매됐다. 브러시 구성품이 하나 부족한 중국에서는 3990위안(약 75만3072원)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은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만 더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가격이 비싸도 소비자들이 찾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이미지가 굳혀져 합리적인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려도 ‘한국에서는 아무리 비싸도 팔린다’는 인식이 고착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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